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의 장애인, 비장애인 친목 카페들의 게시판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이성친구나 애인, 배우자를 구하는 게시판이다.

필자도 카페 운영자로 오랫동안 경험해 보았지만 하루에 적어도 서너 건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총 1,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있을 정도다. 당연히 이성을 구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남성 장애인이다. 여성 장애인이 남성을 구하는 게시물은 40~50건당 1건 정도에 불과하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성을 만나고 싶은데 기회가 없으니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경로인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만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미혼 장애인들에게 꼭 이야기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한마디로 온라인을 통한 만남에 대한 기대는 아예 접으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고, 감나무에서 감이 저절로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이유는 온라인상에서도 여성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이며, 대개 자기 소개 글의 내용을 보면 간단하기 그지없다.(아름, 나이, 성별, 지역, 장애유무와 장애 정도 등) 아무리 온라인상이라지만 그 정도 의 내용으로 과연 누구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바라는 이상형은 엄청 자세하게 쓴다.

게시판뿐만 아니다. 카페 채팅이나 메일 쪽지를 통해서 여성 회원을 상대로 수많은 작업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당연히 0%다.

그리고 40~50건에 겨우 한 건 정도인 여성회원의 글이 올라오면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린다. 매일, 쪽지, 문자, 전화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온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현상은 여성회원이 제시한 이상형의 조건에 자신이 해당하지 않으면 비난을 한다. '같은 장애인끼리 왜 차별하느냐', '주제 파악 잘해라' 등등.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어떤지 되묻고 싶다.(물론 속상한 마음은 이해가 간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카페 동호회는 만남 사이트가 아니다. 물론 동호회 활동을 하다가 만난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부수적으로 자연스럽게 만난 경우다.

여성장애인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진지한 만남이 아닌 성폭력이나 성관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주 드물게는 비장애 남성이 이런 목적으로 여성장애인들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남성장애인들에게도 아주 드물게 교제를 미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장애, 비장애 여성들이 있다.

또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남성 장애인들이 온라인 채팅 사이트를 통해서 여성과 대화를 할 때 상대방 여성이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통화하고 싶다, 이 번호로 전화하라"고 하면서 통화는 길게 하는데 개인 휴대전화번호는 알려주지 않고, 그 번호로만 통화하길 원하거나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게 하고, 걸면 받지 않거나 다른 사람이 받는 경우가 있다면 그건 거의 100% 사기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 무료 사이트라고 해도 통화는 유료이거나 처음엔 무료였지만 유료 통화를 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통화한 여성은 업체가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다. 다음 달에 엄청난 전화 요금이 나올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만남은 익명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 그리고 실제 진지한 교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다.

처음에 게시판을 만들 때는 만남의 기회가 적은 장애인들에게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기회가 만들어지도록 해보자는 좋은 취지에서 만들었겠지만, 실효성이 없고 부작용만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게시판들이 아예 없었으면 한다.

로또에 당첨되거나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바라는 것보다는 오프라인을 통한 만남의 방법이 몇 십 배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7개월 미숙아로 태어나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갖게 됐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다음 인생을 고민하던 중 인터넷으로 장애인시설에 근무하던 한 여성을 만나 그곳에 있는 한 남성생활인과의 고민을 들어주다 호감을 느끼게 됐다. 거절당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장애인 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애인푸른아성 회원을 거쳐 활동가로 일했고, 프리랜서로 지체 및 발달장애와 중복되지 않는 뇌병변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강사이자 장애인 성 분야 활동가다. 현재는 장애인푸른아우성카페 운영자와 장애인성재활네트워크모임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