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해외연수를 마친 ‘장애청년드림팀 9기’가 본격적인 OB활동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한빛맹학교 4층 강당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다. 강당에는 6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이날 행사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후원하고, 드림팀 청년들이 직접 준비한 프로그램들로 오후 1시부터 4시 20분까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 단연 돋보였던 건 영화 상영이었다. 자막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외국영화를 관람하기 힘들다. 이를 안 드림팀 청년들은 어린 학생들을 위해 일일 성우로 변신해 ‘드레곤 길들이기’란 영화를 즉석에서 더빙하며 열연했다.

주인공 히컵 역을 맡았던 신홍규 씨는 “주변에 있는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여쭤보니 외화를 보는 걸 아이들이 어려워하고, 또 보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영화더빙 봉사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영화더빙은 학생들에게도 힘든 도전이었다. 그것도 2시간 분량의 영화를 즉석에서 더빙한다는 건 프로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히컵의 아버지 스토이크 역의 박상현 씨는 “처음엔 정말 당황스웠다”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청년들은 바쁜 시간 속에서도 틈틈이 만나 연습했다. 행사 당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나와 리허설을 했다.

다행히 처음 시도한 영화더빙에 학생들도 만족했다. 옆에 앉았던 학생의 얼굴에선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는 “외국영화를 이렇게 재미있게 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중고등부 수학교사인 안승준 씨는 “학생들이 그런 식으로 외국영화를 본 것이 신기하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영화 상영을 마치고 지하1층에 있는 식당에 들어서자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청년들이 학생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라볶이가 한상 가득이었다. 이어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털모자를 나눠주는 시간도 가졌다. 안 씨는 “학생들이 모자와 간식에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재활협회에서 드림팀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신정미 선생님은 “단순한 봉사가 아닌 재능기부 봉사였다는 점과 더빙준비가 잘 돼있어 성공적으로 행사를 끝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이들 수가 적었고, 영상이 중간에 끊기는 부분이 개선돼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들어냈다. 이어 “다음엔 꿈과 비전을 더 많이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봉사활동 첫 순서로 진행됐던 장애인재활협회 사업 설명 시간에 한수정 선생님은 ‘두드림 사업’을 소개했다.

이 사업은 이루고 싶은 꿈이 있지만 여건이 어려워 표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장애가정청소년들을 지원한다. 이들이 두드림에 신청해 선정되면, 꿈을 향해 가는데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는 것이다.

신청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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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용 칼럼리스트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중앙일보 대학생 페이스북 페이지 ‘나도 칼럼니스트’에 5년간 기명칼럼을 연재했다. 2013년 12월부터 1년 간 KBS <사랑의 가족> 리포터로, 2017년 5월부터 약6개월 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며 장애 문제를 취재해 사회에 알리는 일을 했다. 장애 청년으로 살며 느끼는 일상의 소회와 장애 이슈에 대한 생각들을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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