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한 여성이 슬픔에 잠겨 있다. ⓒ월드비전

저는 어제(19일) 미국에 있는 장애인 인권 운동가들로부터 아래와 같은 이메일들을 전달 받았습니다. 이 내용을 에이블 뉴스 독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와 아이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메일을 보냅니다. 6명의 아이들과 직원들이 지진으로 죽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성 피에르 대학의 운동장에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몬트로이스로 가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과 물입니다.

지진이 난 후 사람들이 우리 학교에 몰려와 무너진 학교 건물 속에서 남은 생활 필수품과 약 등을 사무실과 의무실 등에서 약탈해 갔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우리 학교가 다시 세워지길 기도합니다. 우리를 살려주신 하나님께 영광 드립니다.”

이 이메일을 쓴 분은 지난 14일, 대지진이 일어난 아이티의 수도 포트랭 프린스에 있는 성 빈센트 시각장애인 학교의 교장인 사도니 레온 신부님입니다. 이 신부님이 미국의 친구에게 보내온 이메일 내용입니다.

이 학교에는 350명의 시각장애아동들이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이메일을 보낸 이 후, 레온 신부님과 시각장애학생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전 세계 장애인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구호를 위해 전세계 장애인 엔지오와 단체들은 세계시각장애인연맹을 비롯해 발빠르게 구호의 손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시각장애인 선교 CBM (Christian Blind Mission)는 아이티에 12명의 파트너가 있는데 포트 랭 프린스에는 5명의 파트너가 있습니다. 이 5명이 수천 명의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직원들과 장애인들을 지진으로 잃었습니다. 우리는 포트 랭 프린스에서 구조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의 국제 네트워크에 이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알리고 필요한 지원들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수 천명이 이 재난으로 인해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으며 10명 중 3명은 장애를 입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남아 지속적으로 장애인들을 돌볼 것입니다.”

이 단체는 기도교 정신으로 전 세계의 가장 113개국의 가장 빈곤한 국가와 사회들을 우선으로 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지역과 성 그리고 종교와 상관없이 돕고 있습니다.

“핸드캡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부터 유엔식량계획과 함께 아이티 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이후 우리는 즉각적으로 장애인을 구호하는 일과 부상자 그리고 장애를 입은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핸디캡인터내셔널은 이곳에 오래 머무를 계획이며 장기적인 재건 활동에 참여할 것입니다. 장애인은 그 누구보다 더 구호의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장기간 동안의 아이티의 재건 과정에 참여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장애인들이 재건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고 접근이 가능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우리는 2005년 쓰나미와 파키스탄 지진의 슬픔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재난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힘을 모으면 더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핸디캡인터내셔널은 장애인을 돕기 위해 설립된 연합체 성격의 국제단체입니다. 비정부, 비종교, 비정치적 그리고 비영리를 표방하고 있는 곳으로 1982년 프랑스에서 시작하여 영국, 미국, 벨기에, 스위스, 룩셈부르크 그리고 독일 등 7개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세계은행에 의해 설립된 장애와 개발을 위한 글로벌파트너십과 스페인의 온세재단 등이 아이티의 장애인을 돕기 위해 온라인으로 전 세계 장애인들의 동참을 요청하면서 서두르고 있습니다.

대지진 등과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장애인은 어느 누구보다 더욱 더 위험해 처하게 되지만 오히려 구호의 손길로부터 배제되어 있기 쉽습니다. 아이티의 성 빈센트 시각장애인 학교의 경우처럼, 오히려 약탈과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긴급 구호 활동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재난들은 많은 사람들을 생명을 잃게 하거나 장애인이 되게 합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난은 장애인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아이티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 장애인단체들은 긴급 구호활동 대상에서 장애인이 배제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누구보다 구호 대상으로 장애인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유엔을 통해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건 과정에서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장기간의 계획과 그 실천에 돌입했습니다.

아이티에서 지진으로 죽어간 장애인 동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그리고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제장애인 관련 단체들의 활동가들의 이메일을 받아보면서 하릴없이 그들이 무사히 구호 활동을 잘해가길 빌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재난 구조 활동에 장애인을 고려한 지원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구조 대상에서 그 어느 누구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긴박한 상황에서 이러한 요구들이 얼마나 받아들여질 것인지 상상해 보니 마음이 답답하고 아픕니다. 그러나 이제 장애인 관련 국제 단체들이 재난의 현장 속에서 활동하고 있고 또 돕기 위해 현지로 모이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져봅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아이티 구호를 위해 119 구조대원과 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제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돋움했다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 같은 장애인으로서, 우리 나라 장애인들은 아이티의 죽어가는 장애인 친구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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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미주로 본명은 김미연입니다. 저는 지체장애를 가진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장애여성입니다. 장애와 여성이 저의 존재적 조건이자 정체성이며 삶의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멋진 장애인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또 다른나라의 장애인들의 삶을 에이블뉴스의 칼럼을 통해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국내에서는 장애여성문화공동체에서 국제적으로는 세계은행의 장애와 개발팀의 컨설턴트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중학교를 가는 딸과 초등 5학년 아들을 둔 장애아줌마입니다. 장애인으로 우리 모두 멋지게 함께 살아가는 동지들이 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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