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장애인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장애인 선수단과 함께. ⓒ신영순

푸른나무재단은 7명의 미주 후원자들과 함께 50년만에 가뭄으로 다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녘 장애인들과 고아들을 찾았다. 평양으로가서 일주일간 원산과 사리원, 황주, 성천 등지에 식량과 생필품을 전달한 후 4월말 북경으로 나왔다.

이후 5월 3일부터는 6명의 북한 장애인 선수와 6명 임원들이 중국 장애인올림픽 선수촌에서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푸른나무재단이 총체적인 후원을 하게 되었다.

필자는 북측에 12명으로 구성된 장애인 선수 대표단과 리분희 서기장을 단장으로 한 임원들과 함께 일주일간 중국 장애인올림픽 선수촌에서 머물다 먼저 미국으로 돌아왔다.

북측은 탁구선수 2명, 수영 2명, 보치아 1명, 휠체어 마라톤 1명 등 6명이 런던 올림픽에 참가하려 했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예선전 국제대회가 이미 끝난 상황이라, 오는 6월 24일 독일 뮌헨에서 예선전이 있는 수영에서 1명만 와일드 카드(wild card)를 받게 될 예정이다.

이는 런던장애인올림픽 사전등록회의에서 북한의 수영선수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의무등급 분류사로부터 장애등급을 받으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1장의 와일드카드를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제14차 런던장애인올림픽에 대표단으로 23명이 참가하게 되었으며, 8월 23일까지 선수와 임원들이 런던에 도착하도록 런던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긴밀한 연락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장애자보호련맹에 장애인 체육 기자제와 용품들을 지원한 지 6년만에 이루어진 성과다.

중국 장애인 선수촌에서 중국 선수들과 전지훈련중. ⓒ신영순

중국 장애인올림픽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동안 장애인 올림픽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 등 중국 장애인협회와 체육회에서 친절하게 모든 편의를 제공해주었다.

그러나 언어가 다른 선수들에게 일일이 통역이 필요했고, 선수촌의 기름진 중국 음식은 고추장과 김치를 필요로 했다.

이런 중에도 너무나 열정적으로 연습하며, 장애인 체육의 희열로 미래의 꿈에 부풀어가는 모습들이 많은 감동을 주었다.

만일 남북 관계가 좋았더라면 통역도 필요없고, 김치와 밥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이천장애인선수촌에서 남과 북의 장애인들이 함께 서로 도우며 연습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베이징 전지훈련을 통해 북한 선수들과 임원들은 세계장애인올림픽에 관한 것과 많은 장애인 체육에 대하여 새롭게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보치아 종목 훈련모습. ⓒ신영순

이번 런던올림픽에 6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려다 예선전을 치를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이번에는 한명의 수영선수만 런던 장애인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점도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번 대회 출전이 세계를 향해 첫발을 내딛는 북한 장애인들의 의지와 노력이며, 북녘의 180만 장애인들에게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꽉 막혀버린 남북관계에서 실낱같이 열려져 있는 길은 오직 장애인 분야 뿐인 것 같다.

제14차 런던장애인올림픽에 북한이 처음으로 참가하는 역사적인 날, 남북 화해와 세계 평화의 전환점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북측 장애인선수 대표단에 필자가 공식적으로 동행하게된 이유 또한, 민족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길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62년 동안 허리가 잘려 마비된 한반도에 살고 있는 남과 북의 장애인들이 하루속히 함께 손잡고 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북한 장애인 수영선수. ⓒ신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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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순 칼럼리스트
신영순 선교사는 지적 장애인 딸의 엄마로서 33년 동안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다. 지난 1991년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설립, 7년간 원장으로 일했다. 특히 1998년부터는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의 고아, 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시로 한국과 북한을 오가고 있다. 칼럼을 통해 북한 장애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들의 지원을 통해 일하고, 공부하며, 재활의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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