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이 취업 후 재택으로 일하는 모습. ⓒ정현희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스마트워크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현재 취업했거나 재택근무를 경험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크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 실태조사를 통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파악해야만 적절한 스마트워크 정책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A(38세)씨의 취업 사례를 통해 점검해 봤다. 지난해 12월 뇌병변 1급 장애인 A씨가 국내 굴지의 포털사이트 N사에 취업했다. 취업이 결정된 후 5일 동안 그녀는 회사에서 실무교육을 받아야 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인 A씨는 회사까지 매일 출근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내가 N사에 A씨를 취업시키기 전 장애인재택취업에 자문을 하기 위해 미팅을 할 때 담당자는 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취업을 시킨 후 장애인의 실무 교육과 재택 업무 진행시 의사소통에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막연하다고 했다. A씨 또한 회사와 실무교육 진행 방법에 대한 의견차이가 어려움이라 말했다.

A씨가 사는 지역은 경기도 용인이고 N사는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단지 내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 콜택시 제도가 있긴 하지만 도시 간 교류가 원활하지 않다. 대중교통 또한 이용자와 회사의 일정에 맞춰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사실 N사는 100여명의 비장애인 재택근무 사원이 전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또 출퇴근을 하는 장애인 2명이 입사 후 성실하게 일했기에 장애인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재택 장애인들에게도 취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취업의 문을 개방하기 전에 고려할 점을 나에게 문의하였다.

그들은 중증장애인의 경우 장애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반해 회사 실무자는 회사의 업무가 장애인에게 적합한 일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재택사원을 채용해서 회사 업무를 진행할 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실무 교육 받은 장애인과 업무를 진행할 때 소통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채용 후 장애인 사원과의 관계 형성 및 소통 방법 부분에서 정보가 거의 없었다.

또 다른 하나는 인터넷 게임회사인 M사의 사례다. M사의 경우도 장애인고용전문기관에서 장애인 재택취업에 대해 관심 있어 채용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고객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상담 기관에서 상담한 결과는 회사에서 원하는 답변을 전혀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M사에 내방하여 본인과의 상담 중에 회사 실무자는 “우리나라에는 장애인재택근로자를 채용하기 전후 문제점을 상담해 줄 수 있는 장애인재택고용지원센터가 없냐?”라고 질문했다. M사 실무자는 장애인 고용을 위해서는 재택고용지원프로그램이 준비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장애인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재택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싶은 의사는 있으나 고용에 관련해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규정한 고용지원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난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한국 장애인고용공단에는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 맞춤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니 회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안내했다.

M사는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 맞춤교육 프로그램 이용에 대한 나의 제안을 듣고 난색을 표했다. 요즘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게임회사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와 회사 보안 문제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장애인 사원 1-2명의 실무교육을 위해 외부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없는 입장이라 말했다. 위와 같은 문제로 재택취업 후 장애인근로자가 회사로 내방하길 원했고, 대화중에 나 또한 이 점을 수긍할 수 있었다.

중증장애인근로자를 위한 근로복지택시제도 필요하다. ⓒ정현희

실무교육은 5일 정도 단기교육으로 진행하고 교육 프로그램 또한 장애인 비장애인 구별 없이 운영한다고 했다. 회사 내에는 장애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준비되어 있으니 사내 교육을 진행하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장애인 재택관련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 본 바 재택취업 고용 지원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다양한 재택관련 정책과 제도가 진행되고 사례 또한 많았다. 위에 말한 A씨처럼 이동에 불편함이 있는 장애인 근로자와 회사가 재택고용지원센터에 요청을 하면 근로복지택시 이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의 장애인 콜택시와 같은 택시가 있어서 연결만 된다면 기업은 중증장애인들을 채용하는 데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재택근무를 오래 하다보면 회사나 근로자가 역량강화를 위해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무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근로복지택시제도 같은 고용 지원 프로그램이 전무하여 장애인 재택 사원을 채용한 후에도 기업은 어떤 방법으로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킬 것인지 고민이 많다. 재택취업 후에도 재택근로자의 건강과 고립감 문제들을 완화하기 위한 근로자 복리 후생 프로그램 진행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재택취업 연구가 정부차원에서 진행되고 이에 대한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A씨는 본인이 처한 국내의 장애인 교통 문제를 회사에 건의하여 5일 중 3일만 교육 받아 집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3일간의 교육도 난관의 연속이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려면 1주일 전에 사전 예약해야 했다. 연속해서 3일은 이용이 불가능하여 2일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했다. 남은 1일은 저상버스와 전철을 여러 번에 걸쳐 바꿔 타고 실무 교육에 참여했다.

하지만 중증장애로 인한 회사 실무교육 참여 문제, 사원간의 교류와 소통방법, 실무역량강화 참여 문제 등으로 M사의 경우는 장애인 채용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A씨는 현재 하루 8시간 동안 집에서 근무하고 있다. N사는 A씨가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증근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근로복지택시제도가 있다면 더 많은 장애인들이 원활하게 취업 관문에 도전장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회사 또한 장애인을 채용하고자 할 때 실무교육이나 이동문제들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실무교육 진행을 회사와 장애인 근로자의 당사자만의 문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결안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장애인 스마트워크가 발전하려면 이러한 실무교육문제, 이동권 문제, 근로자복리후생문제, 근로계약 문제에 대한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재택고용지원(또는 스마트워크 고용지원)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대 사회는 초스피드 시대임으로 재택(스마트워크)고용지원 프로그램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능동적으로 준비해야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사회 통합에 더 나아가 진일보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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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희 칼럼리스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에듀넷 등 다수의 업체에서 재택근무를 17년간 근무했으며 지금은 장애인스마트워크연구회를 만들어 스마트워크 근무환경을 주장하고 있다. 중증장애인들이 스마트워크를 통해 직업재활을 할 수 있고, 지금까지의 국내 위주의 스마트워크 사례를 알려 스마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한다. 스마트워크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고, 현대 시대에 변화되는 노동문화의 새로운 방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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