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네티즌비례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일세 후보. 이 후보가 만약 국회에 진출하게 되면 전동휠체어 국회의원 1호가 된다. <에이블뉴스>

총선인터뷰/민주당 네티즌비례대표 이일세 후보

“나는 여야를 떠나서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당사자가 단 한명이라도 더 나와야된다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에서도 많이 돼야하고, 한나라당에서도 많이 돼야한다. 그 사람들끼리는 같은 공감대가 만들어지지 않겠나?”

민주당 네티즌비례대표에 출마해 18일과 19일 예비선거를 치르는 중증장애인 이일세(남·42·지체장애1급·기호 10번) 후보의 현 상황에서 장애인정치세력화에 대한 소신이다. 인터뷰 내내 여러 차례 그는 “당을 떠나 장애인들이 많이 들어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일세 후보는 장애인대표에게 지금까지 어느 정당도 비례대표 자리를 내주지 않은 것에 대해 각 정당에 강력한 비판도 쏟아냈다. 또한 그는 장애인특별위원회가 상설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개탄하기도 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그는 최근 여성 50% 할당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여성계와 비교하며 장애인계에 대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비판은 그동안 정당생활을 하며 장애인위원회 상설화에 대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다른 정당의 장애인 후보들보다 빨리 본격적인 선거를 치르고 있다. 18일과 19일 예비선거에서 총 15명의 본선 후보자가 가려지며, 예비선거 이후에는 오는 26일과 27일 본선거를 치루게 된다. 총 22명의 공식 후보들을 제치고 1등이 되면, 비례대표 10번을 할당받게 되는 것이다.

이 후보는 “장애인인구가 450만, 500만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1만명만 도와줘도 충분히 당선될 수 있다”며 “장애인 후보가 나 혼자로 줄여줬으니 좀 많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미 지난 16대 총선에서 한번의 실패를 겪은 이일세 후보. 이 후보는 전동휠체어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초 중증장애인이다. 과연 이일세 후보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제17대 국회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한편 이일세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도백화점 건물에 위치한 열린세상국민문화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약 한 시간동안 진행됐다. 최근 탄핵정국과 관련의 이일세 후보의 입장은 그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에 어떻게 지내나?

바쁘게 지낸다. 요즘 자주 나오는 단어지만, 정말 ‘올인’을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하루 일과를 소개해주신다면?

장애인단체 종사하시는 분들을 만나기도 하고, 네티즌 비례대표 토론회 등으로 바쁘기도 하다. 앞으로 예비선거(18일, 19일)가 있고, 예비선거 후에 공식적인 온라인, 오프라인 선거운동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장향숙씨 인터뷰를 하면서 엘리트 장애인에 대한 정치진출 이야기가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나? 일단 이 부분부터 정리를 해 달라

나는 장향숙씨와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다. 나는 그분도 잘 알고 존경하는 분 중에 한 분이지만 내가 주장해온 부분은 장애인들이 다양한 부분에서 인재들이 많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다. 학교 강의를 할 때나 인터뷰 할 때, 글을 쓸 때 항상 이렇게 이야기해왔다.

우리나라 장애인들이 능력이 있어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더 힘든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한 강연을 하면, 젊은 사람들한테 사회복지만 공부하지 말고, 문학공부만 하지 말고, 그림공부만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물론 재능이 있어서 그런 공부를 한다면 그건 당연한 것이다. 이건 장애인이고 비장애인이고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까지 장애인들이 그림을 그리고, 공예를 하는 것은 교육의 기회나 사회진출 기회를 갖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해왔던 것이다.

미국에서 많은 한국인 장애인들을 봤는데, 대학교수 중에도 휠체어를 탄 사람이 많고, 월스트리트에서 정말 잘 나가는 증권브로커를 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내고 있는 장애인들이 굉장히 많다.

