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마을 동피랑. ⓒ전윤선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그녀들을 만났다. 다들 여행에 들뜬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한다. 오전 열 시 사십분 마산행 KTX 기차에 오르며 들뜬 마음을 추수려 본다. 자리를 잡고 이야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차창 밖에 스쳐지나가는 풍경은 오월을 더욱 푸르게 하다. 하지만 열차도 열차 나름, KTX 열차는 고속열차여서 마산까지 세 시간이면 도착한다. 짧은 시간동안 간단하게 목만 추기려 향짙은 커피 한 잔에 열차 안은 그윽해진다.

도착 한 시간 전. 경남 장콜에 전화한다.

"마산역에서 통영 중앙시장까지 갈 건데요. 두시쯤에 이용할 겁니다."

"네 고객님. 예약됐습니다."

"저. 근대요~저흰 네 명인데요. 모두 전동휠체어를 이용해요"

"네분이시라고요? 알겠습니다. 두 시에 차량 교대 시간이니 차량 연결되는대로 문자로 전송될 겁니다."

마산역에 도착하니 오후 한 시 사십 분경. 도착하자마자 장콜 연결 문자가 뜬다. 그리곤 일행들에게도 곧바로 문자가 뜬다. 한꺼번에 차량 네 대가 마산역에 도착했다 경남장앤콜택시는 예약콜보다 즉시 콜이 더 빨리 연결된다. 장콜이 없으면 통영은 대중교통으론 갈수 없는 곳인데 장콜덕분에 통영뿐 아니라 경남 어디든 이동이 가능해졌다.

"안녕하세요. 통영중앙시장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기사님의 친절한 인사로 통영까지 가는 길이 즐겁다. 차안엔 익숙한 음악이 흐르고 기사님의 마산 자랑이 시작된다. 그런데 귀에 익숙한 음악 중에 가사만 흥얼거린던 가요가 나온다.

"기사님. 저 노래 제목이 뭔가요?"

"아~!! 지금 이 노래요? 이룰 수 없는 사랑. 입니다."

"아 그렇군요." 바로 스마트 폰에서 노래를 찾아 들어본다.

한 시간 남짓 음악을 듣는 동안 벌써 통영 중앙시장에 도착했다. 중앙시장에 내리니 낮익은 작은 포구의 풍경이 펼쳐지고 사람들은 자꾸 우릴 쳐다본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한꺼번에 여행온 것은 처음이라면서 지상 노점상 주인이 말을건낸다.

“어디서 오셨어 예?”

“네 서울에서 왔어요”

“서울서 여까지 어찌 오셨어 예”

“기차타고 마산까지 와서, 장애인콜택시 타고 통영까지 올수 있어요”

“하고 마, 세상좋아졌네예. 장애인들이 종종 오기는 하지만 예. 승용차 타고 오는 분이 대부분이라예. 보호자도 없이 장애인들끼리 오는 건 처음이라 예. 참말로 잘오셨었예. 여게 통영은 공기 좋고 물도 맑고 인심도 좋다 안합니까, 특히나 저 바다가 쥑입니다예. 식사는 어디서 할 랍니꺼?”

걸쭉한 통영사투리가 이어진다.

아직 식사전이긴 하지만 중앙시장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까하다 워낙에 복잡해서 휠체어가 들어갈만한 틈이 없었다. 할 수 없이 활어시장 말고 그 옆 시장골목으로 갔다. 여기서 우선은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중앙 전통시장에서 돼지국밥을 시키고 머릿고기도 시켰다.

잠시 후 국밥을 주문하자 몇 분 지나지 않아 펄펄 끓는국밥이 뚝딱 상 위에 올랐다. 증기기관차처럼 뜨거운 김이 연이어 피어오르는데 국물을 담은 묵직한 뚝배기가 손대기 무섭게 뜨근뜨근했다. 국밥에 새우젓을 넣고 파랗게 무쳐 나온 전구지(부추)를 넣었더니 그 맛이 색다르다.

국밥을 먹고 나와 길거리에서 번데기 한 컵을 사들고 그 자리에서 쥔장에게 벽화마을 '동피랑' 가는 길을 물어봤다. 노점 주인은 상세하게 일러주며 통영의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하나씩 가르쳐 준다.

