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고,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장애 청년의 희망 cell 수도권 지역 네트워크 모임’이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있었다.

모임 공지를 본 날 부터 내 마음은 첫 미팅을 앞둔 대학 새내기 마냥 설레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모임에서는 인사는커녕 교육을 받고, 서로 앞 다퉈 나가기 바빴었다. 하지만 이번 모임은 ‘지역 네트워크 모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장애 청년의 희망cell' 참여단체 중 수도권 지역의 단체의 리더 및 실무자가 참석하게 된다.

모임 시간에 늦지 않게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여의도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날씨가 무더웠으면 내 수동휠체어를 밀어주시는 활동보조 선생님께 무척이나 죄송했을 텐데 선선한 날씨가 우리를 웃음 짓게 했다. 기분 좋게 4호선에 올랐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9호선으로 갈아타야하는 동작역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고, 조심조심 내렸다. 수동휠체어는 문과 철로의 사이에 바퀴가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 항상 내리고 탈 때마다 앞바퀴를 최대한 들어 올리는 묘기대행진을 벌여야 한다.

“이번에도 겨우 넘었네. 휴~ 선생님 수고 하셨어요.”

“네, 잠깐만요.”

그리고 선생님은 한참동안 말씀이 없으셨다. 9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타야할 엘리베이터의 문 앞에는 공사 중임을 종이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역무실에 전화해서 도움을 청했다.

잠시 후에 도착한 역무원은 다른 방법이 없다며 혀만 끌끌 찰 뿐 이었다. 다른 엘리베이터나 휠체어 리프트도 없고, 계단 뿐 이동방법이 없다는 말에 모임 시간에 결국에는 휠체어를 활동보조 선생님께서 드시고, 나는 난간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는 일까지 감행해야 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휠체어 장애인들을 날로 늘어만 간다.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이 보편화 되면서 예전처럼 장애인은 집이나 시설에 방치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는 만큼 그에 대한 편의시설도 확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장이 났을 시에는 장애인들이 많이 보는 에이블뉴스 등에 공지를 띄워 알린다거나, 오랜 기간 공사를 할 시에는 미리미리 공사 예정 안내문을 띄워 휠체어 장애인들의 불편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8월 6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 청년의 희망 cell' 수도권 지역 네트워크 모임 중. ⓒ유신희

동작역에서 잠깐의 사고가 있긴 했지만, 모임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하였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받은 자료들을 서둘러 읽어보았다. 평소에 자조모임을 진행하면서 나에 대한 회의감도 많이 들었고, 계획했던 대로 수행되지 않는 점들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하지만 다른 센터의 리더나 실무자 역시 같은 점에서 고민하는 것 같아 동병상련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그리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까다로운 규정이나 부족한 예산문제도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또 그런 문제들까지 슬기롭게 극복하는 센터들의 대처방법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얻어가는 즐거움까지 얻어가게 되었다.

예정된 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열기는 화기애애했다. 사실 내 장애가 심해서 자조모임을 이끌어가기 힘들다고 투정을 부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장애가 심하신 데도 훌륭하게 사업을 수행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나도 얼마 남지 않은 끝까지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을 즐기면서 미래를 바라본다면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지난 5월, ‘장애청년의 희망cell'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제까지 음악만 했던 나에게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많은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7번의 모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남은 3번의 모임도 잘 할 수 있으리란 믿음이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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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국문학도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한 아이.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아이. 안녕하세요^^ 김빛나입니다. 대학교에서 플루트를 전공했습니다. '독립연대'에서 '활동가'로 근무 중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스물다섯의 당찬 아이. 저는 꿈꾸는 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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