인천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 같이누림 봉사단. 같이누림봉사단은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관내 고등학생 및 대학생 멘토로 구성되어 매주 토요일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모임으로 현재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김대식

‘제33회 장애인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4월 20일 즈음이면 일년 중 가장 화사한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가장 왕성하게 생기를 찾아가는 시절이다. 1년 365일이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겠지만 적어도 눈만큼은 가장 호사로운 시절이 바로 봄이 아닐까?

이렇듯 봄이 시작되는 3월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깨어나고, 4월엔 지천에 꽃들이 피어나고, 5월엔 돋아나는 새순의 초록이 싱그럽게 짙어가는 매력을 갖고 있음으로써 가장 왕성한 생명력을 갖게 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봄은 희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희망’이라는 봄의 상징과는 달리 각각의 느끼는 봄은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느낌으로 표현될 수 있다.

T.S 엘리엇(Eliot)은 1922년 자신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은 어쩌면 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4월의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세상에 함께 존재하고 있으면서도 구성원으로써 배제되어버리는 지금의 현실이 어쩌면 T,S 엘리엇이 말하는 죽은 땅, 그리고 황무지와 같은 장애인이 살고 있는 4월의 느낌과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장애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보다, 그 불편함에 대한 용기를 갖고 세상에 나섰을 때의 시선과 편견의 높이에 이 세상은 공허하게 보여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 즈음 화려한 꽃배경과 온통 희망적인 단어들로 가득 채워진 수많은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들이 머리를 스친다. 이 행사가 끝나면 장애인들의 삶에 어떤 변화들이 생겨나긴 하는 것일까? 물론 사회의 인식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뭔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몇 년 전 장애인의 날 즈음에 보았던 카툰의 문구하나가 생각이 난다. ‘4월 20일'은 장애인을 위한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의 꼬리표를 떼는 날이다. 장애인들은 오늘 하루의 축제보단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모두에게 인식되는것이 더욱 간절한 소망 일것이다.

4월이면 꼭 빠짐없이 진행해왔던 장애인 주간행사는 올해 진행하지 않는다. 그저 여느 주말처럼 장애 아이들과 함께 우리의 대한민국을, 우리의 봄을 같이 누리며 여행지 어느 곳에 있을 것이다.

‘우리의 봄을 같이 누리다’가 인천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장애아동 여행 프로그램 및 사회재활 프로그램 슬로건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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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칼럼리스트
사회복지를 시작하며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아지고, 사진을 찍다보니 돌아다닐 일이 많아 여행이 좋아졌다. 하지만 정작 여행지에선 장애인들을 볼 수 없는 현실이 아쉬웠다. 누구나 함께 걸을 수 있는 여행길을 만들고 싶은 여행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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