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법을 만들어 놓고서 그 법을 정부가 나서서 무효화시키는 지금의 현실이 이명박정부의 장애인식이고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고, 장애인교육의 현주소인가.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그동안 교육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배제된 장애학생들의 기본권을 지켜내고, 교육환경을 개선해 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하지만 당장 학교현장에서 이 법을 지키려는 의지가 안 보이고, 교육청에서도 뒷짐을 지고 나 몰라라 하는 행태를 보이고, 더 나아가 정부에서는 법의 뿌리를 뽑아내려 하고 있으니 이제 누가 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이명박정부가 내놓은 장애인정책발전 5개년계획이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내놓은 특수교육5개년 계획, 그리고 교육청에서 내놓은 특수교육 5개년 계획이 무색하기만 하다.

교육의 큰 틀 안에서 특수교육의 열악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던 그 입들은 다 어디로 가고 모든 논리가 경제상황에 맞춰져 축소위주로 가야한다는 이 해괴한 정책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일반교과과정을 보면 막힘이 없다.

다 같은 국민이고, 학생이지만 그 안에서 장애학생의 권리는 무시해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해야 할 정도로 무지(無知)함을 드러내는 이 정부를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할 사유라면 모든 교과과정에 동일하게 적용을 시켜 가야 할 일이지만 일반교육 어디에서도 유사한 이유를 들어 축소계획을 비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국제중이니, 영어몰입교육이니 하면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교육을 해 나가야 한다고 떠벌이기 여념이 없지만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저들의 입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한 어떠한 계획도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특수교육과 관련해서는 말만 있을 뿐이다. 그 말 어디에도 실천을 위한 내용들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으며 말로 시작해 말로 매듭을 지으려 하고 있다.

5개년 계획들이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내년에 터를 다져야 하지만 지금처럼 간다면 장애학생들을 위한 어떤 것도 실천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과연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에서 장애학생들은 교육을 받을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툭하면 법치(法治)를 말하는 자들아. 너희가 지금 벌이는 일들이 법을 무시하고, 짓뭉개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수교육법은 그동안 교육에서 소외된 상태로 방치의 생활을 하던 장애학생들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법이다.

이것을 너희 멋대로 뭉개버려도 된다는 인식을 가진다면 앞으로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법을 운운하면서 지켜라 마라 할 일이 아니다. 어렵게 만들어 놓은 법을 제 멋대로 깔아뭉개려드는 이 정부의 얄팍한 술수를 보면서 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저 입들을 짓이겨 다시는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최소한의 것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수교육 안에서 그 최소한의 것이 교사문제를 해소하는 것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운영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무슨 일만 터지면 나서서 거창하게 계획만 나불대며 당장의 문제만 모면하기 위해 고개 숙이는 ‘척’하던 교활함을 벗어 던지고 진정성을 가지고 특수교육의 미래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전시행정으로 일관하는 지금의 생각과 자세를 버리고 마음으로 다가서는 따뜻함을 보여야 할 때가 지금이다.

법을 만들고, 그 법의 시행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정부당국에서 누구보다 먼저 법을 무시하고, 통째로 엎어버리려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계획을 수정해 장애학생들이나, 예비교사, 그리고 부모들의 아픈 가슴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악법도 법이라고 우겨대면서 국가보안법과 집시법을 제 멋대로 확대해석해 국민들에게 지킬 것을 강요하면서 스스로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법은 무시하고, 외면하며 자신들의 생각대로 밀어 붙이는 악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법을 지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가? 찬바람 맞아가며 노숙을 하고 있고, 단식을 하며 토해내는 외침이 들리는가? 법대로 하자고 말을 꺼내든 이명박정부가 이제 그 말을 실천할 때가 왔다. 터무니없이 불쑥 다른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법대로 하자하니 그 법대로 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다.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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