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 인식개선 서포터스 ‘하모니(Harmony)’는 대학생들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통해 다양한 인식개선 콘텐츠를 발굴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줄여 장애인 고용에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조직됐다.

올해로 5기째를 맞이하며 총 14개 팀이 캘리그라피 시연, 버스킹 등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해진 콘텐츠를 활용한 인식개선 활동을 전개해 왔다.

3개 팀이 인식개선 서포터스 활동을 통해 느낀 장애인 인식개선에 대한 짧은 글을 보내와 연재한다. 두 번째는 청아한팀의 '행사는 계속 된다'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서포터스가 되고 나서 오프라인을 통해 할 수 있는 장애인식개선 활동을 모색 하던 중, 학교 내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생각났다.

학교의 스타덤 광장이라는 곳을 활성화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였다. 가천대 스타덤광장은 학생 식당이 가까이 있고 주위에 쉴 곳 도 많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장소였다.

우리는 부스에서 청각장애인 캘리그라피 작가가 노트에 원하는 글귀를 써주는 행사를 기획했다. 또한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이미 제작된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광장 곳곳에 배치하기로 했다.

준비를 마치고 행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변수가 생겼다. 태풍의 영향으로 오전 중에 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행사 시간은 정해져 있기에 우리 팀원들은 우산을 들고 동아리 방에 있는 작품들을 광장으로 옮겼다. 9시 전에 작품을 옮겼지만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부스 설치와 작품 배치를 하지 못했고 10시가 지나서야 부스를 설치할 수 있었다.

부스를 설치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장애인 인식개선 관련 작품을 광장 곳곳에 배치했다. 캔버스에 쓰여진 캘리그라피 작품은 이젤에 전시하였고, 조형물은 사람들이 앉아있는 의자와 부스에 각각 배치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정오에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행사를 진행하러 왔을 때, 나는 우리 행사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의문이었다. 시험 기간이었고 비도 왔던 터라 사람들이 밖에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 예상을 깨고 많은 사람들이 부스를 찾아왔다. 처음에는 노트를 무료로 나눠주고, 원하는 글귀를 써준다는 말에 왔다가 작가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놀라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애인을 접한 경험이 적어 낯설었으리라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더 큰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간단하게 ‘감사합니다’와 ‘안녕하세요’의 수화를 가르쳐주었고, 사람들은 쭈뼛거리면서도 감사하다는 수화를 했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처음으로 청각장애인과 수화를 주고받는 순간이었으리라.

서로가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소통의 시간. 나에겐 이 행사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전시했던 작품 또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었다. 단순히 지나가면서 보지 않고 작품 앞에 서서 유심히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가기도 했다.

특히, 벤치 쪽에 배치된 조형물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는데, 조형물 같은 경우 무게가 나가는 것들이라 옮기느라 애를 먹었지만 감상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2시간동안 사람이 끊이지 않았던 행사가 끝나고, 작가와 헤어졌다. 작가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보람을 느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행사는 오후 5시가 되어 마무리 되었다. 아침부터 예상치 못한 일들로 조금 힘들었지만 어려움이 무색할 만큼의 보람을 느꼈다. 물론 우리 행사로 사람들의 장애인식이 단번에 바뀌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꾸준히 행사를 진행 한다면 처음에는 개인에게, 나아가서는 개인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지역으로 장애인식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많이 기획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행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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