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와 기상이변으로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어디 대한민국 뿐이랴! 지금 전세계 지구촌 곳곳에서 살인적인 더위와 폭우로 인한 자연 재해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신종 바이러스 발병과 그 영향으로 온 인류가 공포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여러가지 현상들은 이미 오래 부터 예견되어 왔던 일일 것이다.

고도 성장을 지향하며 산을 깍아 내리고 물고를 막고 첩첩산중 코 앞까지 아스팔트를 깔고, 발길 닿는 어디든 공장을 세워 위로는 일년내내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아래로는 온갖 더러운 화학 폐기물을 쏟아내 물고기가 떼 죽음을 당해도 사람들은 저 배불리기에 급급하여 인간의 이기심으로 죽어가는 우리의 자연을 살펴주지 못했고, 그 무분별한 시간의 되돌림으로 자연은 이제 우리 앞에 최후 통첩을 보내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다.

며칠 후배로부터 한 의 전화를 받았다. 이런 저런 무슨 말이 오고 가기도 전에 설움에 받친 후배의 울음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전해졌다.

예상치 못했던 후배의 울음소리에 순간 당황하여 왜그러냐 무슨일있냐는 말만 몇 이고 되물었다. 내 얘기를 들었는지 어쨌는지 그렇게 한참을 울기만 하던 후배가 드디어입을 뗐다.

"선배님, 저요 살고 싶지 않아요! 왜 이리 사는게 힘들죠? 아무리 잘살아보려구 발버둥을 쳐도 도무지 세상이 내편이 되주질 않아요"

울부짖듯 쏟아내는 그 말이 귓전을 타고 내려와 가슴에 닿는 순간 말할수없는 자책감과 미안함으로 한동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후배는 군대에서 트럭전복사고로 하반신장애를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해 거동과 신체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지만, 환경에 굴하지 않고 당돌하리만치 자기 소신과 표현이 뚜렸했으며, 늘 당당함을 잃지않는 밝은 친구였다.

그런 친구가 오죽했으면, 도대체 사는게 얼마나 버겁고 힘들었으면 어린 자식을 앞세워 죽음을 생각했을까?

그 아팠을 속내를 되짚자니 눈물 없이 강하게만 살자하던 내 눈에서도 그날 내내 눈물이 흘렀다.

모든 것엔 때가 있다.

이렇게 온 나라가 자연이 돌려주는 심판 앞에 몸살을 앓기 전에, 나의 이웃, 나의 동료가 세상 앞에 피울음 토해내기 전에 우리는 좀 더 일찍 자연 앞에 겸손해야 했고, 나의 이웃 나의 동료의 고통을 함께 안아주었어야 했다.

이제 더 늦기전에 자연도 사람도 더불어 살아가는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때이다.

자! 우리 주변을 둘러보고 아파하는 이웃이 있으면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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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씨는 군복무중이던 22살 때 수류탄 폭발사고로 두 눈을 실명하고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꾸준히 장애인계에서 활동해왔으며 현재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자 전북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4대 극한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마라토너이자 '삼 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이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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