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본회의장 전경.ⓒPixabay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된 가운데, 국회에 진출한 장애계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은 어떤 활동에 중점을 찍었을까?

장애계 숙원이었던 ‘장애인 활동지원 연령 제한’ 문제가 본회의를 통과하는 쾌거를 냈으며,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의 눈물 섞인 호소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은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제22회 전국장애인지도자대회’를 개최, 총 4명의 장애계 의원들로부터 ‘21대 국회의 핵심과제’를 들었다.

4명의 의원은 장애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국민의힘 이종성, 김예지 의원과 당사자 가족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다.

단, 이날 행사장에는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김예지 의원만 참석했으며, 장혜영 의원은 영상을 통해 공유했다. 최혜영, 이종성 의원은 서면으로 대체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에이블뉴스

■김예지, 점자 사용 개선·장애예술계 대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시각장애인 당사자 의원으로서 무엇보다 점자 사용 환경 개선과 장애예술인 챙기기에 힘을 쏟았다.

김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및 소속기관들의 장애인 의무고용률,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비율 미준수 부분을 꼬집었고, 점자 교과용 도서 등의 오류시정과 영화진흥위원회의 배리어프리 폐쇄형 영화상영시스템 문제점, 문화재청 산하 궁궐과 능을 직접 방문해 훼손된 점자 안내판을 확인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법안 실적과 관련해서는 장애인 관련 법안 총 20건을 포함해 47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1호 법안은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으로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실시 시 장애유형에 맞는 필요와 욕구가 적절히 평가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보조견 인식개선을 위한 공익광고 실시 등이 담긴 장애인복지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해당 법안들은 현재 상임위에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의원이 발의한 공공기관 등의 점자 문서를 요구받은 실적 제출을 의무화하는 ‘점자법 개정안’과 연안항 등 여객시설에 이동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예산 관련해서도 장애 유형별 체육단체 역량 강화를 위한 ‘장애인체육단체 운영지원사업’ 5억원을 증액하는데 성공했다.

김 의원은 “6개월 남짓 시간 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 과제가 산적하다는 것을 절감하다. 좌절하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면서 “올해 발의했던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법안 발의에 집중하면서, 장애예술계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이블뉴스

■장혜영, ‘활동지원 연령제한 폐지·국회 접근성 확보’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장애계 숙원이던 활동지원 연령제한 폐지와 함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의사 중계 시 한국수어 제공 등 장애인의 의정활동 접근성을 위한 노력에 앞장섰다.

장 의원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이후,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은 65세 이후에도 활동지원급여 신청자격이 유지되는 내용을 담았다.

장 의원은 “하루 24시간 제공, 수급권이 없는 장애인도 활동지원급여에 준하는 긴급지원서비스 제공 등이 담긴 내용을 발의했는데, 가장 독소조항인 연령제한 폐지 내용이 국회를 통과했다”면서 “이제 65세 생일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의원은 국회 접근권이 소외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 중계 시 한국수어, 폐쇄자막, 화면해설 등을 제공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그에 앞서 국회 소통과 기자회견 수어통역사 배치를 요구한 끝에, 8월 10일부터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고 있다.

장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국세청 홈택스 웹 접근성 개선 ▲기획재정부 SOC 증액 대비 복지예산 삭감 문제 ▲공공기관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성 시 경영평가 반영 요구 ▲국가생산통계 장애 분리통계 도입 요구 등을 지적했다.

장 의원은 “가장 중요한 3대 의제인 탈시설이 중요한 입법 목전에 와있다. 탈시설지원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안에 담기지 못한 하루 24시간 활동보조, 긴급활동지원, 자부담 폐지 등도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에이블뉴스DB

■최혜영, ‘사각지대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문제 수면위’

척수장애인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판정을 받지 못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들의 문제를 수면위로 올렸다.

CRPS 환자와 그의 어머니를 국감 참고인으로 요청해 “CRP는 분명히 장애다. 계속 외면하지 말고 도와달라”는 눈물 섞인 호소를 생생히 전달한 것.

또한 장애계 이슈인 장애등급제 폐지 2단계를 우려하며 “보행상 장애라는 의학적 기준을 유지하고, 대상자 확대 규모 또한 적은 것은 등급제 폐지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 의원은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장애아동지원센터를 전문성 있는 특정 기관에 위탁하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 개정안’과 ‘장애아동 복지 지원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해 통과하는 쾌거를 남겼다.

최 의원은 “내년에는 장애인당사자주의 관점에 입각해 장애인의 이해와 필요가 반영된 실질적인 장애인 법과 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에이블뉴스DB

■이종성, ‘코로나19 장애인 돌봄 사각지대 피력’

장애인복지전문가이자 지체장애인 당사자인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돌봄 공백을 겪은 장애인과 그 가족의 문제를 거듭 꼬집었다.

먼저 이 의원실이 전국 장애인복지시설 1391개소의 운영현황을 조사, 장애인복지관의 휴관율은 91%, 장애인주간보호시설 휴관율이 50%에 달해 공공 복지서비스의 마비 상황을 객관적으로 증명했다.

또한 중증자폐성 아들을 둔 장애인 부모를 국감 참고인으로 불러 고통의 심각성을 국민과 정부에 알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의 부실함, 추경편성을 위해 발달장애인 돌봄 예산을 삭감한 정부의 실책 등을 지적하며 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장애인 관련 법안 발의는 총 16건으로, 특히 ‘장애인 차량 LPG 지원제도’를 재도입하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등이 장애계 주목을 받았다. 이중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4개 법안으로, 장애인 학대 관련 내용이 담긴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장애인 등의 공연 관람 안전을 확보하는 ‘공연법 개정안’ 등이다.

이 의원은 “앞으로도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정파에 치우치거나 특정 유형, 단체의 입장만 고집하지 않고 장애인 복지 전반에 걸쳐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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