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칼럼니스트가 되기 전 기고 회원일 때에도 활동보조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왔다.

이번 정권 말미에는 활동보조서비스 개선을 이행했고, 차기 정권은 더 많은 공약들을 내놓았다. 많은 매체를 통해 이야기되어 온 제도의 변화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활동보조서비스의 지난날을 조명하며 생각해 볼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공유하도록 하겠다.

활동보조서비스의 출발

필자의 기억으로는 활동보조서비스의 시작은 2007년 말경으로 기억한다. 그 전까지는 활동보조서비스의 전신격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자원봉사제도가 있었는데, 실은 개인적으로는 이용해 본 일이 전무하므로 자세한 설명이 불가하다.

다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제도는 활동보조서비스와는 달리 이용자가 주가 아닌 봉사자가 주가 되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봉사자가 받는 임금은 무료였고, 이용자는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설명만 보면 이용자가 주인 것 같지만 사실은 봉사자의 마음 재량에 달린 문제다.

‘봉사자와 이용자’, 여기까지는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만족도가 맞물릴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문제가 발생됐다. 좋은 의도로 출발했지만 나중엔 공급자인 자원봉사자는 힘든 업무에 비해 임금이 제로여서 회의를 느꼈고, 그 결과 수요자는 진정한 봉사정신이 사라진 봉사자의 마음 때문에 이용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게 되어 이 서비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떠나게 된다.

그래서 이를 보완수정한 것이 바로 활동보조서비스의 시작이다. 이용자가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수요자와 공급자의 입장이 변하면서 기존 자원봉사제도에서 느꼈던 목마름을 해결해 줄 방안이 된 것이다.

시행 초기, 이용자는 장애 정도에 따라 경기도 성남을 기준으로 월 20에서 80시간의 시간을 부여 받게 됐다.

서비스 시행 1년 후 추가 된 시간은 10시간, 효용성은 글쎄?

활동보조서비스가 시작됐을 당시 필자가 계약하고 있던 센터가 제시한 본인부담금은 시간당 700원이었고, 이는 보험금을 제외한 금액이었다. 게다가 필자는 60시간이 책정되어 있어서 보조인 입장으로서는 만족스러운 금액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부분이야 시행초기 단계라 그러려니 하지만 이듬해에는 이용자에게 10시간이 추가 되었고 보조인은 임금이 소폭 인상되었다. 오래 전이라 액수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어쨌든 이듬해에 제도개선은 시도됐지만 그 시도는 미비했다.

장애인의 생활을 시간 소비로 환산하면 비장애인에 비해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는 그저 생색내기에 그칠 뿐이라 효용성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보건부 지원, 하지만 아쉬웠던 인력 투입

활동보조서비스는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장애/비장애인간의 어울림 즉, 화합의 미(美)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런 매력적인 제도 역시 공급자가 있어야 빛을 발하는 법, 복지부는 점차 서비스의 체질 계선을 위해 노력한다. 중개기관이라 불리는 센터에게 지원을 시도함으로써 더 큰 도약을 약속한다.

실제로 필자는 이용자 입장이라 센터에 지원되는 정부의 지원종류 및 양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보조인 인원증가 역할은 해내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필자는 이 점이 매우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무얼 해야 했었나? & 활동지원서비스로의 확대개편 및 개명

인력투입에 난조, 그 이유는 아마 임금이 아닐까 사료된다. 구직자들은 말 그대로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사람이다. 따라서 본인이 느낄 때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지 않으면 직업으로서의 매력이나 만족도는 떨어진다.

따라서 서비스체제를 더 강화하고 유지하려면 노동력에 상응하는 임금이 지불되어야 했지 않았나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또한 활동지원서비스로 개명하면서 활동보조는 물론, 방문목욕 등의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으나 실제 만족도는 그리 높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대로는 서비스의 존폐마저 고려해야 할 듯…, 왜?

활동지원서비스는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바라고 염원하던 서비스 중 하나이다. 그런 서비스가 가면 갈수록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다.

서비스의 질? 종류?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것들 또한 그런 요소들에 포함은 되지만 문제는 인원을 늘릴 있는 메리트가 적다는 점, 그래서 중개기관의 구인 노력도 반쯤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대로는 서비스의 존폐마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조인이 없이 지낸지 16개월, 그 사이 필자는 서울의 경치를 잊었고, 낭만도 사라졌다. 그저 중개기관에서는 “남자 보조인 선생님이 없으세요. 죄송합니다. 선생님”이란 말이 되풀이 되고 있고, 구해지면 연락드린다는 기약없는 메아리만 수화기를 맴돌 뿐이다.

긴 글 읽으신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필자는 2012년 활동지원제도 공모전에 응모해 장려라는 영예를 얻었다. 그 글 속에 담긴 말과 표현들은 모두 거짓 없는 진실이다. 그 때 필자는 행복을 느꼈고 만족스러웠다.

필자가 활동보조서비스를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이전에 필자에게 행복을 주었던 파트너와 다시 하게 될 지, 다른 파트너와 하게 될 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필자에게도 다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랄 뿐이다. 진정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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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30대의 철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주관적인 옳고 그름이 뚜렷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분노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선다. 평범한 것과 획일적인 것을 싫어하고 항상 남들과는 다른 발상으로 인생을 살고픈 사람. 가족, 사람들과의 소통, 이동, 글, 게임, 사랑. 이 6가지는 절대 놓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최신 장애 이슈나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장애당사자주의적인 시각과 경험에 비춰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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