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힘든 사막마라톤 완주나 히말라야를 등정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뭐에요?”

이런 물음을 접할 때마다 나는 늘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꾸준한 연습이지요.”

나에게 있어서 극한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히말라야 안나푸르나(abc- 를 등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연습과 훈련이다.

나는 매일 러닝머신과 싸이클 그리고 특별 체력단련훈련을 꾸준히 해 왔다. 1999년에 미국대륙을 도보로 횡단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그 1년 전부터 하루 한 시간씩 일 년을 훈련에 투자했었다. 그 때의 훈련은 이후 나의 삶의 좋은 습관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1-1 원칙이라는 것을 갖게 된 것이다.

1-1 원칙이란 하루에 1시간씩 1년간 투자하면 무엇이든 꽤 잘할 수 있게 된다는 원칙이다. 물론 프로급의 최고 수준에 이르기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소박한 목표는 이루게 해준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을 때, 나는 이 원칙으로 운동을 해서 건강이 좋아진 기억도 있다.

물론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일주일에 한 번 7시간 몰아 하는 것은 쉬워도, 매일 1시간씩 꾸준히 계속하는 것은 어렵다. 실은 나도 결의만 하고 중도에 포기한 경험이 훨씬 더 많다.

우리 모두 작은 소망을 하나둘씩 갖고 산다. 테니스를 잘 쳤으면, 플루트를 잘 불었으면, 혹은 영어를 할 수 있었으면... 막연히 생각만 해왔던 소망도 1-1 원칙만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은 상상 속의 꿈만은 아니다. 꾸준함의 힘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라는 책에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나온다. 비틀스나 빌 게이츠 같은 비범한 인재들, 즉 아웃라이어(정성을 벗어났다는 것이 원래 의미다)의 성취는 모두 1만 시간의 연습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가 타고난 천재로 알고 있는 모차르트도 실은 1만 시간의 연습을 통해 재능을 발휘했다고 한다.

1만 시간은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10년간 모아야 이룰 수 있는 시간이다. 아무나 실천하기는 꽤 어려운 연습량이다. 거기에다 비범한 재능도 겸비해야 한다.

이것에 비하면 하루 1시간씩 1년, 모두 더해도 365시간은 참으로 인간적이지 않은가? 물론 1만 시간을 투자해 김연아 선수처럼 된다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모든 사람이 비틀스나 모차르트 같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소박한 삶에서 나름의 성취감을 느끼면서 살기에 1-1 원칙은 참 맞춤맞은 원칙인 것 같다.

연습하는 자와 저축하는 자는 절대로 지지 않는다. 연습과 저축은 모두 미래의 달콤함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는 행위다. 그리고 그 감수는 1만 시간처럼 무지막지한 양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그대도 한번 실천해보지 않겠는가? 기적이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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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씨는 군복무중이던 22살 때 수류탄 폭발사고로 두 눈을 실명하고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꾸준히 장애인계에서 활동해왔으며 현재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자 전북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4대 극한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마라토너이자 '삼 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이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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