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CBS 장나래 기자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어 보호시설 대기인원만 16명...충북도 "자립 돕는 시설 꼭 필요"

장애인 성폭력의 상당수가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한정된 보호시설조차 말 못할 사연이 넘쳐나 피해자들이 갈 곳 없는 처지에 놓였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량 머물며 심리 치유 등을 하는 충북 유일의 보호시설인 충북 청주의 '모퉁잇돌'

하지만 입소자 12명 가운데 절반 가량은 이미 성인이 됐거나 치유를 마치고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가해자가 있는 가정으로 되돌아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독립해 혼자 살아가기는 더더욱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길게는 4~5년 가량 머무는 사례까지 생겨나면서 이 보호시설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또다른 피해자들까지 생겨나는 악순환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 보호시설의 대기인원은 무려 16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다행히 다른 지역 기관이라도 찾았지만 상당수는 사각지대에 놓여 별다른 보호조차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충청북도가 전국 최초로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공동생활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나서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충청북도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 성폭력 재피해율은 일반인의 10배가 넘는 54.3%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며 "중증장애인 피해자들은 보건복지부 소관시설이라도 이용할 수 있지만 성폭력의 경우는 중증보다는 경증 장애인들이 피해를 많이 당해 이들을 위한 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5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난해에만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가 4,000명에 달했지만 보호시설은 단 8곳에 불과하다.

보호시설 입소자의 45% 가량이 가정 내 피해자라는 점에서도 이미 갈 곳을 잃은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자립 시설 건립은 또다른 삶의 희망을 품게 하는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일이다.

충청북도 변혜정 여성정책관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이달 말에 기획재정부 심의를 통과하면 전국 최초로 만들어져 각지에서 자립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입소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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