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이동권 제약을 받고, 취업하기가 어려우니까 대부분 안 들어온다. 그래서 그 당시 나는 그 사람들을 심하지는 않지만 비난도 했다. 당신 같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이런 장애인이 이렇게 똑똑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지 않겠는가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지금은 글로벌 시대인데, 우리나라에 들어가는 것만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서든지 자기 역할을 잘하고, 대한민국에 대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것도 충성이고, 자기들이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 때는 부담스럽게 받아들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들의 맘을 이해한다. 우리나라에서 엘리트장애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 엘리트장애인들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 잘 모르겠지만….

휠체어 탄 펀드매니저도 나오고, 지휘자도 한명 나오고, 고위공직에도 다양한 장애를 갖고 계신 분들이 들어가는 등 각계 계층에서 비장애인 못지않게 활동을 한다면 굳이 억지로 장애인 인식을 개선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인식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장애인들이 더 공부 많이 하고, 비장애인보다 더 노력해서 각 분야에서 능력이 되는데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가나 사회의 책임이다. 그런 능력을 갖췄다면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2%이상 고용을 이야기하는데, 2%의 사람들이 현재 단순한 일밖에 못하고 있다. 대기업의 기획실 등 핵심브레인이 가는 데는 못가고 있다. 이렇게 숫자만 맞추는 것도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뛰어난 장애인들이 많이 나와서 다양한 곳에 진출해야한다.

정말 어디 가서도 장애인 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한다. 내가 장애인으로 20년 살았지만 지금도 길거리에서 휠체어 탄 장애인보면 반갑다.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휠체어 탄 사람이 돌아다니고, 장·차관도 나오고, 대기업 이사도 나오고 한다면 그 사람을 우습게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물론 이건 비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엘리트도 있을 수 있고, 공부가 안되는 사람은 다른 부분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엘리트장애인은 안 되고, 아닌 사람은 되고 하는 흑백논리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춘다면 정말 능력을 두 배 세배를 갖춰야한다. 내가 미국유학 갈 때 단지 하나 바랐던 것은 사람답게 살자, 한 집안에서 맏아들 노릇은 하고 살아야하지 않겠는가라는 욕심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한심한 장애인이었을 뿐이다.

공부를 더 하고 안 하고 거기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른 생각을 갖고, 능력에 따라서 공부를 많이 할 사람은 그 만큼 교육의 기회를 주고, 기술에 재능을 갖고 있으면 그런 곳에서 두각을 내면 훨씬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엘리트 장애인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장애인대표가 누구냐’라는 얘기를 하면서 나오는 것 같다. 후보자들이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장애인들을 얼마나 대변할 것인가라는 궁금중도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민주당을 창당할 때 창당 멤버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처음 들어갈 때 영입을 담당 인사들은 장애인대표, 인권대표로 생각하지 말고, 당신은 의회정치를 공부했으니까 그쪽 전문가로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 자신은 받아들인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장애인대표로 영입된 것은 아니지만, 언론에서 인권, 장애인대표 ‘이일세’라고 말을 했다. 그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실제 당에 들어가서는 정책위원회, 정강기초위원회 등에서 당의 강령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장애인대표성이라는 것이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 된다는 논리로 보면 안 된다. 그 때 얘기를 하지만, 그렇게 창당을 하면서 비례대표 이야기가 쭉 나왔다. 그런데 모 신문에 이런 내용이 한번 실렸다. ‘과연 이일세라는 사람이 장애인단체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느냐’라고 나왔다. 기사를 보고 ‘그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단체의 대표성을 지녀야하는가?

그런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장애인계가 양대 산맥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 분들이 어떤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라도 굉장히 서로 부딪치는 부분이 많았다. 법안통과 문제 등 서로 마찰이 많았다. 그러한 과정을 보면서 나는 어느 단체에도 소속하지 말아야겠다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웠다. 물론 그러한 단체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의도 들어왔었지만, 이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하고 다르다고 생각했다.

