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터치 패트 입력방식의 예. ⓒ삼성전자 익스트림 매뉴얼

스마트폰에서 최근의 키오스크에 이르기까지 장애인을 필두로 노령층을 포함한 이른바 ‘정보접근 취약계층’의 접근성 미비 문제를 관련 기기의 입력방식의 변화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장애유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우리는 문자와 언어, 행동 등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의 한글과 세계 공용어로 일컬어지는 영어를 위시한 다양한 외국어와 이전의 무선호출기를 시작으로 휴대폰과 지금의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는 ‘ㅎㅎ, ㅠㅠ’로 대표되는 다양한 통신 약어와 이용자의 개성과 취향까지 함유하고 있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포함한 다양한 문자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기존의 스마트 기능과 모바일 기반의 정보통신기술이 결합되면서 기존의 의사고통수단을 넘어서 온라인 쇼핑을 비롯한 우리 생활전반에 다양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접근성 측면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와 명령이 아니라 그사이에 기계가 개입하면서, 그 덕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지만 분명한 것은 기기에 명령을 내려야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의사소통과 의사표현이라는 소통’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으나, 우리가 흔히 사용 중인 매개체에 대한 ‘경험’과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과 적용이라는 큰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이로 인해 글머리에 언급한 이른바 ‘정보접근 취약계층의 접근성 미비 문제’가 급속도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작은 문자 입력방식 변화라고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다. 이전의 전화기를 비롯한 기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소통 방식은 ‘입력’에서 시작되는데, 전화를 하려면 번호 다이얼을 돌리거나 숫자 버튼을 입력하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것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터치패드 방식의 문자 입력방식으로 변했다. 중요한 것은 버튼이 아니라 화면을 손끝으로 터치해 입력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렇듯 입력 가능 영역이 물리 버튼에서 디스플레이로 확장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 3~4인치 크기에서 시작했던 면적은 현재 5~6인치를 넘어 7인치 전후에 달할 정도로 대형화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에 터치패드 기반 입력방식의 변화도 일정부분 그 역할이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디스플레이의 대형화는 기존의 문자전송 등의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 사진촬영, 동영상, 개인 방송, 모바일 게임, 모바일 쇼핑에 이르는 우리 생활 거의 모든 분야의 접근방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다.

터치패드 입력방식의 보편화로 버튼을 누를 때의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버튼 입력방식은 사라졌지만 큼직한 풀스크린 OLED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며 마치 컴퓨터 키보드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으로 타이핑하거나 필요한 명령을 입력할 수 있다.

음성으로 입력이 가능한 스마트폰 음성인식 빅스비. ⓒ삼성전자 뉴스룸

과거의 변화는 다양한 입력 방식을 통합해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면, 현재는 입력 편의성에 무게를 두고 있고, 여기에 덧붙여 부족한 손끝의 터치로 부족한 기술은 음성명령 또는 동작 등의 다른 수단으로 대체 보완까지 가능하게 됐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최신 IT 기술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하여 그 영역을 하루가 다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고전적인 문자 입력방식 이외에 음성과 동작 등의 다양한 입력방식이 가능한 형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정보접근 취약계층의 접근성 미비 문제’에 대한 대체보완수단으로 적용되고 있다.

문자입력의 변화를 넘어 이제 스마트폰은 우리의 목소리와 몸짓까지 적용된 예로 빠르게 확산 중인 음성인식 기술로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는 국내 S전자의 빅스비(Bixby)를 비롯해 애플의 시리(Siri),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아마존 알렉사(Alexa)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음성인식 기술은 인공지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사람의 목소리를 학습하고 분석한 이후 필요한 명령을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구조다. 단순히 사람이 말하는 언어만 이해하고 관련 명령을 수행한다면 음성인식에서 마무리되지만, 인공지능 기술로 진화하려면 꾸준히 쌓인 음성을 학습(머신 러닝)하고 해당 사용자만의 감정, 현재 신체상태 등을 반영하여 명령을 세밀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목소리만으로 명령을 내렸을 때의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리모컨을 찾아야 할 필요도 없고, 복잡하고 다양한 제어가 음성으로 가능하다.

