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장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상 지체장애로 분류된다. 지체장애는 절단장애, 관절장애, 기능장애, 변형장애로 크게 구분하는데, 키가 작은 것이 지체장애로 분류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지체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어 지체장애인으로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변형이라는 것은 변종이라는 의미로 유전자 조작의 별종 인간처럼 느껴지므로 변형장애라는 말도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저신장장애는 장애 등급 6급에 해당하며, 다른 등급은 전혀 없다. 성인이 된 후(18세) 남자 키가 147cm 이하이면 6급 4호, 여자 키가 140cm 이하이면 6급 5호, 아동기라도 연골무형성증이면 6급 6호이다.

성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는 장애분류도 이상하고, 연골무형성증이면 성장이 되어도 저신장이 될 것이 분명하므로 아동기라도 장애로 인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다른 원인도 많은데 왜 유일하게 연골무형성증만 인정하는가도 문제이다.

저신장장애인은 또 '왜소증'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왜소증은 왜소해 보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키가 작아야만 왜소한 것도 아니고, 마른 사람이나 병으로 허약한 경우도 왜소한 모습일 수 있다.

그리고 일본 사람을 비하해 '왜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일본 사람이 키가 작으므로 왜소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물론 왜소와 왜국에서 '왜'자의 한자는 다르지만 동음이의어로 '쪽발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신장장애인을 왜소증이라고 부르는 것은 장애인을 질환자로 보는 시각의 문제처럼 왜소하다는 아주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매우 적절하지 않다.

기준도 의학에서는 147cm 이하를 말하고 있어 장애판정 기준과 맞지 않다. 영어에서 short person이라고 하면 숏다리처럼 부정적 의미가 되며, little person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persom 대신에 people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집단을 말하는 것으로 장애를 집단화하여 부르는 것은 낙인된 그룹을 지칭하므로 부적절하다.

저신장장애의 원인으로는 다운증후군, 터너증후군, 누난증후군, 러셀-실버증후군, 클리네펠터증후군, 연골무형성증, 선천성 골이형성증, 연골저형성증, 척추골단이형성증, 다발성골단이형성증, 골형성부전증, 골간단연골이형성증 등 매우 다양하며, 유전인자 염색체 이상으로 오는 경우, 성장판 이상으로 오는 경우, 성장호르몬 이상으로 오는 경우, 골단, 골간단, 골간부 등 뼈의 이상으로 오는 경우 등이 있다.

저신장장애인의 복지 서비스 욕구로는 뼈가 약해 자주 부러지는 것에 대한 치료, 성장판 등이나 회귀성으로 인한 치료, 합병증으로 인한 치료 등 의학적 서비스와 신체 비율의 이상으로 인해 쉽게 피로를 느끼는 문제 등 신체적 서비스 욕구가 있다.

또한, 저신장장애인이 이용하게 매우 불리하게 되어 있는 생활환경에 대한 서비스 욕구도 있다. 보편적 디자인이나 운전장치의 개조, 부엌의 개조 등 맞춤형 환경개선의 문제 등이다.

이밖에도 저신장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인식개선의 문제, 직업생활이나 사회참여에서의 접근성 결어로 인한 직종 개발이나 사회문화적 향유권 보장 등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 저신장장애를 몸 길이의 차이로 인한 기능적 장애로 여기지 않고 그저 아이 취급하는 등 사회심리적 문제 등 이중적 제약을 받음에도 저신장장애인의 장애 등급은 6급으로, 아무 서비스도 없이 등록만 받아주는 수준이다.

난장이, 초유, 주유, 왜인, 딸보, 땅딸보, 작다리 등은 모두 저신장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이다. 특히 asexualdwarf(성기발육부전난장이)는 의학적 용어이기는 하나 매우 부적절하며 저신장장애인을 성적 놀림감처럼 사용하는 말이다.

동화에서의 저신장장애인 이미지로는 엄지공주와 피터팬이 있다.

저신장장애인을 ‘엄지공주’라고 이미지화하는 것을 언론에서 가끔 보게 된다. 전래동화 엄지공주는 아이를 갖지 못해 아이를 갖기를 소망하는 한 사람이 기도로 아이를 얻었으나, 너무나 작아 개구리에게 납치되어 결혼을 강요당하다가 도망쳐 풍뎅이를 만났으나 또 결혼을 강요당하게 되고 착한 쥐아줌마를 만나 살림을 도와주며 의탁하여 살다가 늙은 두더지와 결혼을 강요당하고, 다친 제비를 도와준 덕에 꽃의 나라 왕자에게 시집을 간다는 이야기로 되어 이다.

이 이야기는 한국의 흥부전과 유사한 점이 있다. 하지만 엄지공주와 혼인하고 싶어 하는 보잘것없는 벌레나 짐승들만 등장하고, 모두 결혼못해 환장한 결혼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 저신장 약자 여성으로서 가부장적 결혼의 대상으로만 비추어진다는 점 등은 별로 좋은 동화가 아닌 것 같다.

귀엽기만 한 이미지는 스커스단의 어리고 작은 어릿광대 배우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좌우지간 엄지공주는 작고 귀엽다는 이미지를 상징하는 듯하다.

피터팬도 저신장장애인의 이미지로 자주 사용된다. 피터팬은 아동의 상상의 세계 속 인물로, 순수를 의미하기도 하고, 꿈을 상징하기도 하며, 용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터팬증후군처럼 어른의 사회와의 부적응을 의미하기도 한다. 악의 상징인 후크선장과 싸우는 이야기를 통해 비현실성, 부적응성을 보이기도 하나 영원히 그 상태에 머무는 꿈의 나라의 순수성도 지니고 있다.

저신장장애인이 엄지공주이든, 피터팬이든 소유의 대상이 되지 않고, 차별 없는 동등한 대우를 보장받으며, 한 평생 병원 신세를 지고, 유전 상담과 출산과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다양한 복지 서비스가 필요함을 국가와 사회는 외면하지 말고 함께 고민해 주기를 기대한다.

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에서처럼 도시 빈민으로 떠돌며 그들만의 분리된 사회를 이루고 사회에서 버림받아 복수심을 품고 살지 않도록 통합사회에 저신장장애인도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서비스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인식도 재정립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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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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