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복지를 증진 시키고 가족들의 보호부담을 경감 시키겠다는 목적으로 2011년부터 활동보조인제도를 확대 시행하기 위한 “장애인활동지원법”이 2010년 12월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됐다.

법 제정 이전부터 장애인과 부모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정부는 당사자와 부모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오히려 복지를 축소시키는 황당한 결과를 초래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 자체가 당사자와 부모들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최악의 법이지만, 그 중에서도 주간보호서비스를 활동지원서비스에 포함시킨 것은 정부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나타 낸 것이다. 무지의 산물이고, 탁상행정의 표본이자 장애인 복지를 퇴보 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나 할까….

주간보호서비스는 지적, 자폐성 장애인에게는 재활치료와 여가활동을 위한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성인 중증장애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장애인 복지의 기반이자 부모들에게는 경제활동을 통한 가계의 소득증대를 이루어 생계와 직결되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다.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은 1급 장애인에게만 해당되기 때문에 2~3급 장애인들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되어 기존 이용자들이 갈 곳을 잃게 된다. 주간보호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지적, 자폐성장애인은 1급과 2, 3급의 차이가 별로 없음은 물론, 1~3급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다.

2~3급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그들이 이용할 서비스가 전무한 복지 현실에서 그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 장애인활동지원법이라면 이해가 되는가?

이 제도가 시행되면 1급 장애인들도 현재와 동일한 서비스 시간을 제공 받기 위해서는 이용료 부담이 최소 2배에서 최대 4배까지 늘어나 장애인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킴은 물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운영자의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질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탈법, 불법이 만연해지는 것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으며, 서비스 현장이 아닌 수용소가 되고 말 것인데도 이대로 시행할 것인지 묻고 싶다.

활동지원법이 시행되면 서비스 대상 인원이 3만 명에서 5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 하면서 숫자놀음만 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이 늘어나면 활동지원 인력의 증원도 요구 될 것이고, 활동보조인의 대부분은 비장애인들임을 모르는 바 아닐 진 데, 결국 이 제도가 비장애인들의 고용창출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왜 장애인과 가족들의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제도가 그들의 욕구는 충족시켜 주지 않으면서 비장애인들의 교용창출에 이용돼야 하는가? 장애인이 비장애인들의 생계수단인가? 아니면 호구지책의 원천인가?

전국의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약 410여개로 추산되며, 한 곳당 예산 지원을 약 8000만원으로 계산하면 330여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존의 시설에 예산지원이 중단 될 것이고, 결국 활동지원 예산이 그만큼 삭감되는 결과를 가져오니 예산삭감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이 제도를 시행 하더라도 기존 주간보호시설은 예산 지원과 서비스 내용을 그대로 존속 시키는 것은 물론 예산을 증액해 교사 1명의 인건비를 추가로 지원하고, 최소한 교사 4명의 인건비는 부족하지 않도록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주간보호시설의 부족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게 해 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이 밖에도 주간보호서비스는 2~3급 지적, 자폐성장애인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부모들의 장애자녀 보호부담 경감과 가계 지출을 최소화 하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장애인과 부모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비장애인들의 고용창출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원치 않는다. 장애인과 부모들이 원하는 것을 전부 수용해 제도 시행 이전에라도 법을 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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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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