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진행된 귀농·귀촌교육에서 참여자들이 현장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장애인농축산기술협회

1년에 딱 한 번 진행되는 장애인을 위한 귀농·귀촌교육이 있다. 매년 4월 혹은 10월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농축산기술협회(이하 협회)가 주관하는 ‘장애인과 가족의 귀농·귀촌 탐색 교육’이다.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귀농·귀촌 교육은 많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협회 교육 하나 뿐이다.

교육은 장애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장애인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귀농·귀촌 교육과정을 제공해 귀농·귀촌 시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주요 내용은 귀농·귀촌과 농업·농촌의 이해, 장애인과 귀농·귀촌인 지원정책 소개, 장애인 귀농·귀촌과 품목이해, 장애인 귀농·귀촌 지역탐색, 장애인 귀농·귀촌 사례·갈등관리, 가족과 함께하는 귀농·귀촌 의사결정 등 이론교육부터 현장교육(귀농·귀촌 현장체험)으로 구성됐다.

지난 24일 교육이 진행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6층 강의실은 귀농·귀촌 교육생들의 학구열로 후끈했다. 강사는 귀농·귀촌 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을 사례를 통해 설명해 교육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한 분이 귀촌생활을 위해 바닷가 근처에 집을 지었어요. 2년 동안 공을 들였죠. 다 짓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폐기물처리장이 있는 겁니다. 집을 짓기 전에 마을 한바퀴만 돌았어도 이럴 일이 없을텐데 말이죠. 현장을 답사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농촌마다 다르지만 마을발전기금이라는 게 있어요. 처음 귀농·귀촌을 하면 이장이 와서 계좌번호를 주고 얼마 입금해라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죠. 갑자기 당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걸 지혜롭게 풀지 않으면 지역사회에 들어가기 어렵게 되죠.”

한국장애인농축산기술협회가 주관하는 귀농·귀촌교육 현장. ⓒ에이블뉴스

귀농·귀촌 교육을 들은 당사자와 가족의 평가는 어떨까. 교육생들은 “교육을 들으면서 귀농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생 박종만(남·64세·고양시 일산)씨는 “나는 지적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다. 자녀가 복지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가 최근 재신청에서 떨어졌다. 도시에는 아이가 참여할 일자리가 없다고 생각해 귀농·귀촌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월요일부터 교육을 받으러 오고 있다. 흔치 않은 기회라 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감수하면서 출석하고 있다”면서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어서 유익한 정보가 많다. 교육을 받으면서 귀농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이런 교육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생 서재관(남·57세·지체3급)씨는 “건강이 악화되면서 농촌에서 건강을 되찾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자는 목적에서 귀농을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우리 또래의 장애인이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은 것도 고려했다. 농촌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귀농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귀농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던 중 협회의 교육을 알게됐다. 장애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보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장점이 많으니까 인천에서 4번 환승을 하면서 여기까지 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교육을 받으면서 귀농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이런 교육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협회는 국비 50% 협회비 50%를 들여 매년 1회 교육생을 모집하고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연 1회 교육을 반기별 1회로 늘려 매년 40명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 현재까지 교육을 수료한 장애인과 가족은 50명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귀농·귀촌을 하는 장애인과 가족은 6명이다.

지난 2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교육은 25일·26일 1박 2일 귀농·귀촌 현장교육을 끝으로 종료된다. 현장교육은 충청남도 홍성군 행복농장과 한평텃밭, 장애인교육농장 꿈뜰 체험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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