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대표가 8일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민원실에 OECD 평균 수준의 장애인예산 증액과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하기 전, 공문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윤석열 대통령님 휴가 잘 다녀오셨습니까? 21년을 외쳐도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국가의 역할을 다해주십시오.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해주십시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8일 오전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삭발투쟁 후 용와대 앞 전쟁기념관까지 행진,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에 2023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3일부터 164일차 혜화역 선전전과 34차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제86차 삭발 결의식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짧은 면담을 통해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비용의 논리로 장애인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부정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지적이다.

8일 오전 8시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제86차 삭발 결의식에 나선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박주원 활동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날 삭발투쟁에 나선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박주원 활동가는 “나는 1984년 고등학생 때부터 18년 동안 아침 8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시계 공장에서 일했다. 첫 달 월급으로 2만 원을 받았고, 나중에는 주말에 잔업까지 했지만 90만 원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 내가 장애인이었기 때문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장애인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고, 가난해야 하는가. 2007년부터 노들야학에서 공부를 시작하고 나의 권리에 대해 알게 됐다”며, “노동은 생존권이다. 노동시장에서 배제돼 일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기초수급비로 생활해야 했던 중증장애인들에게 노동은 희망이다”고 피력했다.

전장연은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그룹이라고 했지만, 대한민국 OECD 국가 중 장애인복지지출이 가장 낮은 국가”라며 “기재부 추경호 장관은 부자들에게 5년간 60조 원을 감세하겠다고 소신 결단하지만, 장애인권리예산은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8일 오전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 4호선 삼각지역부터 용와대 앞까지 행진을 마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대표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민원실에 OECD 평균 수준의 장애인예산 증액과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회복하고, 시설에 살며 사회와 관계가 끊어진 것을 예산으로 회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용와대에서 방문해서 장애인예산 OECD 평균 수준으로 증액 및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약속 촉구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취임 100일 날에는 대통령께서 직접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검토와 노력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입장을 밝히고 우리와 만나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전장연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인 오는 8월 17일까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제3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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