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보장구 관리 요령에서 마지막으로 안전등에 관해 알아보자. 지난 2008년 전동보장구에 전조등과 후면등, 반사경 등을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전자의료기기 기준 규격은 조명등과 반사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야외 주행을 목적으로 하는 휠체어는 휠체어의 전방을 향하는 주행등과 방향을 나타내는 지시등, 측면과 후방을 향하는 조명등 또는 반사경을 갖추어야 하고, 조명등과 반사경의 형태는 둥글거나 사각형이어야 한다.

전방을 향하는 주행등은 흰색, 방향 지시등은 주황색, 후방을 향하는 조명등 또는 반사경은 빨강색(후진등은 제외), 측면을 향하는 조명등 또는 반사경은 노랑색이어야 한다.

반사경은 렌즈의 내면에 반사기능을 손상할 만한 먼지, 물방울 등의 부착을 방지하기 위한 밀봉된 구조이어야 한다. ……반사경의 반사성은 적합하여야 하며, 주행등의 밝기는 300 lx 이상이어야 한다.

필자가 전동보장구 고시품목의 30개 제품을 확인해 본 바 23개 모델은 주행등, 후방 조명등, 측면 반사경들이 설치돼 있었고, 7개 모델은 설치되지 않았거나 확인할 수 없었다.

위 규정에 의해 주행등과 후방 조명등 등이 설치된 것에는 만족하지만 실제 필자가 느끼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주행등이나 조명등 및 반사경의 크기가 작아 밝기가 약하며 위치가 낮아 차량운전자들이 식별하기 어렵고 안전에 취약하다.

또한 인터넷 기사에서 본 내용으로는 차량운전자들이 전동휠체어나 스쿠터들이 차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접촉사고의 위험을 느끼고 방향 지시등 없이 주행 방향을 바꾸기도 해 크게 위협을 느낀다고 하였다.

주간보다 야간에는 더 큰 위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차량운전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도로 상황에서 교통신호등이나 다른 차량의 흐름 또는 네비게이션 등 많은 정보를 받다보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전동보장구를 간과하기 쉽다.

한편 전동보장구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안전을 위해 인도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나라 인도는 보행자를 위한 인도이지 바퀴가 4개 달린 전동보장구를 위한 인도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인도의 폭이 좁고, 더구나 가로수가 인도의 중앙에 있는 경우가 많아 폭이 더 제한되기도 하며, 설사 인도가 넓고 잘 정비되어 있더라도 상가의 불법 가판대 설치로 인해 피해다녀야 할 장애물들이 더 많은 것이 한국의 인도 실정이다.

또한 인도가 자동차 진입로에 의해 연속성이 없고 경사져 있다보니 주행에 어려움이 있어 전동보장구 사용자들이 차도로 내몰리고 있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인도를 다니기 어려워 차도로 주행을 해야 한다면, 대처 방안으로 반사띠나 반사경 또는 LED 조명등을 전동보장구에 부착하여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

그동안 전동보장구 사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여러 기관들이 삼각 안전판(LED형)을 달아 주는 사업이 있었다. 그러나 삼각 안전판은 건전지를 사용하여 광원이 부족하였고, 사용자들이 주로 뒤쪽에 걸어 두는 가방에 가려져 사용성에서 효율이 낮았다. 그리고 배부 사업이 산발적이고 제한적인 지원에 그쳤다.

사용자가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반사띠를 부착하는 것이다.

반사띠는 주로 환경미화원들이나 경찰들이 조끼형태로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동차의 전조등 빛을 받아 반사시켜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보호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반사띠의 경우는 테이프 형태로 구입하여 전동보장구의 프레임에 부착할 수 있다. 전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값이 싸고 원하는 부위에 부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빛을 받아서 반사시키기 때문에 자동차 전조등의 범위에서 발광하여 만약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자동차의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

아래 사진에서 좌의 반사띠를 휠체어 프레임 또는 손잡이 등에 부착하면 우의 반사판과 같이 발광한다. 중앙 사진은 필자의 휠체어 가방에 반사띠가 부착된 것이 후레쉬 빛을 받아 반사하는 장면이다.

반사띠가 휠체어 프레임이나 손잡이 등에 부착된 모습. ⓒ이평호

자동차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튜닝과 같이 전동보장구에서도 LED 조명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마포가온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LED 조명등을 달아주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LED 조명등을 설치하는 것은 전동스쿠터나 전동휠체어를 분해하고 LED 전원을 전동보장구의 전원에 연결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이 사업의 의미는 전조등이나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는 구형 전동보장구에 전조등과 조명등을 달아주는 것과 이미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전동보장구의 경우에는 조명의 밝기가 약한 것을 보완하여 전동보장구 사용자들의 야간 주행시 안전을 확보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마포가온IL센터는 올해도 전동보장구 조명등을 달아주는 블링블링휠체어 사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이 놀라운 것은 조명등 설치로 안전을 기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까지 고려하여 튜닝 작업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의 개성이나 욕구까지 반영한다는 것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보아진다.