단체에서 강의를 와 달라면 가고, 칼럼을 써달라고 하면 쓰고, 그저 원만한 관계는 갖고 있지만 깊숙이 개입한 적은 한번도 없다. 내가 할일은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등이라고 생각했다. 열린세상국민문화운동본부를 만들 때도 장애인들을 위한 많은 단체들이 장애인들의 권리나 이익을 위한 투쟁을 잘하는 것 같았다. 그런 것 하는 데는 충분히 많으니까 내가 그 틈새에 끼어서 그런 것 까지는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순수하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나서 좋은 일하자는 생각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일은 저소득층 장애인들이 집밖에 바람 한번 쐬러 나가기 쉽게 계단 없애주고, 화장실가서 샤워한번 시원하게 할 수 있게 턱 없애주고 문 넓혀주고 샤워시설 달아주는 등 일상생활의 편의를 도와주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그런 일을 하고 싶다. 궁극적으로 다른 단체들이 장애인에 관련된 권리 주장을 할 때 그게 타당하다면 동의를 하지만, 우리 단체에서 목표로 하는 것은 이러한 부분이다.

장애인대표라고 해서 단순히 장애인만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조금 자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대표성을 가진 사람이면서도 의정활동을 다른 의원 못지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법안을 올리고 조율해나가는 과정에서 장애인 관련법만이 아니라 국회가 이성적인 국회로 갈 수 있는 선거법, 정치자금법 등에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들어가야 되고, 거기에 대해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능력은 돼야한다.

그저 장애인대표는 장애인 인권만 죽어라고 외치고, 딴 사람들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손만 드는 거수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직능 비례대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충족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이성재 전 의원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분은 율사 출신이니까 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알았다. 뭐 그 분이 훌륭하다는 말이 아니라 의정활동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장애인의 대표가 돼서 장애인의 권익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최소한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을 하려면 다른 분야에서 다른 의원들 못지않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돼야한다는 것이다.

이일세 후보는 "당을 떠나 한 명이라도 장애인 국회의원이 더 나와야한다"고 시종일관 강조했다. <에이블뉴스>

본격적인 선거를 앞두고 있다. 어떻게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이번에 내가 하는 것은 네티즌 비례대표다. 장애인대표를 뽑는 것이 아니다. 각 당들 사이에서 정치적인 이익이나 그런 굉장히 복잡한 역학관계가 형성이 돼 있다. 대통령 탄핵문제도 그렇고, 각 당이 어느 정도 득표를 할지 등.

최근 선거법이 통과돼서 비례대표가 56명이 됐다. 솔직히 말해서 내 생각은 이렇다. 어느 당에서 장애인을 얼마나 배려해줄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한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가 15명이라고 계산을 해보면 그중 여성이 반이다. 남는 것은 7석 정도다. 그러면 남녀 비례대표 한 명씩을 배려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정말 고맙지만….

나는 여야를 떠나서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당사자가 단 한명이라도 더 나와야된다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에서도 많이 돼야하고, 한나라당에서도 많이 돼야한다. 그 사람들끼리는 같은 공감대가 만들어지지 않겠나?

그런 생각에서 많은 분들이 됐으면 좋겠는데, 결재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는 것이다. 지난번에도 나는 당선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당일 아침 신문에도 나왔었다. 어느 당에 전직 총리급정도 얼굴을 내세울 사람을 영입하는데 그 사람이 나 전국구 앞 번호 달라고 하면 줘야 되는 것이다.

정말 쟁쟁한 사람들을 배려하다보면 과연 장애인대표가 몇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가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또 당선권에서 조금 밀린 거기에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당에서 여성 장애인을 바란다고 한다. 여성은 어쩔 수 없이 해줘야하니까 여성이면서 장애인이면 너무 좋겠다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계산을 해보니까 잘하면 15~16번 받겠구나 생각한 것이다.

