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요즘 심한 경제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불량 주택융자사태가 수습이 되기도 전에 3대 자동차 회사의 부실경영에 따른 파산 위협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몰고 온 파장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생겨난 일이 아닌가 싶다.

난 2002년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샀다. 그때 이미 부동산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올랐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 ‘오퍼’를 넣으면 이미 다른 사람이 웃돈을 주고 샀다는 답을 듣기가 일쑤였다. 집을 장만하고 나서 1년이 지나니 집값이 많이 올라 있었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돈을 번 셈이다. 은행에서는 2차, 3차 융자를 받으라고 부추겼고 사람들은 돈을 빌려 고가의 대형 TV와 가전제품들을 사고 차를 새로 샀으며 호화 여행을 떠났다.

소비가 늘어나니 경기가 좋아졌고 세금이 많이 들어오니 정부도 덩달아 신이 났다. 경기가 과열되니 정부는 물가 상승을 잡으려고 이자율을 올리기 시작했고 변동이자율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던 사람들이 매달 갚아야 하는 상환금 액수가 갑자기 불어나기 시작했다. 연체가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집을 담보로 2차, 3차 융자를 받아 돈을 쓸 수 없게 되었다. 갑자기 소비가 줄어드니 기업들은 적자를 보기 시작했으며 감원을 하기에 이르렀고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경제는 급속히 나빠졌다.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 불황은 우리에게 지나친 욕심은 결국 화를 불러온다는 교훈을 가르쳐주고 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형편에 맞는 건전한 소비를 할 때 그 힘을 발휘한다.

얼마 전 빵 만드는 기계를 사서 집에서 빵을 구워먹고 있다. 통밀 빵, 계란빵 등을 구워 먹는다. 우린 주말마다 장을 보는데 새로 식빵을 사면 지난주에 샀다가 남은 빵은 쓰레기 통으로 들어가곤 했다. 헌데 집에서 만든 빵은 아까워서 그럴 수가 없다. 마지막 한 조각까지 다 먹게 된다. 지난여름에 아내가 마당의 채소밭에서 가꾸어 거둔 호박도 마지막 토막까지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된장찌개를 끓여 먹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땀 흘려 거두고 만든 것을 아끼고 사랑한다. 그래서 난 한국의 재벌들이 법을 어겨가며 엄청난 재산을 자식들에게 남기려고 애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건 후손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그들은 힘들이지 않고 얻은 재산을 결코 아끼고 사랑할 수 없을 것이며 도리어 너무 많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

남가주에는 ‘게티센터’ 라는 미술관이 있다. 한국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다. ‘폴 게티’ 라는 석유재벌이 자신이 모았던 미술품들을 세상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하여 만든 미술관이다. 그는 재산의 대부분을 재단에 상속하고 죽었으며 미술관은 그 돈으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내가 아는 한 유대인 지인의 아버지는 최근에 3백만 달러를 유대인 박물관에 기증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탐하지 않고 선뜻 동의했다고 한다. 한국의 재벌사회에도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고가의 미술품이나 대저택을 자랑하는 대신 누가 얼마나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는가를 시샘하고 자랑하는 풍토가 뿌리를 내리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재벌총수들의 신년 사업계획에는 비영리 재단을 세우는 일 하나쯤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미국 사람들에게서 배울만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기부문화다.)

나의 기억 속에는 내가 한때나마 걸어 다녔다는 사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다만 낡은 사진첩에 남아있는 한 장의 흑백사진 이 한때는 나도 걸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줄 뿐입니다. 세살에 소아마비를 앓았습니다. 81년에 미국에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주정부 산재보험국에서 산재 근로자들에게 치료와 보상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누군가 이글을 읽고 잠시 즐거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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