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 당사자 연구' 한국어판 출판.ⓒ한울 정신건강복지재단

저는 죽고 싶어지면 한밤중에도 부모님께 “응급외래로 데려가 주세요!” 라고 간청하며 병원으로 향합니다. 가장 곤란한 것은 ‘죽고싶다’는 고통이 아니라 병원으로 향하는 도중에 ‘죽고싶다’고 하는 마음이 점차 수그러드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죽고싶다’고 하는 마음을 유지시켜 최악의 상태로 병원으로 뛰어 들어가려고… 제 자신을 열심히 비난하면서 기분을 괴로운 상태로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는 사람과 연결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병이 낫는 다는 것이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수단을 상실하게 하는 공포감으로 느껴집니다. 다시 죽음의 신이 찾아 왔을 때. 용기내어 시미즈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응급외래가 아닌 공동주거 레인보우하우스 찌개파티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곳에서는 누구 한 사람 죽음의 신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즐겁고 맛있게 찌개를 먹었습니다. 그러자 어느새 제 안에서 죽음의 신이 사라졌습니다.

사회복지법인 한울 정신건강복지재단이 일본 훗가이도에 위치한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 집’에서 펴낸 ‘렛츠! 당사자 연구’ 한국어판을 출판했다고 11일 밝혔다.

베델의 집은 1984년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교수가 설립했으며,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지역만들기에 힘쓰며 당사자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한국어판은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 이진의씨가 번역, 일본 베델 공동체 당사자들의 삶과 회복을 만나볼 수 있다.

신간 ‘렛츠! 당사자 연구’는 정신장애에 관한 사회적 실천의 역사와 당사자 운동의 흐름 속에서 정신장애에 관한 사회적 실천의 새로운 대안을 보여준다.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 스스로 자신의 문제나 고통을 동료들에게 드러내고 그 패턴과 구조를 분석해 당사자들과 공동으로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한울 정신건강복지재단 이사장 이용표 교수는 “정신보건 영역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그리고 임상심리사 등의 전문가들은 그들이 증상이라고 개념화해왔던 것이 어떻게 발생하고 변형되어가는 지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 수 있고, 그 문제를 당사자들끼리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울 정신건강복지재단이 펴낸 ‘렛츠! 당사자 연구’ 한국어판의 구입문의는 재단(02-878-9965) 또는 EM커뮤니티(02-875-9744)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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