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동화작가 노경실씨의 '숙제귀신을 이긴 아이'가 점자도서로 제작돼 4일 전국의 시각장애인 학교에 보급됐다.

몇 년 전에 나온 구간(舊刊)이 아니다. 이 책은 일반 활자본이 점자도서 보급 이튿날인 5일에 발행되는 최신간 도서다. 점자도서가 오히려 일반 활자본보다 먼저 나온 셈이다.

'숙제귀신을 이긴 아이'는 지난달 19일 발족한 '소리책나눔터' 사업의 첫 사례로 꼽힌다. 소리책나눔터는 신간의 디지털파일을 작가ㆍ출판사로부터 바로 기증받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ㆍ음성도서를 제작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시각장애인들은 기존에 발행된 책 중 필요한 부분을 복지관 등에 의뢰하면 3개월~1년 이후에야 받아볼 수 있었다. 책 내용을 일일이 다시 입력해 점자ㆍ음성도서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매년 8천 종의 일반 활자본이 발행되는 어린이 책만 해도, 장애 어린이가 볼 수 있는 책은 교과서 외에는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작가나 출판사 등이 새 책의 디지털파일을 장애인 도서 제작용으로 기증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책 내용을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책이 출간되는 사실도 미리 알 수 있어 이번처럼 점자도서가 일반 활자본보다 먼저 보급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이번에 새 책을 기증한 노경실 작가는 앞으로 출간할 책도 모두 소리책나눔터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작가 고정욱과 임정진씨도 역시 새 책의 디지털파일을 기증하기로 약속했으며, 창비와 기탄, 사계절 등 출판사들도 신간도서 일부를 소리책나눔터에 제공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성룡 교보문고대표)를 통해 소리책나눔터를 운영하는 국립중앙도서관은 장애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어린이날 선물이 된 '숙제귀신을 이긴 아이'가 이후 디지털파일 기증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comma@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