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전경.ⓒ국회방송

1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국감 자리에 수장이 자리하지 않은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6개월간 지속된 원장 공석에 대한 문제부터 개발원이 수행하는 탈시설 사업에 대한 예산,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까지, 그 모든 화살은 원장 대신 자리한 최웅선 원장 직무대리에게로 향하며 진땀을 빼야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 오른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최웅선 원장 직무대리(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먼저 장애인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보건복지부 염민섭 장애인정책국장부터 호명했다. “지금 개발원장 공석이 얼마나 되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염 국장은 “4월 5일 이후 공석”이라며 6개월 가까이 공석임을 말했다.

이에 최 의원은 “개발원 설립 이후 국정감사에 원장이 안 나온 적 있냐. 설립 이후 최장 공석 기간을 채우고 있다”면서 “개발원 같은 경우 우리나라 장애 관련 사업들을 망라하고 복지부가 위탁하는 사업만 해도 17개 480억원이 넘는다. 탈시설, 발달장애인 지원 등 다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의 “임원추진위원회 인선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염 국장은 “장관님이 임명됐기 때문에 조만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화살은 원장 대신 자리한 최웅선 한국장애인개발원장 직무대리에게 향했다.

최 의원은 “탈시설 자립 지원 추진하는 중앙센터 직원이 몇 명이냐. 현재 5명이고, 2개월 전에 2명이지 않냐. 2명이서 탈시설 사업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질타했다. 최 원장 직무대리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예산을 통해 증원이 필요하다”고 답하자, 최 의원은 다시금 “한해 탈시설 인원이 200명인데 수행기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개발원의 예산이 2억60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예산 부족을 꼬집었다.

‘올해 예산 얼마나 제출했냐’는 질문에 최 원장 직무대리는 “제출은 4억3800만원 했고, 정부안에는 3억2600만원이 반영됐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 사진 왼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최웅선 원장 직무대리(오른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같은 장애인 당사자인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지난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유니버설디자인 환경조성사업’ 카드를 꺼내며 “인식 개선 확산이 목표인데, 시작도 못 한 것 같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이 의원은 “주로 사업 내용 보면 홈페이지 운영, 서체 개발 등 탁상적인 사업에 불과하다. 정책을 마련하거나 해외사례 연구, 제도 정립 사항이 없다. 예산만 추진하고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이 의원은 “유니버설디자인은 모든 사람들에게 접근권, 이동권을 보장하는 국제적인 흐름인데 주무부처인 복지부도 의지가 없다”면서 “7월부터 대형마트에 장애인 쇼핑카트 의무화가 됐지만 규격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마트들이 제각각 아무거나 비치해놨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개발원이 편의시설 정책에 대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않냐. 유디 관련해 정책 제도개선에 적극적으로 매진하고 정부에서도 관심 갖고 연구개발에 많은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 염민섭 장애인정책국장은 “공감한다. 지속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 사진 왼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최웅선 원장 직무대리(오른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 또한 장애인의 이동권과 편의시설 문제를 들고나오며 “극도의 업무 태만”이라고 최 원장 직무대리를 압박했다.

조 의원은 “국내 등록된 건축물 723만개 중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 등 편의시설을 갖춘 비율은 2.6%, 18만개밖에 되지 않는다. 제가 근무했던 국립대 4층 건물에도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장애인정책 복지예산이 OECD 회원국 중 꼴찌 아니냐.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등편의법에 장애인에 대한 시설 접근 규정이 있지만, 바닥면적이 제한돼서 일상생활에서 방문하는 편의점, 카페 90% 이상이 편의시설 설치가 면제다. 그러니까 장애인의 활동이 위축되고 자기 생활 반경에서 그냥 생활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 오른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 최웅선 원장 직무대리(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형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자폐성 장애인이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와 동료들의 도움을 받는 장면을 인용해 “발달장애인 가해자 법률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의원은 “발달장애인이 가해자가 된 경우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지원받는 건수는 4년 연평균 411건인데, 상근해 법률지원을 담당하는 변호사가 1명뿐”이라면서 “드라마에서처럼 전문성을 갖춰 피의자의 특성을 잘 살펴 억울한 피해를 막게 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선변호인 풀 형성’ 등을 제안했다. 최웅선 원장 직무대리 또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65세 이상 노인장애인에 대한 정책연구가 부족한 점을, 같은 당 김민석 의원은 개발원이 배포하는 재난안전가이드가 재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현실에 맞게 개정해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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