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열린 ‘우리 함께 가요! 강천산 트래킹’ 행사에 참석한 대구 지역 장애인들. ⓒ박종태

전남 순창군이 지난 11일 강천산 군립공원에서 대구지역 장애인을 초청, ‘우리 함께 가요! 강천산 트래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지체장애인협회 회원 등 대구지역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참여했고 순창군 신동원 부군수, 순창군의회 이기자 의장 등 외빈도 함께했다.

참여자들은 오후 1시 국악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진행된 공식행사를 마친 뒤 강천산매표소→병풍폭포→강천사→현수교를 왕복하는 4.3km(왕복) 구간의 강천산 트레킹에 나섰다.

매표소를 출발해 삼림욕장~강천사 5층석탑~현수교~구장군폭포로 이어지는 구간은 급경사가 없이 평탄하고 넓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 누구나 등산을 즐길 수 있다.

바닥에는 나무로 된 데크로드 길이 아닌 황토와 모래가 깔려 있어 걷기 편하며 휠체어사용 장애인들도 전혀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길다는 1.6km의 삼림욕장과 높이가 120m에 달하는 3단 폭포인 구장군폭포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어 등산 코스로 손색이 없었다.

특히 문화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바위마다 얽힌 설화와 더불어 자생하는 단풍나무, 떼죽나무, 메타쉐콰이어 등 수목에 대한 특징을 들을 수 있었으며 장애인들은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고 숲길을 걸으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순창군이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한 점이 느껴졌다. 하지만 장애인화장실은 장애인 편의가 미흡, 옥에 티였다.

강천산 입구 매표소 앞에 있는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중간에 공용으로 설치됐다.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반면 내부는 일부 문제였다.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이 없으며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위치에 설치됐고, 세면대 양쪽 손잡이는 모두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트레킹 구간 중간에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다. 출입문은 공통적으로 접이식이며, 여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부서져 있었다.

트레킹 구간 중간에 마련된 음수대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접근할 수 없다.

이 같은 사항을 꼼꼼히 적은 순창군의회 이기자 의장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장애인화장실과 음수대를 이용할 수 있게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순창군 신동원 부군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종태

순창군 신동원 부군수, 순창군의회 이기자 의장, 장애인 등이 테이프를 컷팅하고 있다. ⓒ박종태

강천산 트레킹에 나서고 있는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박종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폭포수 앞 다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태

자원봉사자들의 경사진 길에서 휠체어를 끌어 주고 있다. ⓒ박종태

음수대 주위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이용하기 힘들다. ⓒ박종태

강천산 입구 매표소 앞에 있는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은 중간에 공용으로 마련됐다. ⓒ박종태

매표소 앞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이 없으며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위치에 설치됐고, 세면대 양쪽 손잡이는 모두 고정식으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했다. ⓒ박종태

트레킹 구간 중간에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다. 출입문은 공통적으로 접이식이며, 여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부서져 있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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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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