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경 전북장애인심부름센터 대표.

▶송경태 발행인(이하 송 발행인) : 바쁘신 와중에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우선 독자들에게 인사말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원경 대표(이하 김 대표) : 독자여러분 반갑습니다. 금년 겨울은 너무나도 추운 한 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찾아왔고 꽃들은 제각기 화사한 모습으로 우리들 곁에 와 있습니다. 아무리 매섭고 추운 겨울이라 할지라도 모든 만물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모진 겨울을 이겨내고 움을 틔우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우리들의 자리에서 항상 새로운 마음과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희망을 가지고 금년 한 해를 시작하였으면 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라면서 인사를 드립니다.

▶송 발행인 : 평소 대표님의 생활신조와 철학은 무엇인지요.

▷김 대표 : 제 인생의 좌우명은 ‘삼고’입니다. 여기서 삼고는 세 가지 '고', 즉 苦(쓸 고)․高(높을 고)․考(생각 고)를 말합니다.

세상을 사는 어느 누구도 넘어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시각장애인으로서 넘어지고 엎어지고 쓰러지기를 수없이 해왔습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생의 쓴맛을 우리는 맛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새로운 이상, 더 높은 생각을 하며 제 자신을 다스리며 살아왔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장애인들은 자신의 삶 안에서 비장애인들보다 더 많은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힘찬 모습으로 이 사회에서 자신 있게, 용감하게 나설 때 진정한 복지사회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송 발행인 : 어떻게 장애인심부름센터를 운영하게 되셨는지 그 계기가 궁급합니다.

▷김 대표 : 1980년까지만 해도 시각장애인들이 혼자서 외출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힘든 때였습니다. 버스를 탄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택시를 타려고 해도 시각장애인을 태우면 ‘재수 없다’라는 이유로 승차거부를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이 외출을 위해 혼자 힘으로 위험한 도로를 나선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얘기였습니다.

경제성장을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복지는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있던 그 시절,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문제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를 중심으로 심부름센터 설치를 위해 시각장애인의 힘을 모으게 되었고, 1999년에 이르러 시각장애인의 이동 및 심부름을 위한 심부름센터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전라북도 14개 시․군 전 지역에 심부름센터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송 발행인 : 전라북도장애인심부름센터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대표 : 장애인심부름센터는 처음에 시각장애인심부름센터로 시작해서 이후 모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심부름센터로 명칭을 변경하였습니다.

장애인심부름센터는 이동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에게 차량 운행을 통해 직장 출․퇴근 및 외출 보조 등 이동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의 사회활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 내 장애인의 사회 통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송 발행인 : 올 해 특별히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이 있으신지요.

▷김 대표 :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이용자들의 욕구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이동만을 돕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욕구를 파악하여, 심부름센터를 이용하고자 하는 장애인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로 최상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은 물론, 낙후된 차량의 교체 등 서비스 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송 발행인 : 센터와 직원 현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죠.

▷김 대표 : 1999년 4월에 장애인복지시설설치 승인을 받아 ‘전라북도장애인심부름센터’운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2001년 군산을 시작으로, 그리고 2008년 장수를 마지막으로 전라북도 14개 시․군에 모두 심부름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습니다.

2011년 4월 현재 심부름센터에 종사하고 있는 직원은 센터장을 포함하여 모두 6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송 발행인 : 그동안 센터를 이끄시면서 보람되거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요.

▷김 대표 : 혼자서는 외출을 할 수 없었던 시각장애인들에게 편안하게 세상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었습니다.

타인의 도움없이 스스로 이동한다는 것은 장애인에게 자립 의지는 물론 자존감을 회복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이 많지 않아 수요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차량이 한 대뿐인 군 지역의 경우에는 이동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지역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차량은 한 대뿐이어서 예약을 많이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정말 안타깝고 아쉬운 일입니다.

▶송 발행인 : 올 해 안에 꼭 이루고 싶은 센터의 일과 개인적인 일은 무엇이신가요.

▷김 대표 : 좀 전에도 언급했듯이 대중 교통이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차량이 한 대밖에 없는 군 지회의 차량을 증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송 발행인 : 마지막으로 장애인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대표 : 저는 지금까지 평생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수없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장애 당사자로서 동료의 아픔을 같이 껴안고 서로 의지하며 장애인들과 언제나 같이 하고자 노력했던 모습이 가장 저의 진심된 자세일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 모두는 힘이 들고 어려울 때마다 더 높은 생각으로 우리 스스로를 다스리며 인생을 설계하고 가꿔야 할 것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모든 힘을 다 바쳐 장애인의 동료로서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하며 같이 나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정리/전북장애인신문 송경태 발행인,안정아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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