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에 글을 쓴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캠퍼스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캠퍼스보다는 장애인, 20대 여성, 그리고 대학생으로 겪은 일상적인 고민들이 녹아든 ‘잡담’이 많았습니다.

풍부한 경험과 깊은 고민이 담긴 다른 칼럼니스트 분들의 글과 비교해보면 미성숙하고 치기어린 글이었지요. 다듬어지지 않은 ‘잡담’들에 따뜻한 격려를, 때로 질책과 비판을 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9년과 2010년은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한 해였습니다. 칼럼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학부를 졸업하는 대학생이었는데, 이제 석사 수료를 하고 석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대 여성들의 최대 관심거리인 ‘연애’ 이야기를 칼럼으로 자주 풀어내려고 노력했는데, 처음으로 연애 경험을 하며 한 타인과 따뜻하고 깊은 관계를 맺기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연극 경험을 하며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주인공이 되는 매력적인 경험을 하기도 했지요.

이 경험들이 제게 큰 의미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글로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아무리 대단한 경험도 정리하고 기록해 의미화하는 작업이 없다면 의미없이 스쳐지나가는 일상들과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소중한 경험들을 글로 정리해 칼럼이라는 공간을 통해 타인과 공유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그리고 저만의 의미로 남을 수 있는 경험들을 독자 여러분의 경험들과 공명시킬 수 있어, 더 기뻤습니다.

칼럼을 쓰며 만났던 ‘독자’ 여러분들과 오프라인에서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선뜻 손내밀어 친구가 되어준 친구들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 ‘캠퍼스 라이프’는 여기에서 정리하지만, 칼럼을 쓰며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은 제 글보다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11년 한 해는 저에게, 또 여러분에게 어떤 한 해가 될까요.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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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화학부 04학번,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석사 진학 예정. 커피와 고양이, 책을 좋아하고 식상함과 무기력을 싫어하는 스물다섯의 귀차니스트. 다년간의 관악산 휠체어 라이딩으로 다져진 팔근육과 연약해 보이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지체장애인. '대중의 과학화'를 꿈꾸며 멋진 저술가가 되고 싶은 평범한 과학도. 내게는 일상인 풍경들 속에 나 역시 풍경으로 비춰질까, 부조화한 이방인으로 비춰질가 오늘도 고민-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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