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서울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지원센터 설립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돌입한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에 8번째 주자로 참여한 차강석씨. ⓒ에이블뉴스

“(마우스 커서) 이게 어떻게 움직이는 거에요?”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로 분주한 23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앞.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리나 행동은 없었지만 유독 눈길을 끌고 있는 이가 있었다.

바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기기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차강석(남, 46세, 뇌병변 1급) 씨다.

이날 차 씨는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서울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지원센터 설립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돌입한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에 8번째 주자로 참여했다.

1인 시위는 지난 2013년 부터 예산 반영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ACC 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 확보를 서울시에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ACC 기기는 매년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의해 꾸준히 보급 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기기를 찾아 신청해야 하고 막상 제공받아도 사용법을 잘 모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개개인에게 꼭 맞는 기기를 심사해 보급하고, 교육, 사후 관리까지 해 주는 ACC센터 수립이 요원한 상황이다. AAC 센터는 지난 2월 열린 서울시 ‘통거버넌스’ 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이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매년 예산반영이 좌절돼 왔으며, 내년 예산 반영도 물 건너 갈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한뇌협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가 의회에 넘길 예산안을 마련하는 시점에서 1억4000만원을 담당 과에서 올렸는데, 긴축재정의 여파로 국 차원에서 좌초됐다.

차강석씨가 신체 중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왼쪽 발로 마우스를 굴려 화면에 표시된 자음과 모음 클릭, 한 글자씩 정성껏 만든 문장으로 ACC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차 씨는 신체 중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왼쪽 발로 마우스를 굴려 화면에 표시된 자음과 모음 클릭, 한 글자씩 정성껏 만든 문장으로 ACC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 씨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인상을 쓰고 힘들게 밥 달라고 말을 하면 사람들은 반찬을 가져다줬다”면서 “4년 전 가족을 떠나 살면서부터는 하나하나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작은 것 하나하나에 어려움이 많았던 차 씨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 것은 AAC 였다. 지금은 AAC를 활용해 의사소통도 강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어려움은 말로다 못하죠. 밥은 주되 숟가락은 주지 않는 격이에요” 자신에게 맞는 기기를 찾고 지원받아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장애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AAC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

차 씨는 “장애인이 자유롭게 AAC를 사용하기 해서는 장애에 맞는 AAC 상담을 통해 전체적인 설계를 해주는 곳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사소통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설립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1인 시위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2시간씩 서울시청 앞에서 한뇌협 소속 회원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진행한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가 서울시 보완대체의사소통(AAC) 지원센터 설립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돌입한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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