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의 드라마 소재들은 재벌과 가난한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는 뻔한 스토리다.

드라마 캐릭터를 보면 재벌2세는 까칠하고 냉정한 것은 기본이며, 자기밖에 없는 이기적이면서 돈으로 모든지 해결하고, 가족과 갈등하는 잘난 캐릭터가 주를 이룬다. 면 가난의 캐릭터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월세, 생활비를 벌고, 생활이 어렵지만 꿈과 열정이 있기에 당당하게 씩씩하게 살아간다.

<사랑은 그대 품안에>, <별은 내 가슴에>, <궁>, <내 이름은 김삼순>, <파리의 연인>, <발리에서 생긴 일>, <프라하의 연인>, <봄날>, <꽃보다 남자>, 그리고 최근 종영된 <시크릿 가든> 등 보통 여자들이 즐겨보던 드라마다. 물론 몇몇 남자들도 있지만.

세월이 흘러도 드라마 소재는 똑같은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 남녀가 사랑을 시작할 때 재벌의 부모들이 무조건 반대를 한다. 재벌은 집안배경, 학벌, 경제력, 직업을 고려한 정략결혼 등 여러 결혼조건을 따지기 때문이다.

결론도 대부분 두 사람이 사랑과 믿음으로 행복하게 살거나, 서로의 행복을 빌면서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으로 귀결된다.

만약 드라마에서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나타난다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이런 상상을 해본다.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이겠지만 말이다.

지인 중 한명이 이런 말을 했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사랑과 성공을 그린 드라마를 만든다고 해도 아직까지 장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라고.

그리고 보니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장애인의 삶과 사랑에 관한 드라마를 몇 번 본적이 있다. 장편드라마가 아니라 장애인의 날, 성탄의 절 등 특별한 날의 1∼2회 특집드라마다. 난 그때마다 드라마를 보면, 왠지 채널을 돌리고 싶었다.

그 이유는 보통 장애에 대한 드라마가 나오면 거의 동정과 편견, 구걸, 장애에 대한 이해부족, 현실에 맞지 않은 내용, 지금의 장애문제를 드러내지 않은 내용, 재활과 극복을 관한 소재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난 이런 드라마보다는 현실에 맞게 지금의 장애문제를 드러내는 내용과 사랑에 대한 솔직한 내용,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드라마 소재로 나온다면 좀 더 색다른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매번 재벌과 가난한 캐릭터의 사랑과 성공을 그리는 똑같은 소재의 드라마보다 장애에 대한 그릇된 인식 개선의 효과가 더욱 높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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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재활학교 졸업 후 몇 년간 직업학교를 다녔다. 그러다가 지인의 소개로 한국뇌병변장애인권협회 자원 활동가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장애인권 문제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에서 상근활동가하면서 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만나면서 소통과 고민들이 나누다보니 미디어 속 장애인의 삶을 고민을 해왔다. 지금은 개인사정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청주로 자립해 지역사회에서 장애의 문제와 장애여성의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당당하게 살고자 하는 장애인권 활동가로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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