우리는 군밤에 잘 구워진 문어 다리를 사가지고 벽화마을 '동피랑'으로 향했다

한국의 몽마르뜨 언덕이라는 작은 마을 동피랑 가는 길은 가팔랐다. 아마도 동피랑부터 시작된 전국 벽화마을은 초입부터 예쁜 그림들이 담벼락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담벼락 위 벤치엔 예쁜 소녀와 잘생긴 소년이 앉아 있다. 그들 옆에 앉아 사진을 함께 찍고 싶었지만 계단으로 된 언덕길 위에 벤치가 그려저 있어 사진 속으로만 그들을 밀어 넣었다. 벤치아랜 허름한 옷차림을 한 여인이 관광객을 상대로 커피와 통영 꿀빵을 팔고 있다. 꿀빵은 제주 올레꿀빵과 닮아있다. 꿀빵대신 커피를 사들고 마시면서 언덕을 내려다 봤다. 높은 언덕에 자리한 마을에서 내려다보니 동양의 나폴리 통영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손내미는 엘리스. ⓒ전윤선

한국의 목마르뜨 언덕이라는 작은 마을 동피랑 가는 길은 가팔랐다 아마도 동피랑부터 시작된 전국 벽화마을은 초입부터 예뿐 그림들이 담벼락에 생명을 불어넣고 담벼락 위, 벤치엔 예뿐 소녀와 잘생긴 소년이 앉아있다 그들 옆에 앉아 사진을 함께 찍고 싶었지만 계단으로 된 언덕길 위에 벤치가 그려저 있어 사진 속으로만 그들을 밀어 넣었다. 벤치아랜 허름한 옷차림을 한 여인이 관광객을 상대로 커피와 통영 꿀 빵을 팔고 있다. 꿀 빵은 제주 올레 꿀 빵과 닮아있다. 꿀빵대신 커피를 사들고 마시면서 언덕을 내려다 봤다. 높은 언덕에 자리한 마을에서 내려다보니 동양의 나폴리 통영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 옆의 사랑을 전하는 그림은 이 곳 동피랑에서 사랑을 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리곤 동피랑 벽화엔 기차도 하늘을 날아오른다.

기차가 있는 벽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가니 중앙시장 앞 포구가 눈앞에 펼쳐진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언덕에 자리 잡은 집들은 하얀색 페인트로 옷을 입어 햇살에 반사된다. 반사된 햇살은 통영앞바다에 내려앉고, 그 위에 쪽배들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동피랑 벽화마을 곳곳엔 통영사투리가 구수하게 난간에 걸려있다. 한 줄 읽어 내려가는데 도통 무슨뜻인지 알 수도 없고 읽는 내내 혀가 꼬인다.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가고 동파랑 벽화마을은 삶과 애환이 담벼락에 걸려 걸쭉한 웃음을 토해내고 있다.

"통영"

통영장 낫대 들었다

갓 산닢 쓰고 건시 한 접 사고

홍공단 댕기 한 감 끊고

술 한 병 받어들고

호륜선 만저보러 선창 갔다

오다 가수내 들어가는 주막 앞에

문둥이 품바타령 듣다가

열이레 달이 올라서

나루배 티고 판데목 지나간다 단다

곳곳이 아름다운 담벼락. ⓒ전윤선

1. 가는 길

• 서울역에서 마산행 KTX 이용

• 마산역에서 경남장애인 콜택시 즉시콜 이용 통영 중앙시장 하차 /1566-4488

2. 먹 거리

• 중앙시장 입구 돼지국밥

• 중앙활어시장 해산물

• 통영꿀빵

• 충무김밥

• 빼떼기죽

• 휠체어가 접근할 만한 곳 많으니 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

3. 잠잘 곳

• 숙박 - 한산호텔

• 전화 - 055-642-3374/055-642-3384

• 주소 - 경남 통영시 통영해안로 247 / www.hotelhansan.com/

• 요금 - 7만원부터

4. 화장실

• 중앙시장 해변공원 앞

• 통영여객터미널 내

5. 문의

• 홈피 - http://cafe.daum.net/travelwheelch/휠체어배낭여행

• 메일 - sun67mm@hanmail.net

난간에 걸려 있는 통영 사투리. ⓒ전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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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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