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시각보조시설 중앙지원센터 강완식 소장이 국내 웹사이트의 접근성 실태를 지적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스크린리더를 사용하면, 네이트온에 접속할 때마다 뜨는 팝업창을 어떻게 읽어주는 아시나요? ‘창 닫기’ 밖에 읽어주지 않습니다. 어떠한 내용의 팝업인지 내용을 읽어줘야 하는데, 시각장애인에게는 정보를 주지 않아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국사회복지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웹 접근성 향상을 위한 세미나에서 ‘시각장애인과 웹 환경’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 시각보조시설 중앙지원센터 강완식 소장의 지적이다.

강 소장은 시립노원노인종합복지관, SK텔레콤, G마켓, KBS 등의 홈페이지에 차례차례 접속하면서 공공성이 높은 국내 주요 홈페이지들이 얼마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웹 접근성에 무관심한 지 고발했다.

이미지를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 대신에 넣는 텍스트인 ‘대체텍스트’가 없어 파일의 제목만 읽어주는가 하면 각종 메뉴들도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로 처리돼 있어 실질적인 내용이 없이 파일의 제목만 읽어주고 있을 뿐이었다.

강 소장은 될 수 있으면 팝업창을 사용하지 말고, 부득이하게 팝업창을 사용할 때에는 팝업창의 내용을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스크린리더로 읽을 수 있도록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형 인터넷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을 준수해 사이트를 개발하고,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디자인을 도입하는 한편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관리․유지할 때에 항상 접근성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지 말고, 원래의 페이지에 시각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준수하고, 키보드만으로도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강 소장은 접근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역설했다. 접근성이 높을수록 사용성이 높아질 수 있으나 접근성만 높다고 사용성이 항상 높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웹 사이트를 직접 이용하는 사용자의 이용 정도를 말하는 것이 바로 사용성이다. 각 유형별 장애인들이 웹사이트의 사용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지표를 만드는 방안이 필요하다. 당사자들이 평가에 참여하면 전문가 평가만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발견될 수 있고,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한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이날 세미나에 앞서 한국 웹 접근성 평가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이 센터는 앞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해 민간기관까지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되는 것에 발맞춰 장애인당사자들이 직접 웹 접근성 평가와 인증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관련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 웹 접근성 평가센터 개소식을 기념해 열린 웹 접근성 세미나.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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