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비밀의 집’(극본 원영옥, 연출 이민수)의 기획의도는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쫓는 흙수저 변호사가 세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비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치밀한 복수극’이라고 한다.

우지환(서하준 분)과 남태형(정헌 분)은 친구인데 둘 다 절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우지환의 엄마 안경선(윤복인 분)은 오로지 자식밖에 모르는 순박한 여자인데 설렁탕집 주방에서 일하면서 딸 우민영(윤아정 분)과 아들 우지환을 길렀다. 다행히 아들 우지환이 공부를 잘해서 사시 1차에 붙었고 이제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다.

비밀의 집. ⓒmbc

남태형의 엄마 함숙진(이승연 분)이 ‘와이드’ 대표이고 할아버지 남흥식(장항선 분)이 ‘와이드’ 명예회장인데 갑부다. 여동생 남태희(강별 분)는 ‘와이드’에서 마케팅실 실장을 맡고 있는데 지금은 순한 양처럼 웅크리고 있지만, 자기를 무시하는 엄마와 오빠에게 복수를 꿈꾼다.

백주홍(이영은 분)은 우지환 엄마가 일하는 백가네 설렁탕집 딸인데 의대생이다. 백주홍은 우지환과 연인인데 남태형이 자꾸만 백주홍에게 치근대고 있다.

남태형이 백주홍에게 치근대고 있으나 백주홍이 거절하고 있어서 그 대신 남태형은 우민영을 주무르고 있었다. 우민영은 그것도 모르고 남태형이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하고 있다.

남흥식은 남태형의 면접을 앞두고 몸보신을 해 준다면서 가족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갔는데 그 식당이 백가네 설렁탕집이었다. 할아버지 엄마 남태형 남태희 네사람이 자리에 앉았을 때 우지환의 엄마 안경선이 이들을 보고 물이 담긴 컵을 담은 쟁반을 들고 가서 컵에 담긴 물을 남태형 엄마 함숙진의 얼굴에 끼얹었다.

함숙진 : “이게 미쳤나?”

안경선 : “그래 미쳤다”

안경선은 다른 컵의 물도 함숙진에게 끼얹었다. 도대체 안경선은 왜 그랬을까. 남태형이 안경선의 멱살을 잡았는데 마침 우지환이 들어오다가 그 모습을 보았다. 우리 엄마한테 사과하라고 남태형을 다그치자 남태형은 우지환의 따귀를 날렸다.

그만! 그만 하라니까! 남흥식의 고함에 모두가 멈칫했고 그날의 해프닝은 그것으로 끝났다. 안경선은 남태형 아빠 남찬우의 전처인데 남흥식은 아들이 전처를 버리고 돈 많은 재벌 딸 함숙진과 재혼한 것 같다. 그런데 안경선은 아직도 풀지 못한 앙금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백가네 설렁탕집에서. ⓒmbc

다음날 우지환과 남태형은 사시 마지막 면접을 보러 갔다. 우지환은 마지막 면접을 보고 엄마와 누나와 같이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다.

우지환 : “그동안 제 공부하느라고 우리 가족 한 번도 여행을 못 갔으니 이제 여행 한 번 갑시다.”

엄마 안경선은 자꾸만 깜빡깜빡했다. 리모컨을 냉장고 안에 넣기도 했고, 빨간 불에 길을 건너다가 도로 한가운데 서 있기도 하는 등. 안경선은 혹시나 해서 혼자 병원을 찾았다. 예상대로 알츠하이머였다. 안경선은 치매가 더 심해지기 전에 남흥식에게 말해야 할 게 있다고 했다. 안경선은 남흥식에게 전화를 걸어 한번은 만나야 하므로 별장으로 오라고 했는데 남흥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우지환은 엄마와 제주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저녁이나 같이하자면서 식당에서 기다렸다. 남태형은 백주홍을 불러내서 또다시 치근거렸다.

백주홍 : “나 좋아하는 사람 있다니까.”

남태형 : “있어도 상관없어, 골키퍼 있다고 공 안 들어가나?”

백주홍 : “ 안 돼, 그 사람이 우지환이야!”

남태형 : “뭐 우지환! 왜 진작 말 안 했어.”

남태형은 백주홍에게 화를 내고 혼자 술을 마시고 차를 몰았다. 엄마 함숙진이 남태형에게 전화해서 어디냐고 물었다. "별장 가서 잘 테니까 전화하지 마세요" 술 취한 목소리였다. 함숙진은 양집사를 불러서 남태형을 찾아보라고 했다. 남태형의 차는 비틀거리며 별장으로 가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트럭이 한 대 나타났다. 남태형은 급하게 핸들을 꺾으면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안경선을 치고 차는 구석으로 꼬라박았다.

함숙진이 뒤따라왔다. 남태형은 정신을 잃었으나 별로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때 양집사가 안경선을 발견했다.

남태형의 교통사고. ⓒmbc

양집사 : “여기 사람이 다쳤어요. 빨리 119에 연락해야 해요.”

함숙진 : “119는 안 돼!”

양집사 : “그냥 두면 위험할 것 같은데요.”

함숙진 : “그래도 안 돼, 우리 태형이 사시 합격이 코앞인데 음주운전에 교통사고라면 양집사가 책임질 거야?”