네티즌비례대표는 네티즌들이 한 명을 뽑아서 그 사람을 비례대표 10번에 집어넣고, 순번 5명은 중앙위원에 집어넣는다는 것이다. 승산이 있다고 봐서 도전했다. 지난번처럼 멍청히 기다리다가 뒤통수 맞지 말고 이번에는 내 힘으로 해보자, 나를 도와주시는 주위 분들, 나를 도와주시는 단체들과 함께 해서 내 힘으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약도 내가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에 분명히 장애인에 관련된 일을 소홀히 하지 않겠지만, 장애인공약만 내세울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비장애인 네티즌 선거인단이 훨씬 많은 숫자니까….

네티즌 비례대표라는 제도가 우리 장애인들한테는 정말 찬스라는 생각이 든다. 이걸 통해서 한 자리는 그냥 먹고 들어가고, 그리고 장애인대표성을 지닌 분들이 이당 저당에서 나오면 좋은 것이다. 장애인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야한다.

장애인 인구가 450만, 500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1만 명만 들어와도 당선이다. 그렇게 해서 장애인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하는데 이게 생각대로 뜻대로 잘 안된다.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

이영자 후보가 내 사이트에 글을 올려주셨다. 꼭 진출하셔서 내 몫까지 잘 해달라는 글을 올리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아니라 또 다른 중증장애인이 왔는데, 누구든지 한 명이라도 더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장애인들이 이럴 때 단합된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물론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저 윗선에서 공천심사위원회든 그 사람들이 번호 매겨주는 대로 가는 것이 아니다. 정말 선거에 의해서 된 사람은 말 빨이 다른 것이다. 그런 식으로 되면 좀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휠체어 탄 사람은 왔다갔다만 해도 많이 바뀐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왔다갔다하니까 화장실도 고쳐주고 경사로도 만들어주고 그러더라. 이렇게 자연스럽게 됐으면 좋겠는데, 많이들 도와주셔야할 것 같다.

네티즌 비례대표에 출마하면 일반 비례대표에는 신청을 할 수 없는 것인가?

아직 잘 모른다. 다른 당에서는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받았지만, 민주당에서는 아직 얘기가 전혀 없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이야기가 없다.

김성재 총선기획단장과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만났을 때, 김 단장이 장애인대표 비례대표 보장에 대해 확답을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나 이외에도 다른 훌륭한 분이 장애인계 몫으로 여성이든 남성이든 한 분이라도 들어갔으면 좋겠다.

정치를 하면서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은 적이 있었나? 이번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이러한 부분들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편의시설이 안 돼 있고, 교통이 안돼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행사에 참석할 수 없는 부분들은 너무 많았다. 보통 많았던 것이 아니다. 민주당 창당을 하면서 당 홍보를 위한 지역이나 단체 간담회를 할 때 장애인이니까 못 왔을거야하는 이야기를 안 들으려고 비장애인 못지않게 쫓아다니려고 노력했다.

남들은 비행기 타고 갈 때, 남들은 새마을호 한량 두량 빌려서 폼 잡고 갈 때, 나는 내 차타고 뒤쫓아 가느라고 고생했다. 분당 새마을 연수원 같은데 계단이 너무 많아서 못 간적 상당히 많았다. 국회에도 계단이 굉장히 많다. 그 당시에도 거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신문에 칼럼을 쓰고 했지만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휠체어 탄 국회의원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분명히 고쳐졌을 것이다. 안 고쳐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전에 이성재 전 의원이 있을 때도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한다. 주차공간도 많아지고….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한 명이라도 더 가야 많이 바뀔 것 같다.

이번 비례대표 1차 토론회에도 참석을 못하셨는데…

누차 나는 휠체어 탄 사람이니까 장소에 대해 신경을 쓰라고 얘기했지만, 딱 갔더니 토론장소가 몇 번 꺾어져서 내려가는 지하실이었다. 그래서 1차 토론회는 참석을 못했다. 나는 전동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4명이 들고 내려가도 힘들고,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스스로 보이콧을 했다.

