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방송 '빛나의 무지개 빛 열정' 방송중. ⓒlundh

부모님과 함께 연출할 첫 장면은 함께 모니터 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내 방송은 항상 녹화하여 집에서 다시 보면서 더 나은 방송을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부모님과 함께 연출해야 한다니 쑥스럽기만 했다.

처음 인터넷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당신들의 꿈이 이뤄지는 것 만큼이나 행복해 하셨다. 그리고 나의 첫 번째 팬이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셨다.

가끔 밥 먹을 때, 녹화 파일을 같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집중하여 시청자의 입장으로 내 방송을 보신다니 계속 긴장되기만 했다.

“빛나야, 너 예쁘게 잘 나온다... 화면발 좀 받네?”

몇 마디 주고 받는 새, 촬영은 끝났다. 무슨 정신으로 어머니와 방송을 보고, 이야기를 나눴는지 모르겠다. 같이 내 방송을 보고 나니 홀딱 벗은 몸을 들킨 것처럼 부끄러웠지만, 환하게 웃으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니 나 역시 부모님께 믿음을 드린 것 같아 기쁘기만 했다.

“여기보다는 집에서 촬영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요. 시청자들은 그 사람이 사는 모습을 궁금해 하거든요~ 내일 집에서 한 번 더 찍죠?”

PD님의 말씀에 여기서 촬영을 끝내고 싶은 맘이 굴뚝 같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송 일을 위한 방송이기에 내일 촬영을 웃으며 약속했다.

그런데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사랑의 가족’촬영을 위해 없는 금요일 방송도 만들었는데, PD님은 방송에서의 플롯연주를 기획하고 계셨다.

“빛나씨, 시청자들에게 볼 거리 다양하게 제공하고 얼마나 좋아요? 취미로 한 것도 아니고 플롯 전공자인데 한 번만 해 주세요!”

말이 전공자일 뿐, 나의 플롯 실력은 다른 전공자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진다. 플롯은 충분한 호흡이 기본인데, 나는 장애로 그 충분한 호흡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애의 특성상 떨림이 많고 손가락도 빨리 움직이지 못한다.

다른 전공생들을 보면서 나도 처음에는 노력하면 다 되는 줄 알고 정말 하루 10시간 이상을 연습했다. 그러나 손이 저리고, 입에 상처만 날 뿐 넘을 수 없는 아니 극복할 수 없는 장애의 벽은 분명 있었다.

그 때 서야 알았다. ‘현명한 사람은 장애를 인정하되, 음악은 음악, 그 자체로 즐긴다고...’ 그 때부터 내 안에 숨쉬고 있던 일등 본능은 버리고, 음악 그 자체로 대학 생활을 즐겼다. 그래서 인지 내 연주를 듣는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연주에 잘 해야겠다는 그런 욕심보다는 진심이 담겨있는 마음을 울리는 연주라고 말한다.

그렇게 1년 만에 플롯을 꺼내들고, 집에서의 개인촬영을 시작했다. 노트북으로 칼럼을 쓰는 모습, 그 날 방송 준비를 하는 모습, 그리고 어머니와 수다를 떠는 모습까지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었기에 더 뜨깊은 시간이었다.

요즘 부쩍 사업 때문에 바쁘신 어머니와 함께 보낼 시간이 적어 서운 하기만 했었는데 '사랑의 가족‘ 촬영과 함께 어머니와 더 친해진 그런 기분이 들었다.

매번 ‘사랑의 가족’촬영팀이 지상파 방송의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자연스러운 우리의 생활을 카메라에 담기 보다는 설정된 각본대로 연출하려는 의도가 마음에 들지 안아, ‘사랑의 가족’ 촬영팀을 멀리 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한편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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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국문학도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한 아이.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아이. 안녕하세요^^ 김빛나입니다. 대학교에서 플루트를 전공했습니다. '독립연대'에서 '활동가'로 근무 중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스물다섯의 당찬 아이. 저는 꿈꾸는 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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