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두 번째 남편’(김칠봉 연출, 서현주 극본)은 ‘멈출 수 없는 욕망이 빚은 비극으로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한 여인이 엇갈린 운명과 사랑 속에서 복수에 나서게 되는 격정 로맨스 드라마’라고 한다.

봉선화(엄현경 분)는 할머니와 살면서 문상혁(한기웅 분)의 아이 새벽이를 낳고 결혼식만 앞두고 있다. 문상혁은 대국그룹에 다니고 있었는데 대국그룹 윤재국(정성모 분) 회장 딸 윤재경(오승아 분)이 문상혁에게 들이댔다.

두 번째 남편. ⓒMBC

문상혁은 할머니와 둘이 사는 가난한 봉선화보다는 윤재경이 나은 것 같아 봉선화를 버리고 윤재경과 결혼하려 했다. 봉선화의 할머니가 이건 아니라며 문상혁을 찾아가서 따지다가 윤재경이 밀치는 바람에 넘어져 뇌진탕으로 숨졌다.

봉선화는 할머니마저 잃고 오갈 데 없어 예전부터 자신을 거두어주던 한옥베이커리 정복순(김희정 분)을 어머니로 여기고 살았다. 정복순의 아들 배서준(신우겸)의 군대 친구 윤재민(차서원 분)이 배서준을 만나러 한옥베이커리를 오가다가 봉선화와 자주 부딪치면서 둘은 연인이 되어 간다.

알고 보니 윤재민은 대국그룹의 아들로 윤재경의 오빠였다. 그런데 윤재민은 주해란(지수원 분)의 아들이고 윤재경은 박행실(김성희 분)이 윤대국의 딸이라며 데려온 아이였다. 윤대국의 아내는 주해란이었기에 박행실이 한집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문상혁은 윤재경과 결혼해서 처가에 살고 있다.

주해란은 예전에 남편은 죽고 어린 딸은 잃어버렸다. 현재 주해란과 살고 있는 남편 윤대국은 예전에 죽은 주해란의 남편 친구였다. 주해란이 남편은 죽었지만 잃어버린 딸 봉빛나는 찾고 있었다.

봉선화와 윤재민. ⓒMBC

주해란이 우여곡절 끝에 잃어버린 딸 봉빛나를 찾았는데, 시어머니가 며느리 주해란이 윤대국과 바람이 나서 딸을 버렸다고 오해해서 손녀 봉빛나를 데려간 것이고, 봉빛나가 바로 봉선화였다.

봉선화는 윤재민과 사랑하는 사이인데, 봉선화가 주해란의 딸이라면 둘은 이복남매가 아닌가. 더구나 그 옛날 윤대국은 봉선화의 아버지 회사는 물론이고 그 아내 주해란까지 탐내고 있었기에 봉선화의 아버지를 죽이고 주해란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봉선화가 알아냈다.

봉선화가 이 같은 사실을 윤대국에게 말하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자 윤대국은 그동안 윤대국의 집사 같은 김수철(강윤 분)에게 봉선화를 없애라고 했다. 그 사실을 눈치챈 주해란이 아직 봉선화에게 친딸이라고 말도 못 한 채 뒤따라가다가 대신 차에 치여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누워 있었다.

윤재민은 대국제과 사장에 취임할 예정인데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윤재경이 사장 자리를 자신에게 양보하라고 했다. 윤재경은 이제 곧 사장에 취임할 예정이라 룰루랄라 신이 나서 친모 박행실을 불렀다.

윤재경이 몰래 따라가 본 엄마와 낯선 남자. ⓒMBC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 박행실은 놀라며 윤재경에게 신경 쓰지 말라면서 남자를 다른 데로 끌고 갔다. 윤재경은 무슨 일인가 싶어 몰래 뒤따라갔다.

고덕구 : “내가 윤대국과 유전자 바꿔치기해서 그동안 윤대국의 딸로 공주처럼 살았잖아 그렇잖음 제가 어떻게 오늘처럼 살았겠어?”

박행실 : “그래도 그건 안 돼!”

고덕구 : “여태 내 덕에 호의호식하고 살았으면 이제는 내게도 은혜를 갚을 때가 됐잖아. 그러니 간 좀 달라고 해”

낯선 남자 고덕구(김동균 분)는 윤재경의 친부라고 했다. 간이 아프다고 윤재경에게 간을 좀 달라고 했다.

윤재경은 박행실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아무도 아니야, 오다가다 만난 사람이야. 그동안 학교(교도소)에 있다가 얼마 전에 나왔나 봐.” “그런데 왜 찾아왔어?”

박행실은 망설였다. “그게 말이야, 네게 간을 좀 달래, 그러나 신경 쓰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윤재경의 유전자 검사 결과지. ⓒMBC

윤재경은 경악했다. “그 사람이 내 친부라고? 아니야 나는 윤대국의 딸이야” 윤재경은 그 남자가 친부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안 돼, 절대 안 돼, 내가 왜 그런 천박한 사람의 딸이야. 나는 누가 뭐라 해도 윤대국의 딸이야. 이제 곧 대국제과의 사장이 될 몸인데 그럴 수는 없어!”

박행실 "그래도 넌 고덕구에게 고마워해야 해. 고덕구가 너를 윤대국의 딸로 만들어 줬잖아. 그 대신 네게 빨대 꽂고 살았지만.”

