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일본이화학공업은 가나가와(神柰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 있는 분필회사다. 가루가 날리지 않는 친환경 분필을 개발한 이 회사는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이 30%가 넘는다.

하지만 이 회사가 주목받는 것은 경영실적 때문이 아니다. 직원들 때문이다. 전체 직원 74명 중 53명(장애인 고용률 약 70%)이 지적장애인이다.

이 회사 대표인 오야마 야스히로(大山泰弘) 회장이 장애인을 처음 고용한 것은 1960년. 회사 근처 양호학교(장애인 자립을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 교사의 간청에 못이겨서였다.

오야마 회장은 저서 ‘일하는 행복’(페이퍼로드 펴냄)에서 “당시 장애인에 대한 이해는 물론 고용 철학도 없었습니다. 그저 약간의 동정심과 '그냥 어찌 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고용을 시작했습니다”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식사시간까지 잊어가며 열심히 일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은 오야마 회장은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하기로 결심한다. 장애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설비를 개발하는 등 장애인들이 일반인과 똑같이 일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았다.

“그들의 눈빛과 웃는 얼굴,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은 내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중략) '일하는 것'이 당연한 나는 일하는 행복을 특별히 느끼지 못했습니다. 일하는 행복이 소중하다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오야마 회장과 직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경영 실적으로 이어졌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공업규격 인증을 받은 데 이어 2005년에는 가루가 전혀 날리지 않는 친환경 분필을 개발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냈다.

15살의 나이에 장애인 1호 사원으로 입사한 하야시 히사코(75.女) 씨는 60세 정년까지 일한 뒤 재고용돼 5년을 더 일했다.

오야마 회장은 "일반적으로 지적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들로부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하는 의미'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배웠습니다"고 고백한다.

고경문 옮김. 192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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