아래 사진들은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에 LED 조명등을 설치하는 과정들인데, 전동보장구의 커버를 벗기고 LED 전원을 내부 전원 배선에 연결하는 작업이다.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에 LED 조명등을 설치하는 과정. ⓒ이평호

아래 사진에서 전동스쿠터의 후미와 측면에 조명등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사진의 빨간 조명은 후미에, 두 번째 파란 조명은 전동스쿠터의 바닥에 설치되어 각각 지면에 반사되어 빛이 넓게 퍼지는 효과가 있다. 이는 광원이 작은 LED의 효과를 더 크게 하기 위한 것이다.

전동휠체어 사진에서 후미 조명등과 측면 조명등은 위 전동스쿠터와 같은 효과를 낸다.

아래 첫 번째 사진은 전조등과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구형 전동휠체어인데 후미와 측면에 조명등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사진에서 후미의 배터리함을 반사체로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전동휠체어의 후미는 차체가 낮아 빛을 반사시킬 공간이 없는데, 이 모델에서는 배터리함의 덮개를 반사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세 번째 사진에서는 앞바퀴 위에 LED 조명을 설치하였다.

네 번째 전동휠체어의 경우 보호자 손잡이에 LED를 설치하여 조명 효과를 내고 있다.

필자의 경우 야간 주행 시 주행등과 후미 조명등을 켜 비상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한손 사용자로서 주행 중에 컨트롤러와 동시에 방향 지시등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 어렵고, 그렇다고 멈추어서 누르기도 위험하여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마포가온IL센터에서 조명등의 버튼을 아래 사진과 같이 사용자의 장애 특성을 고려하여 편리한 곳에 설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사진은 발뒤꿈치로 조작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되었고, 두 번째 사진은 컨트롤러 뒤쪽 팔받침대 앞에 설치되어 있다.

그 동안 필자는 주변에서 조명등, 에어쿠션 또는 스마트폰 충전장치 등을 전동휠체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튜닝한 경우들을 보았다.

이 경우들과 관련해서 주의할 점은 대부분 보장구 업체들은 전문 A/S기사 외에 보장구를 분해하거나 개조하는 것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누전에 의한 전동보장구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비나 액체에 노출되는 것을 주의해야 하고 너무 많은 전력이 사용되는 제품을 사용 시 과열이나 누전에 의한 화재의 위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난 번 게재하였던 배터리 관리와 관련하여 한 독자님의 문의에 대해 답변을 드리겠다.

'독자의 문의 사항'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새 배터리로 교체한 후, 교체한 그 달에도 8km의 병원을 다녀오면 연두색 게이지가 1개 남았다는 점이나, 영하 10도 이하의 늦가을 날씨에서 배터리 게이지가 5분 만에 하나씩 꺼졌다는 점에서 미루어 볼 때, 사용자에 의한 완전 방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있는 것은 교체한 새 배터리가 불량인 것 같다.

그리고 배터리 교체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첨부한다면, 배터리의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것과 배터리의 불량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다.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6개월~1년 정도의 유통기한을 가지며, 만약 구입 후 방전이 빨리 될 경우 고장으로 보고 배터리 불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S를 요청해야 한다.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D업체의 경우 배터리의 재고 관리에서 출고 후 5~6개월이 지나면 불량으로 처리하여 폐기한다고 하는데, 이는 배터리가 자연 방전으로 인해 망가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가 배터리 구입 후 3개월 이내 A/S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 전동보장구의 배터리는 두 개를 사용하며, 한 개당 12V로 전체 24V를 전원으로 사용한다. 두 개의 전압차가 0.5~1V이상 차이가 날 때 배터리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도 위 독자와 마찬가지로 주행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도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각 배터리에서 정상 전압이 출력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업체에 A/S를 요청하여 양쪽 배터리의 전압을 체크할 수 있다.

그 밖에 베어링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전동보장구는 5cm의 턱까지는 넘을 수 있게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필자는 외부 이동 중 5cm 이상의 턱을 넘을 때가 있었다. 이때 전동휠체어의 속도를 높여 앞바퀴를 턱에 부딪친 후 탄성으로 넘어 가는데, 이 경우 앞바퀴축의 프레임에 있는 베어링이 망가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경우 필자는 앞바퀴 전체를 바꾸지 않고 베어링만 따로 구입하여 교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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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호 칼럼리스트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공학을 전공했으며, 보조공학기기 개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내오면서 주변의 친구들이나 아는 장애인들이 보조공학기기 관련 정보와 사용하고 있는 보조기구의 관리 요령들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늘 남의 일 같지 않았다.장애인당사자로서 사용하고 체험한 기기들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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