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들은 오래 전부터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거론하고, 이를 해결 하도록 건의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태도는 요지부동. 오로지 18세 미만 장애인 문제 해결에만 몰두하고 있고. 모든 정책이 18세미만 장애인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성인이 된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사회재활시설도 장애인복지관과 주간 단기보호시설 등이 전부다. 그나마 시설의 절대 부족으로 대기자가 많아서 이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다른 지원책도 전무한 실정. 그럼에도 정부는 이들에 대한 정책수립에 왜 무관심한지 묻고 싶다.

보건복지부에 말하고 싶다. 성인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있으면 제시해 보라고.

현행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은 장애아동재활치료사업, 장애아양육지원사업, 장애아무상보육료지원, 장애자녀교육비지원 등이 있으나, 이는 모두 18세미만 장애아동에게만 적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장애인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에 다니거나 복지관을 이용할 경우에는 학교와 복지관에 가 있는 시간에 집안 일도 하고 잠시 동안 볼 일도 볼 수 있지만, 학교나 복지관에서 돌아오면 꼼짝없이 장애자녀에게 붙들려있어야 한다. 정말 잠시도 떨어지지 못할 정도로 자녀와 모든 것을 함께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복지관 등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아 어머니들은 하루 24시간 내내 장애 자녀를 돌봐야 하므로 이로 인한 어머니들의 고통은 이루말할 수가 없으며, 나아가 해결할 수 없는 가족 전체의 고통이다.

최근 장애아 아버지들의 상담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전화 내용에 의하면 발달장애인과 중복, 중증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는 어머니들이 양육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하거나,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가정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접하다보면 필자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니가 없는 장애인 가정의 경우 대부분 가족이 해체되고 가정이 파괴된다. 이런 경우 장애인은 시설로 버려져서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불우한 인생을 살아가는 반인륜적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재활시설을 대폭 증설하여 누구나 언제, 어디서라도 지역사회재활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어머니들의 사회 생활과 경제 활동을 돕고, 정서적 공황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이렇듯 성인발달장애인들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언제 사회문제로 비화될지 모를 정도로 위험수위에 도달한만큼 늦은감이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성인발달장애인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아 할 것이다.

부모 사후 성인발달장애인들이 생활할 공간 확보돼야

성인발달장애인 문제 중 더욱 심각한 것은 부모 사후에 그들이 생활 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공동생활가정과 단기보호시설을 영구생활시설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에 따른 후속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생활시설 건립도 제재를 가하고 있어 발달장애인은 부모들이 세상을 떠나면 갈 곳도 없고, 다른 대책도 전무해 부모들의 걱정은 태산이다.

언제까지 발달장애인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장애인 복지의 시대적 흐름과 변화에 둔한 정부를 언제까지 믿고 따라야 하는지 부모들의 고민은 더해가기만 한다.

한꺼번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문제 해결을 하려고 하지만 말고 지금부터라도 전국의 광역자치단체와 보건복지부가 국고와 지방비를 공동 부담하여 매년 광역자치단체별로 각각 20가구의 공동생활가정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장기계획 수립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부모 사후에 삶의 질이 보장된 주거 공간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점차 적 확대를 통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될 수 도록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고통과 염원을 해결해주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든 장애인 부모들이 지켜 볼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 부모들이 실력 행사에 나설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부디, 자녀 양육의 고통만으로도 지쳐있는 장애인 부모들이 거리로 나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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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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