미리 요청을 한 상태였나?

여러 번 했다. 민주당측에서 공식 사과하고, 그 다음날 토론회 할 때는 나에게 모두 발언 기회를 주고, 다음부터는 다시 안 그러겠다는 것을 홈페이지에 공식으로 글을 올려놓았다.

그런데 섭섭한 부분이 있다. 정식 후보로 돼 있는 비장애인 중에도 장애인 쪽에서 일을 한다는 사람이 상당히 있다. 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람이 상당히 있는데, 그 사람들이 최소한 한 후보가 휠체어 때문에 못 가는 장소라면 우리도 안 된다고 나올 줄 알았다. 장애인관련 신문에 뭐 라는 사람 등 결국 입으로만 하는 사람들이다. 보기만 좋게 장애인 관련된 일을 한다고 약력에 경력에 써놓은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더 나쁜 사람들이다.

물리적인 장벽이외에 다른 장벽은 없었나?

사실 개인적으로 주장하던 부분이 관철되지 못했던 부분이 인권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것이다. 나는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사람이 여러 명이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여성단체들이 조직적으로 잘 움직였다.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다. 장애인단체들은 그러지 못한다. 16대 총선 때 정말 똘똘 뭉쳐서 30% 받아냈고, 이번에 50% 받아냈다. 장애인단체들은 지금 받아냈나? 노력해보겠다는 것일 뿐이다. 여성들은 분명히 50% 들어간다.

인권위원회 위원 임명하는데도 법 조항에 여성은 몇 명이라고 들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장애인도 한 명은 들어가야 된다고 법조항에 넣어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는데도 안 됐다.

결국 인권위원 11명 중 8명이 법조계 출신으로 채워졌다. 결국은 법조계 밥그릇 늘려준 것이다. 그 사람들이 뭘 알겠나? 장애인을 대표하는 사람 한명 들어가고, 노동계를 대표하는 사람 한 명 들어가고 해야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겠나? 이 문제에 대해 일간지에 칼럼도 많이 쓰고 했는데, 결국에는 법조계 사람들이 채워진 것이다. 그 사람들이 인권의 마지막 수호자라고 얘기를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한번 정계를 은퇴하신다고…

아니다. 나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당무위원 사퇴하겠다고 한 것이다. 장애인위원회가 상설위원회가 돼야한다고 그렇게 소리를 외쳤는데 안됐다. 현재 3당 모두 상설로 돼 있는 데가 없다. 비상설위원회 위원장은 아무 것도 없다.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래서 당직을 사퇴한다고 했지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한 적은 없는데, 신문에는 아쉽게 중증장애인이 정계를 떠났다, 은퇴했다고 나왔다. 나는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 민주당을 탈당한 적도 없었다.

턱없는 세상, 차별없는 세상, 아픔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이일세 후보. <에이블뉴스>

지금 민주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지금은 공석이다. 지난 대선캠프에서 이성재 전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다가, 그 분이 공공기관으로 가시면서 지금은 공석이 됐다. 지금은 공중에 뜬 상태이다. 장애인 현역의원이 나오면 상설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회의 한번 한 일도 없다. 방도 없고, 전화도 없다. 명함에만 위원장이라고 찍는 것이다. 부위원장 25명도 마찬가지다. 모두 명함 찍으라고 만든 직책밖에 안된다.

