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장애인 이용시설은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물론 그 부모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이 태어나면 어머니들은 당장 다니는 직장에 사표를 제출하고 24시간 장애인 자녀와 함께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조기교육 기관이나 재활치료를 시킬 수 있는 이용시설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에 어머니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턱없이 부족한 이용시설은 어머니들의 퇴직으로 인한 저소득 장애인 가정의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장애인 자녀에게 지출되는 추가 비용으로 인해 장애인 가정의 생활은 더욱 빈곤해지기 마련이다.

장애인 가정의 소득증대를 통한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이용시설을 설치하여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용시설은 부족하고 이용을 원하는 장애인은 많아서 대기자가 넘쳐나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어머니들의 손과 발을 묵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장애인과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장애인주간보호시설과 단기보호시설 및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절대적으로 부족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점점 늘어나는 대기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 관악구의 경우 수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없는 기초자치단체이다. 관악구청장은 과연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관악구에는 총 21개 동이 있고, 인구 53만명에 장애인은 20,641명(2009년 통계자료)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종별 복지관인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만 있을뿐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관악구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부모들은 인근의 동작구, 서초구, 금천구, 영등포구 등의 이용시설을 기웃거리거나 눈치를 보면서라도 이용하고 있다. 우리 주간보호시설에도 관악구 거주 장애인 한 명이 이용하고 있어서 영등포구 거주자 한 명의 이용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계속 이용 문의가 오고 있다.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있는 구에 거주하는 장애인들도 많은 숫자가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없는 관악구 거주 장애인들과 부모들의 고통은 어떻겠는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기에 어찌보면 관악구 거주 장애인들과 부모들이 너무 착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아니, 어떻게 이런 힘든 현실을 그토록 잘 참고 견디는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인터넷에서 관악구청장은 2011년 3월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동장으로 강등이 된다는 보도를 저한 적이 있다.

이 보도에 의하면 21개 동을 순회하면서 07시 30분에 해당 동으로 가서 주민들과 청소부터하고 동 주민센터로 이동하여 동 주민대표는 물론, 구청장에게 할 말이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참석해서 구청장과 대화할 수 있고, 주제에 관계없이 구청장은 여론을 수렴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동안 아무도 장애인종합복지관 건립을 건의하지 않았다는 얘긴가? 아니면 건의를 했는데도 무관심한 것인가? 혹시 지금 검토하고 있지나 않은지 궁금하기만 하다.

보도된 사실만큼 열정적인 구청장이라면 관악구청 내 장애인종합복지관 건립은 시간 문제라는 기대를 갖게한다.

관악구의 장애인 인구는 노원구, 강서구에 이어 서울에서 세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없다는 사실은 아무리 애를 써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정치 하는 사람들과 공무원들은 항상 주민을 위한 정치, 주민을 위한 행정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구호가 얼마나 거짓으로 포장돼 있는지 관악구에서 확실히 증명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열악한 장애인 복지에 비해 관악구청사는 얼마나 호화판인가. 서울의 25개 기초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 하위 그룹의 관악구청이 장애인 복지는 외면하고 호화판 청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대해 과연 구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구청장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물론, 전임자들의 과오가 있을 것이다. 그런만큼 현 구청장은 더욱 더 법이 보호해야 할 집단 중에서 가장 취약한 그룹인 장애인들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와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가 바로 장애인종합복지관 건립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관악구청장께서는 2012년도 최우선 사업으로 장애인종합복지관 건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길 바란다. 만약 재정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현재 지하1층을 포함해서 10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 구청 사무실을 축소하고, 3~4개층을 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개조하여 빠른 시일 내에 장애인과 가족들의 공간으로 제공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현 구청장께서는 아직 취임 1년 6개월도 안됐지만 이런 현황을 충분히 파악했을 것으로 믿고, 관악구 장애인 복지의 혁신을 이룬 구청장으로 역사에 길이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