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자 에이블뉴스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장총')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의 통합 논의를 위한 토론회가 불발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토론회 불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주장이 다르다.

장총은 "장총련측이 내부 대표단 회의를 거쳐 토론회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으나 시기의 적절성을 놓고 토론회 연기를 전달해왔다"고 하고, 장총련은 "우리측의 발표자들에게 토론회 일자 통보가 늦어지면서 논의를 다시 가질 계획"이라는 내용이었다.

전에도 어느 단체장이 두 연합단체의 통합을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단체장들은 통합 후 각 단체의 이해타산과 자신의 입지를 위한 계산기 두드리기에만 관심이 있었고, 통합에는 무관심했던 탓에 추진한 단체장만 외톨이가 되고 무산된 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얘기다. 토론회가 뭐가 필요해? 무조건 통합해야지. 사실 장총과 장총련의 태생은 정치놀음의 부산물이 아니던가.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정치인들이 휘두른 칼날이 맞기 싫어서 장총도 허가하고 장총련도 허가했잖은가. 두 단체의 통합은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강제로라도 실현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보건복지부와 장총, 장총련 구성원들로 '통합실무위원회'를 구성해서 통합하면 그만이다.

장총과 장총련의 역할이 무엇인가? 각각의 회원 단체들의 사업을 도와 이 땅의 장애인과 가족들이 잘 먹고 잘 살게 해주자는 것 아닌가.

그런데,지금 장총과 장총련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가? 회원 단체가 해도 될 사업이나 하고 있고, 연합단체로서의 기능은 전혀 도외시한, 독자적인 하나의 사단법인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동안 가관이 아니었다. 장총 회원 단체가 하는 행사에는 장총련 회원 단체장은 보기 어려웠고, 반대로 장총련 회원 단체가 하는 행사에는 장총 회원 단체장 보기가 어려웠다. 장총의 정책토론회나 세미나장에는 장총과 관련있거나 친한 사람들로만 발제자와 토론자가 앉아 있었고, 역시 장총련 토론회나 세미나장에는 장총련과 관련있거나 친한 사람만 앉아 있지 않았는가.

겨우 최근에 신년하례회를 공동 개최한 것 이외에 뭘 함께 했는지 묻고 싶다. 장총과 장총련 회원 단체의 장애인들은 무엇이 다른 사람들인가? 두 단체는 무슨 원수지간인가? 대한민국 장애인단체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두 단체의 존재다. 일부 단체들은 두 연합단체의 가입을 거부하고 또 다른 눈에 보이지 않는 연합체를 구성하고 있지 않은가.

'결자해지!' 두 단체를 허가한 보건복지부가 앞장서서 통합을 추진하고 반드시 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장애인복지법 제 64조에는 법정단체로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를, 그것도 사회복지법인으로 구성하게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두 단체를 방임하고 있는 것은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직무유기라면 장관과 국장, 과장이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두 단체가 정치놀음의 부산물이라 나는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아직도 정치인과 보건복지부가 두 단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 단체가 통합되면 장애계의 파워가 커지므로 힘의 균형을 위해 두 단체의 분열을 적당히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한반도의 통일로 인한 국력 신장을 두려워하는 주변국들의 입장처럼…….

만약 정치권과 보건복지부가 그런 생각으로 통합에 주저한다면 언젠가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정치인과 보건복지부는 두 단체를 더 이상 이용하지 마라! 그리고, 두 단체의 통합이 예산절감 효과는 물론, 장애인과 가족들의 복지 선진화를 앞당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통합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바란다.

더 이상 정치인과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단체 대통합을 방관하지 말고 앞장서서 통합을 유도하고, 통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 바란다.

장애인단체의 주인은 장애인이지 단체장이 아니다. 회장이 주인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나 않은지 냉정히 생각해 보라. 회장자리는 회원들이 위임한 것이지 사유재산처럼 단체를 운영하거나, 임원과 회원들의 의견도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단체를 운영하라는 것이 아니다. 쉽게 표현해서 단체장은 회원들의 머슴이고, 머슴은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해야 한다. 회원은 영원하지만 회장은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야 한다.

중요한 것은 회장의 생각대로 통합에 임하지 말고 회원들을 위해 무조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통합하라는 것이다.

내가 보건복지부장관이면 한 방에 통합하겠다. 어떻게? 통합하지 않으면 예산지원을 즉각 중단하면 단체를 운영할 수 없으므로 자동 해산이 된다. 그리고 두 단체의 예산은 회원 단체들에게 배분하면 회원 단체들이 통합에 대찬성할 것이다.

이번에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건복지부는 직권으로 두 단체를 해산시켜라! 그 것이 장애인과 가족 모두가 바라는 것이다.

장총과 장총련이 통합되지 않는 것은 한 쪽 또는 양쪽이 모두 통합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며, 거기에 보건복지부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이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싶다. "장총과 장총련의 통합에 두 연합체의 회원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통합에 임하라!"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