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보이보이(여기여기, 이리이리 등)를 외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었다. 눈에는 아이페치(눈을 분대로 가리는 것)와 그 위에 또 안대를 한 사람들이 공을 쫓아다니며 뜨거운 열정을 토해내고 있었다. 이들의 열정 앞에서는 뜨거운 해살도 장애의 벽도 아무런 문제가 되고 있지 않았다.

‘2011 전국시각장애인축구대회’가 지난 16일과 17일 울산 중구 남외동 동천체육관 동편 풀살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이 주최하고 울산시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시각장애인 축구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우애와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는 한마당 잔치다.

경기는 전맹부(시력이 전혀 없는 사람) 6팀과 약시부 6팀이 참가해 리그전으로 진행됐다.

대회에 참가한 인천시축구팀 허석(38세, 시각1급) 선수는 “축구는 단순히 재활이 아니라 운동경기로 시각장애인들도 구기종목으로 팀을 이루어 서로를 신뢰하는 방법과 함께 호흡하는 방식을 깨우쳐 주는 최고의 운동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회에 참여한 한 자원봉사자는 “시각장애인이 축구를 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내가 몰랐던 장애인에 대한 가능성도 알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축구는 5명이 팀을 이루어 경기를 한다. 규칙은 비장애인 풀살축구경기와 동일하지만 전맹부의 경우 선수들이 차는 공에 방울이 들어 있어, 그 소리를 듣고 공을 찬다는 점이 다르다.

울산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허남윤 회장은 “이제 장애인들에게도 스포츠문화가 작지만 결실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도 우리사회와 국가가 장애인체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책이 미흡하다. 앞으로 장애인생활체육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2011년 전국시각장애인 축구대회’ 시작에 앞서 내빈들이 시축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 박경태

*박경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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