다음날 남태형은 일어났으나 전날 일으킨 사고의 전말에 대해서는 꿈에도 모른 채 단순히 표지판을 들이받았다고 생각했다. 남태형이 간밤의 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함숙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 기억하지 마. 네 인생에서 어제 일은 없었던 거야”라고 함숙진은 혼잣말했다. 이것이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진정한 모성애일까?

함숙진은 남태형의 운전면허증을 찢으며 다시 운전은 안 돼, 차도 없앴다고 했다.

안경선을 빼돌린 간호사. ⓒmbc

필자는 장애인 복지 일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장애인을 만났다. 후천성 장애인 중에는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사람이 많다. 그리고 교통사고 중에는 음주운전이나 뺑소니도 있다. 나이가 든 장애인 중에는 뺑소니로 인해 비참하게 살던 사람도 있었다. 요즘은 뺑소니라도 어느 정도의 보상은 받을 수가 있다.

정부보장사업 제도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데, ?뺑소니 보상은 최소한의 구제제도이기 때문에 대물은 보상되지 않고, 대인사고도 한도금액 내에서만 보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누누이 말을 하고 운전자들도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음주운전을 한다.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들도 곧잘 음주운전을 하는 것을 보면 설마 그 사람들이 대리비가 없어서 그러겠는가. 나는 괜찮겠지, 하는 이상한 버릇이나 성격 등으로. 음주운전을 했다가 사고가 나면 사고도 겁나지만, 음주운전이 더 겁이 나서 뺑소니를 친다고 한다.

아무튼 음주운전은 교통사고의 경중을 떠나서 다른 사람의 영혼을 말살시키는 살인 행위이자 범법 행위로 형사 처분을 받아야 한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황. ⓒ경찰청

「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에 “제1항에 따라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음주한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판단 능력과 운동능력이 떨어져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교통사고 가능성이 높아 한 잔의 술이라도 마셨을 때는 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운전자는 보험료 인상과 자기부담금과 같은 민사적 책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같은 형사적 책임,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와 같은 행정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

음주운전은 1회 적발 시 10%, 2회 적발 시 20% 보험료가 할증되고 음주운전 교통사고 시에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대인사고 1,000만 원, 대물사고 500만 원의 자기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보험료는 본인 명의 자동차보험에 한해 할증된다. (도로교통공단에서)

뺑소니 교통사고 검거 현황. ⓒ경찰청

‘비밀의 집’에서는 드라마 전개를 위해서 시작부터 음주운전과 뺑소니를 넣었겠지만, 음주운전과 뺑소니는 우리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이다. 음주운전을 숨기려고 뺑소니를 한다는데 뺑소니 교통사고의는 검거율이 90%을 넘어 거의 다 잡힌다고 하므로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하는 일은 부디 없기를.

그런데 드라마에서 안경선이 죽지는 않아서 함숙진이 몰래 어느 병원으로 데려가서 수술시켰고 아는 간호사를 매수하여 안경선을 맡겼다.

안경선의 아들 우지환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엄마 안경선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처음 경찰서에 가서 엄마를 좀 찾아 달라고 했을 때 성인은 실종이 아니라 가출이라고 했다. 치매가 있다면 실종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우지환은 엄마의 치매를 알지 못했다.

우지환은 백가네 설렁탕집에서 엄마가 깜빡깜빡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온 집안을 뒤져서 엄마가 받은 진단서를 찾아 들고 병원으로 갔다. 의사는 알츠하이머인데 너무 늦게 오셨다고 했다. 우지환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충격에 빠졌고, 엄마가 아픈 것도 모르고 있었다며 자책했다. 그러나 엄마를 찾기 위해 경찰서에서 엄마의 통화기록을 확보했는데 마지막 통화자가 남흥식이었다.

우지환은 남흥식을 찾아갔다.

우지환 : “회장님과 전화를 하신 후에 우리 엄마가 사라졌어요. 우리 엄마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셨어요?”

남흥식 : “별말 안 했어. 돈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안 빌어 줬어.”

남태형의 선서. ⓒmbc

남흥식도 안경선이 왜 만나자고 하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안경선과 남흥식 사이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안경선이 우편함에 넣어 놨다는 서류가 사라졌으니 누군가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짐작건대 함숙진은 남태희를 낳고 상처했고 재벌 딸이라 남태형 아빠와 결혼했으나 이미 남태형을 임신하고 있었다. 가난하다고 쫓겨난 안경선도 임신하고 있었으니 우지환이 남흥식의 친손자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아니라면 우민영과 남태형은 이복남매가 되는데.

우지환과 남태형은 둘 다 사시에 합격했다. 우지환은 엄마를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으나, 남태형은 사법연수생 임명식에서 선서를 하고 검사가 되었다.

병원에서 우지환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나 엄마 소식일까 싶어 우지환이 병원으로 달려 가 보니 침대 위에는 갓난아기가 울고 있었다. 누나 우민영의 아이인데 우지환은 잘 모르겠지만 아빠는 남태형이다.

‘비밀의 집’은 우지환이 사라진 엄마 안경선을 찾아가면서 이에 연루된 사람들을 응징하면서 복수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남태형은 음주운전에다 뺑소니인데 이는 범죄이다. 그런데도 남태형은 범죄자를 수사하는 검사가 된다. 음주운전과 뺑소니라는 범죄를 숨기고 검사가 된다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일까….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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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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