스마트폰 외에 다양한 가전기기에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되면서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제는 기기를 켜고 끄거나 간단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말 한마디로 인터넷 쇼핑에 연동하여 필요한 물품을 바로 구매하고 기기의 자가 진단과 업데이트 기능을 활용해 유지보수 등이 가능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개발된 음성인식 기술의 사례로, 국내 S텔레콤은 시각장애인 전용 음성도서 제공 서비스인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에 AI 스피커 ‘누구’ 서비스를 도입하여 시각장애인의 도서 정보접근성을 한결 높였다. 뿐만 아니라,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책갈피 기능을 통해 책 읽기 중단 지점도 지정할 수 있어 우리 장애인들의 이용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음성인식 다음으로 떠오르고 있는 입력방식은 바로 몸짓(제스처) 인식을 들 수 있다. 카메라나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손짓 등을 분석, 그에 맞는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터치가 어렵거나 직접 말하기 힘든 환경에서 최적인 기술이다. 최근에는 심도를 분석하는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 등을 조합해 제스처 인식률을 높여 나가는 중이다.

제스처 기술에 인공지능이 더해지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 진다. 만약 덥다고 손짓한다면 이를 인식해 냉방장치를 가동하거나, 시원한 음료를 선택하고, 특정 행동을 등록해 둔다면 그것을 실행하는 것으로 기기를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 제스처를 통해 휴대폰 통화를 연결하고 종료했던 기술과 유사하게 손가락을 돌려 TV를 켠다든지, 채널전의 가전제품의 기본적인 제어와 손뼉을 친 다음 “누구에게 전화해줘”라고 말하면 스마트폰이 켜진 후 전화를 걸어주는 식이다.

제스처 기술의 사례로, 카카오내비는 휴대폰에 손을 가까이 대면 반응하는 제스처 호출을 통해 음성명령을 시작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10 버전’부터 손짓으로 스마트폰 동작을 제어하는 제스처 내비게이션 기능을 도입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스마트폰으로 사물을 똑똑 두드리면 사물의 종류가 스마트폰에 입력되는 ‘노커’ 기술을 개발했다. 노커 기술은 스마트폰을 물체에 두드려 생긴 반응을 학습하고 분석해 유형화한 것이다.

노커 기술은 카메라나 전자태그 등 기존 인식 장치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를 쓰기 어려운 어두운 곳이나 태그가 없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으며, 또 사물을 인식한 후 관련된 기능을 스마트폰에서 구현하는 방향으로도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소화기를 노크하면 소화기작동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스마트폰에서 바로 뜨게 하는 식이다.

노커 기술은 음성, 제스처 인식에 이은 새로운 소통 기술로 향후 물통에 스마트폰을 두드리기만 해도 물을 곧바로 주문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기기는 문자, 음성, 제스처 등 우리가 쓰는 언어와 행동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중이다. 그 결과,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 기기로 귀찮은 업무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리모컨을 찾아 이리저리 버튼을 누르고, 단말기를 굳이 찾아갈 필요가 없다.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이고, 말 한마디까지 놓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할까? 단순히 편의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기기를 다루기 위해 여러 형태로 소비되는 짧은 시간만큼, 다른 것에 몰두할 수 있다.

여가 시간을 확보하거나, 가정일 혹은 업무에 더 집중할 수도 있다. 1분 1초가 아까운 이 시대에 시간을 효과적으로 쓴다는 것은 축복이라면 축복이다. 기기가 당신을 이해하는 일도 그 목적을 달성해 주기 위한 과정이라 하겠다.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히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도구가 아닌 스마트 시대를 열어가는 열쇠이다.

이러한 최첨단 기술 기반의 편리함에서 장애인 등 ‘정보접근 취약계층’의 접근성 미비 문제로 이러한 편리함에서 소외되고 오히려 첨단기술의 이용에서 수혜의 대상이 아닌 오히려 뒤처지고 배제되는 악순환이 이전의 PC기반의 초창기 정보통신 시대에서처럼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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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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