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카키 호수에서 바라본 마운틴 쿡 전경. 하얀 만년설을 정상에 이고 있는 이 산은 만년설을 녹여내려 옥빛의 황홀한 호수를 이루게 한다. ⓒ박윤구

뉴질랜드라고 하면 온화한 기후에 얼음이 얼지 않을 정도로 춥지 않고, 넓은 초원은 사시사철 푸르름으로 가득한 나라라고 생각하기가쉽다. 하지만 뉴질랜드 남섬은 칠레 남단 다음으로 남극과 가까운 곳으로 겨울이면 맹추위와 폭설, 험한 풍랑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남극과 가까워 남극을 목적지로 한 배들의 기항지이기도 한 남섬 또한 영국의 식민지로 개발되어 생활 풍습이나 주택, 자연환경 등이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국계열 국가들과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경관만 으로는 어느 나라인지 구별이 쉽지 않는, 마치 작은 영국과 프랑스, 스위스를 모두 가져다 놓은 것 같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의 극치를 이룬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 남섬 여행은 대부분 이번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크라이스트처치를 기점으로 시작하게 된다.

북섬에서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페리를 이용하기 위한 교통편이 지루한 관계로 주로 항공을 이용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호텔과 연결된 에어텔을 많이 이용한다. 이 경우 대부분 호텔에서 공항 픽업을 해주고 1박을 제공해주며, 중요 관광 안내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여행자들에게 유명하다. 최근 지진으로 피해를 본 대성당을 비롯해서 베니스와 비슷한 아주 작은 운하를 건너가야 하는데, 규모에 비해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져 여행자의 마음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곳이다.

장도의 남섬 여행의 좋은 징조를 예시해주는 듯하고, 무엇이든 아름답고 기쁜 마음이 들게 하는 곳,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남선 일주 여행을 하는 방법 중 권하고 싶은 일정은 클라이스트처지를 시작으로 서쪽으로 마운틴쿡 을 거쳐 남서부 퀸스타운과 남부 인버카길 그리고 동부 중앙 더니든 을 거쳐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남부 일주 패키지 여행 상품을 예약하고 관광버스로 여행을 시작하는 방법과 렌터카를 빌려 손수 운전으로 일주하는 방법이 있는데, 필자는 두 가지를 겸하는 일정을 권하고 싶다.

몇 시간씩 달려도 양 외에는 만나는 것이 없는 대평원을 한갓지게 달려보는 것도 좋지만 밀 포드 사운드 같이 험난한 코스들이 있어 초행길 운전은 안전이 보장 안 되니 그런 곳만 골라 단품 패키지여행으로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또한 안전하고 즐거운 관관의 지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클라이스트처치에서 마운틴 쿡으로 향해 여행을 시작하면 시내를 벗나나면서 왼쪽으로 마운틴 쿡의 정상이 만년설로 뒤덮힌채 보인다. 뉴질랜드의 맑은 공기 덕분에 몇 백Km도 가늠이 될 정도로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공해에 뒤덥혀 가시거리가 짧은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뉴질랜드 남성 여행의 키포인트는 인내와 여유인 것 같다. 몇 시간을 차로 달릴 때는 특히 그렇다. 마치 이웃처럼 생각해야 지루하지 않게 남선 여행을 즐기는 팁이 될 것이다,

마운틴 쿡에 가까워지면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호수가 나타나고 아주 작은 돌로 지은 교회가 길 옆으로 나타난다. 여기가 바로 긴 여정에서 잠깐 쉴 틈이 주어지는 아름다운 뷰포인트이다.

'선한목자의 교회'라고 이름지어진 이 작고 예쁜 교회는 뉴질랜드 개척기부터 이용하던 교회로 양몰이 개를 기념해 양몰이 개의 동상이 서 있고, 일반인들에게 개방이 되어있지만 보통의 관광지같이 분주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조용해서 이런 곳에서는 나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을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평안함이 절로 생기는 곳으로, 나그네의 마을을 사로잡는다.

뒤로 보이는 데카포 호수는 해발 700m의 높은 곳에 위치한 서던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아 이루어진 특유의 에메랄드빛 호수다. 그 오묘한 빛깔과 너비 20Km에 이르는 넓은 스케일로 다시 한 번 세계적 명소 마운트 쿡을 기억하게 한다.

데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를 이어주는 데카포 운하를 따라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에 취해 이동하면 1차 목적지인 마운트 쿡 등산로 입구에 도달하게 된다.

세계적인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너무 한갓지고 조용해서 혹시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들기도 하는 등산로 입구는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것처럼 자연 그대로의 오솔길이 나 있는데, 2시간 코스라는 팻말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어느 방송에서 뉴질랜드의 정직한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왕복 4시간 코스의 마운트 쿡 등산로 입구에 등정에 불필요한 짐을 모두 벗어 두고 갔다 오면 두고 간 짐들이 고스란히 그대로 있다는 예기를 들은 적 있다. 실제 이 곳에서는 군데군데 다른 사람들의 짐이 그대로 놓인 관경을 목격할 수 있다.

마운트 쿡 등정을 마치고 들린 휴게소에 서면 병풍처럼 웅장하게 드리워진 서던 알프스 산맥 밑의 먼 길을 찾아온 작은 이방인이라는 존재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곳, 졸졸 따라다니는 까마귀와 야생공작새가 이방인에게 또 다른 세계의 평화로움을 선물하는 곳,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떼놓는 여행객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곳이 마운트 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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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구 칼럼리스트
장애인들은 편의시설 미설치 등 사회의 각종 제약으로 인해 여행을 생각하기 힘든 현실이다. 더욱이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만약 해외로 나서려고 해도 정보 부재에 시달리기 일쑤다. 장애인들에게 해외여행과 관련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현재 장애인전문여행사 (주)곰두리여행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장애인 관련 단체 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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