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엠블렘과 마스코트. ⓒ서인환

주위에 사람들에게 2013년 1월에 평창 등 강원도 일대에서 세계 지적장애인들이 모여 평창스페셜올림픽을 하는 것에 대하여 아는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는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8일간 열린다. 대회 장소는 알펜시아, 용평리조트, 그리고 강릉의 빙상경기장이다.

111개국에서 3,300명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알파인스키, 크로스 컨트리, 스노우 보드, 스노우 슈잉,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트, 플로어 하키, 플로어 볼(시범) 등 7개 종목에 세부종목 59개이다. 국비 129억 원, 지방비 30억 원, 후원금 271억 원이 투입되는 행사로, 총 430억 원이 들어간다.

이 행사는 지적장애인 행사다. 지적장애인 행사는 빈번할수록 좋을 것이다. 장애 유형별로 별도로 하기도 하고, 장애 전체의 행사에 포함하여 하는 것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적 장애인의 행사에는 장애인계가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행사가 있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지나가고 그들만의 축제가 되게 한다는 것이다.

국제 스페셜올림픽 위원회(SOI)가 주최하고,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회(SOPOC)가 주관하는 행사인데, 행사 조직위원회는 상설기구가 아니라 이번 행사만을 위해 조직된 조직이다. 항상 행사 조직위는 필요에 의해 주최국에서 조직하고 행사를 마치면 해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행사 엠블렘은 달려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열정과 한희의 큰 걸음을 상징한다. 마스코트는 푸른 반달가슴곰 ‘Ra(라)’와 붉은 양 ‘In(인)’, 초록 양치기 개 ‘Bow(바우)’는 각각 스페셜올림픽의 안전과 배려, 편견없는 교류와 사랑, 자신감과 도전, 그리고 푸른 평창의 자연을 나타낸다.

지적장애인 인식개선과 통합을 비전으로, 지적장애인의 체육활동의 저변확대를 통하여 참여, 변화, 화합을 이념으로 하고 있다.

슬로건은 함께하는 도전(Together we can)이다. 이 행사는 국격 위상정립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하계대회와 동계 대화가 2년마다 번갈아 열리는데, 하계대회는 지난해 13회로 아테네에서 열렸으며, 동계대회는 이번이 제10회가 된다.

이 올림픽은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의 누이동생인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여사가 지적장애인 1일 캠프를 연 자리에서 논의가 되어 케네디 재단의 후원으로 1968년에 1회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국가대표 선수로 참여하므로 대회 성적도 중요하지만, 지적장애인들의 체육문화를 통하여 자신감을 갖고 사회와 교류한다는 축제 성격이 더 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78년 성베드로 학교가 이 대회를 처음 참여한 것을 보더라도 이 행사는 장애인 단체보다는 학교나 시설이 주도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430억 원이나 투입되는 세계대회를 동천의 집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국가의 격을 담보한 행사로서는 어렵기도 하거니와 개최 취지에도 맞지 않다. 그러므로 조직위원회에 반드시 지적장애인 관련 단체가 모두 총망라되어 들어가야 한다.

이 같은 확실한 자리와 역할분담이 없이 형식적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직위 사무국은 이러한 많은 단체들의 총합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후원금이 271억 원이나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인 행사 중에 이러한 거액을 후원금으로 투입한 사례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대회장의 명예만을 팔아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최근 나경원 대회장이 방송사와 경제계 등을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짐을 다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국민과 도민, 자원봉사자와 화합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특히 지적장애인의 인식개선과 편견을 해소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이 행사가 행사의 진행이나 결과가 언론 보도에 많이 노출된다고 하여서만 편견이 해소되고, 지적 장애인이 사회 속으로 참여될 것은 아닐 것이다. 언론노출이 왜곡되어 행사성공에만 맞추면 오히려 인식개선에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먼저 전 장애계가 힘을 합하고 각자의 자원을 내어 놓아야 한다. 장애인 관련 종사자나 활동가들은 현장체험과 교육 차원에서라도 참여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고, 행사 경험의 노하우도 나누어야 한다.

장애계조차 무관심한 상태에서 지적장애인의 문제라고 지적장애인 관련 가족이나 전문가에게만 맡겨 둔다면 행사 효과는 상당히 축소될 것이다.

외국 선수가 참여하는 것은 사무국에서 국제위원회를 통하여서 가능할 것이고, 국내 참가자들은 지적장애인들을 교육하는 기관이나 시설, 단체에서 참여하여 주면 참여 인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적장애인들이 새로운 도전정신을 키우고, 자부심을 키울 기회를 주려면 우리의 박수가 필요하다. 이제 행사는 불과 8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지적장애인이 의사소통이나 활동력에서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른 유형의 장애인 당사자들과 교류할 기회도 없고, 주어지고 만들어진 행사에 참여만 하게 하는 것보다 역할을 키워 줄 때에 자부심과 도전정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사무처리나 행사를 지원하는 다른 장애인이나 비장애인들은 적극 지원은 하되, 나서서 휘두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고, 진정 편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을 보태여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행사를 잘 치를 것인가와 어떻게 하면 지적장애인의 인식을 새롭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일방이 아닌 상호 가진 것을 내어 놓아야 한다.

지적장애인의 자기주장대회조차 뒤에서 훈련을 통하여 학습에 의하여 행사만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듯이, 한국이 하는 것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려면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이 행사의 성공에 대한 열매가 오로지 지적장애인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하며, 개인적 명예를 포기하고 뛰어야 한다.

이 행사의 홍보대사가 기회 있을 때마다 이 행사를 알리고자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얼마나 축하해 주는 사람이 많은가가 아니라 그 자리에 당신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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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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