비례대표 제도화, 당내에 장애인특별위원회를 상설화시키는 문제 등 장애인이 정치진출을 위해서 제도화시키는 부분이 필요한 것 같다. 장애인정치세력화에 대해서 한 말씀 해 달라

나는 이번 총선에서 장애인당사자가 얼마나 진출할지 모르겠지만, 교섭단체가 되는 각 정당에서 장애인위원회는 상설화가 돼야한다고 본다. 그래야 정부 측과 정부와 관련된 부처들과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상설위원회는 있으나 마나 한 기구다. 교섭단체가 되는 정당에서는 합법화해야 된다고 본다. 지금 분위기로는 될 것 같기도 하다. 지난번 보다는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장애인들이 굳이 정치세력화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무섭다. 장애인들이 많이 국회에 진출해서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하고, 제도를 바꾸고, 법률을 바꿔나가는 사람들의 집합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돼야한다고 본다. 아까 말했지만 여야 떠나서 한 명이라도 더 되면 우리끼리는 말 통할 것 아니겠는가?

장애인 비례대표 제도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미국에서 장애인특례입학제도가 없다.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해야 되는가? 장애인들이 굳이 부족하지도 않고, 기회가 없었던 것뿐인데…' 이렇게 반대하는 글도 썼었다. 그런데 들어와서 보니까 어쩔 수 없겠구나라고 인정하게 됐다.

지금까지 장애인들이 워낙 기회도 못 받아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당분간 어느 정도 될 때까지는 장애인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필요하겠구나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이 이제 외국처럼 조금 더 지나면 지역구에서 더 많아지면 좋아질 것이지만 그때까지는 이 제도를 가야 되는 것이다. 그것과 맞물려서 장애인도 우리 인구의 10%이니까 우리도 10%는 받아야 되지 않겠는 가라고 접근하는 것이 옳다. 장애인단체들이 정말 똘똘 뭉쳐서 가면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니까….

장애인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고, 포부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나도 중도 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사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내가 장애인이 되어보니까 정말 우리나라가 장애인들이 살기 참 어려운 나라구나라고 많이 느꼈다.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사회나 정부가 변화하고 있는 데에는 부족하지만 감사하다는 생각도 한다.

장애인들이 좀더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는 반드시 공부나 취업만이 아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길거리 나가봐야 휠체어 탄 사람들을 별로 볼 수 없다. 그렇게 휠체어 장애인들이 많지만….

그래서 큰 건물들에 장애인 편의시설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는데, 너무 안 써서 고장나는 경우도 있다. 장애인들이 조금 힘들더라도 백화점에도 나가고, 극장에도 나가서 그래서 주위사람들이 내 주위에도 장애인들이 많았었지 하는 인식을 만들어야한다. 이렇게 바뀌어져 나간다고 생각한다.

장애인들, 어렵지만 밝게 사는 사람들 같다. 내가 다치고 나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것이다. 정말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부나 사회에서 기회를 더 주어야겠지만, 장애인들이 공부 많이 해서, 자기의 능력을 계발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포부도 한 말씀…

됐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장애인들은 같은 아픔과 같은 어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나밖에 후보가 없다면 도와줬으면 좋겠다. 장애인이 되어보지 못하면 부모고 배우자고 그 어려움을 알지 못한다. 당해본 사람은 그것을 안다. 하지만 뭐 사람이 워낙 잘 변하니까, 혹시 국회에 가서 도둑놈이 될지 그건 모르겠지만, 아니 그건 절대 아니겠지만, 지금 마음은 그렇지 않으니까, 내가 어렵게 살아봤으니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탄핵정국에 대한 이일세 후보의 견해

어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입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슬픈 날입니다.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외치던 정치권은 결국 극단으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그 언저리에 있는 저 자신도 많이 부끄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국민을 위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치인들이 나서야 하는데 여, 야 모두 정치적 사리사욕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불가능을 협의와 합의를 통해 가능으로 이끄는 고도의 종합예술'이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의 정치는 가능한 것까지도 불가능한 것으로 변질시키는 파행의 정치가 되어 버렸습니다.

나만은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나름대로의 확신도 있지만 이 어수선한 정국이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바른정치, 깨끗한 정치를 할 것입니다.

순수한 지금의 마음을 지켜 나갈 것입니다.

믿어 주십시요.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