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경 웹서핑을 하다 “<미스월드 5위 청각장애 김혜원씨”>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 입상의 영향 때문인지 SBS‘ 스타킹에 출연하고 인터넷 검색순위 상위권에 올랐었다. 스타킹에 출연해서는 '싱글레이디’춤과 화려한 난타공연을 선보여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별로 놀랍지 않았다. 이유는 장애인들 중에도 미남미녀는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미남미녀는 비장애인들이 흔히 말하는 장애인 치고는 예쁘다, 잘생겼다가 아니라 비장애인들과 비교해서도 미남미녀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김혜원씨 같은 청각장애의 경우는 장애가 외모에 전혀 영향을 줄 이유가 없다. 혹시 혜원양의 장애가 뇌병변이나 척수 또는 안면 화상 장애와 같이 장애특성이 신체 이미지로 나타나는 장애였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미스월드에서 입상도 못했겠지만 출전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2008년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장애인의 날에 잠실야구장에서 한 여성장애인이 시구를 했다. 직후에 바로 인터넷 검색순위에 얼짱 장애인 수영선수 김지은 이라고 떴었다. 바로 장애계의 얼짱으로 잘 알려진 그 김지은 선수다.

필자는 불행히도 거기에 포함되지 못하지만 장애인 중에도 미남미녀들이 많다. 특히 장애특성이 얼굴이나 신체로 나타나지 않는 청각이나 지적장애인들의 경우는 정말 미남미녀가 많다. 또 장애특성이 외모나 신체이미지로 나타나더라도 그 특성과 정도가 다 다르다. 김지은 선수도 얼굴 사진만 나와서 그렇지 텔레비전으로 본 전신모습에서 장애특성이 나타나는 다리부위의 모습은 뒤틀림이 있고, 가는 모습이었다.

대회 입상기준이 외모가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고, 여느 미인대회처럼 합숙과정이 있었을 김혜원씨가 그 과정을 무사히 마친 데에는 본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수화통역사가 있었다는 전제가 있었을 것이다.

필자도 교육이나 연수를 받을 때 활동보조인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든 것에서 그럴 수는 없지만, 물리적, 환경적 조건만 맞춰준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쟁은 가능하다. 바로 청각장애인의 미인대회 입상이 그렇다. 다만 소리를 듣지 못하는데 동작과 바닥의 진동만으로 춤을 익혔다는 것은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여겨진다.

이번 일로 2가지 걱정이 든다. 첫째는 김혜원씨가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서 혹시 상처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김혜원씨가 모델이 꿈이라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비장애인들의 차별이 없을까 하는 것과 수화통역사가 항상 옆에 붙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둘째는 김지은 선수 때도 그랬었는데 다른 장애인들이 김혜원씨와 자신들의 외모를 비교하면서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활동가로서 강사로서 부탁한다. “장애는 개성이다. 제발 상처받지 말기를.”

장애특성에 대한 바른 이해만 있었다면, 김지은 선수와 김혜원씨 사례와 같은 열풍이 일어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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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미숙아로 태어나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갖게 됐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다음 인생을 고민하던 중 인터넷으로 장애인시설에 근무하던 한 여성을 만나 그곳에 있는 한 남성생활인과의 고민을 들어주다 호감을 느끼게 됐다. 거절당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장애인 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애인푸른아성 회원을 거쳐 활동가로 일했고, 프리랜서로 지체 및 발달장애와 중복되지 않는 뇌병변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강사이자 장애인 성 분야 활동가다. 현재는 장애인푸른아우성카페 운영자와 장애인성재활네트워크모임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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