윤재경은 고덕구의 딸이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유전자 검사에서 친자라고 나왔다. 윤재경은 유전자 검사지를 보고는 너무 화가 나서 검사지를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봉선화가 윤재경을 찾아왔다가 쓰레기통에서 윤재경이 찢어버린 유전자 검사지를 보았다. 아마도 봉선화가 뭔가 다음 차례를 할 것 같지만.

그러나 윤재경은 고덕구에게 절대로 간을 줄 수 없다면서도 김수철에게 고덕구를 찾아서 병원에 입원시키라고 했다. 절대로 간을 줄 수 없다면서 왜 고덕구를 입원시켰을까?

의사에게 설명을 듣는 고덕구와 윤재경. ⓒMBC

의사 : “다른 조건은 다 맞지만, 기증 후 공여자의 잔여 간 비율이 너무 작네요.”

고덕구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세요.”

의사 : 고덕구 씨에게 간을 이식하면 윤재경 씨 몸에 남아 있는 간이 너무 작게 됩니다. 아무리 젊다지만 회복하기 어렵게 됩니다.“

윤재경 : “그러면 수술이 안 된다는 말이지요?”

의사 : “네 수술은 불가능합니다.”

생체간이식은 공여자의 간을 일부 절제하여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생체간이식에서 공여자의 조건은 수혜자와의 혈액형의 적합성(수혈할 수 있는 혈액형) 및 적절한 간의 크기이며 수술 전 다양한 검사방법을 통해 공여자의 적합성이 평가된다.

공여자(供與者)란 간을 기증하는 사람이고, 수혜자(受惠者)란 간을 받는 사람인데, 여기서 공여자는 윤재경이고 수혜자는 고덕구이다.

병실로 옮긴 고덕구에게 윤재경이 위로의 말을 건넸다.

윤재경 :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비록 제 간은 못 드리지만, 제 인맥을 총동원해서 맞는 간을 찾아서 기증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고덕구 : “그래 고맙다. 그래도 피는 못 속이는구나.”

드라마에서 못된 사이코패스로 나오는 윤재경이 고덕구에게 절대로 줄 수 없다고 했는데 간을 떼어 줄 리가 있겠는가. 그럼 그렇지.

윤재경은 고덕구의 병실을 나오면서 김수철에게 전화했다. “수철아 네가 짠 계획대로 했더니 잘 되고 있어, 그 인간 하루빨리 제풀에 쓰러지게 만들어야 그래야 비밀에 부치지.”

아무리 드라마지만, 도대체 윤재경은 의사를 어떻게 구워삶았으며, 요즘도 돈에 매수되는 그런 의사가 있을까?

‘나는 몸신이다’ 간암 치료와 예방법. ⓒ채널A

이 글을 쓰려고 자료를 찾던 중 마침 채널A ‘나는 몸신이다’에서 간암 명의 서경석 교수가 간암에 관한 이야기를 재방영하고 있었다.

서경석 교수가 예전에는 공여자도 개복수술을 했는데 요즘은 공여자는 복강경으로 간을 떼 낸다고 했다. 공여자가 수혜자와 혈액형이 맞고 간의 크기 등이 적합하면 공여자의 간을 70% 정도 절제를 한다고 했다.

70%나? 출연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놀랬으나 간은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남은 간 30%의 2배 정도가 재생되고 4개월 후면 80% 정도는 재생된다고 했다.

간 기능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떨어질 수 있으며, 그중에서 급성, 만성 간 부전 및 간암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하는 것이 간 이식술이라고 한다. 간이식은 기존의 손상된 간을 제거하고, 새로운 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간질환의 완전한 치료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간암 환자는 40만 명 정도인데 한 해 간이식 환자는 1,500명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획기적인 치료법인 간이식이 많이 시행되지 못하는 것은 기증자의 부족, 장기간의 수술 및 고비용, 평생에 걸친 면역억제요법의 필요성과 이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2003년 7월 1일 법 개정에서 간장애인이 장애유형에 포함되었다. 현재 간경변증, 간세포암종 등 만성 간질환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중증간장애인이고, 간이식을 받은 사람은 경증간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

필자는 20여 년 동안 각종 유형의 장애인을 만나 ‘장애인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뷰했는데 아직 간장애인은 없다. 간장애인을 서너 명 만나기는 했지만, 그들은 아직도 자신이 간장애인이라는 것을 밝히기를 꺼리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간사랑동호회 등 카페는 있지만, 간장애인단체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간암 등의 원인은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등인데 술이 가장 큰 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간암 등 간질환에는 술을 금하고 특별한 음식보다는 특별한 음식을 안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두 번째 남편’에서는 윤재경은 친부 고덕구에게 간이식을 안 해 주겠지만, 봉선화가 이미 알고 있으므로 또 무슨 술수로 그 위기를 모면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계단 위에 있는 한옥베이커리. ⓒMBC

그런데 ‘두 번째 남편’에서 간장애인과는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다시 기회가 없을 것 같아 한마디 덧붙이자면 한옥베이커리가 계단 위에 있다.

‘두 번째 남편’에서 한옥베이커리가 나올 때마다 저렇게 계단 위에 있는 빵집을 장애인은 어떻게 이용하라고 드라마 관계자는 한옥베이커리를 저 높은 계단 위에다 만들었을까.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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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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