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재단에서는 지난 15일부터 ‘2021 장애 예술 주간 051)176-426’을 열고 있다. 올해 처음 시도되는 사업으로 051)176-426이라는 제목에서 051은 부산 지역 전화번호이고 176-426은 부산의 등록장애인이 2021년 상반기인 6월까지 176,426명이라서 붙인 이름이란다.

오는 20일까지 계속되는 장애 예술 주간에는 망미동 고가도로 아래 비콘그라운드에 있는 온그루(장애 예술인 창작공간)를 거점으로 전시 공연 포럼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망미동 고가도로 아래 1층은 주차장이고, 비콘그라운드는 2층에 컨테이너로 마련되어 있다.

장애예술주간. ⓒ이복남

이번 행사는 장애인 예술의 가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라고 한다.

16일에는 온그루에서 ‘부산, 장애와 예술의 가치를 말한다’라는 장애 예술 정책 포럼이 열렸다.

개막식은 1시 30분 ‘비상’이 연주하는 헝가리 무곡으로 시작했다. 이어서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안중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 조창용 부산장애인총연합회 회장 등의 인사가 있었다. 조영태 부산시 사회복지국장이 참석했으나 인사를 사양했다. 수어통역에는 수영구 수어통역센터에서 권영미, 남수미 통역사가 통역했다.

개막식. ⓒ이복남

정책포럼 주제는 ‘부산 장애와 예술의 가치를 말한다’인데 주제 발표는 ‘부산 장애 예술인의 발전방안-장애인술인지원법을 중심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예술인 문화예술지원위원회 방귀희 위원장이 맡았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행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과 싸워야 한다. 인류의 차별은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이었다. 인종 여성 장애인 등 그 차별은 예술을 통해 해소될 수 있기에 예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장애인 예술이 아니라 장애 예술이라고 했다. 장애 예술이라면 자칫 예술에 장애가 있다는 말이 되므로 장애인 예술을 고집했는데 현재 제정된 법은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약칭: 장애예술인지원법)이고 2020년 6월 9일 제정되었다.

장애인예술은 소일거리로 하는 취미가 아니고 치료도 아니고 장애인예술은 그냥 예술이다. 장애 예술인의 예술 활동이 장애인의 행복추구권으로 인식되고 장애인 예술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사회적 편견이 해소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방귀희 위원장의 주제발표. ⓒ이복남

그러나 장애인 예술을 위해서는 예산이 따라야 하고 장애인이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나마 서울에는 이음센터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부산에는 이 공간 즉 온그루가 있음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장애인예술계는 너무나 열악한데 코로나19로 예술 활동은 더욱 감축되고 있어 비대면 온택트(ontact)정책이 절실하다. 법은 제정되었지만 장애예술인창작지원제도나 장애예술인공공쿼터제도 장애예술인지원고용제도 등이 필요하다.

부산의 경우 2018년 부산장애문화예술인 실태조사를 한 것은 괄목할 만하지만, 장애 예술인 지원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68%가 몰려있고 그 밖의 지역이 32%이다. 부산장애인예술정책을 위해서는 사업의 연속성이 필요하고, 법률 시행에 박차를 가하고 부산이 장애예술인의 거점 도시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상헌 무용비평가의 사회로 “장애인 당사자가 생각하는 장애예술과 지원 방안 - 장애예술인 육성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외침 정지인 대표, “우리들의 눈 사례를 중심으로 - 보이는 눈, 보이지 않는 눈, 모두 우리들의 눈” 우리들의 눈 엄정순 디렉터, “장애인예술 활성화를 위한 창작공간의 힘”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투디오 이승주 매니저 등의 토론이 있었다.

토론자들. ⓒ이복남

토론자들의 이야기도 사업의 지속성, 장애인 당사자와 함께하는 가족 및 조력자,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연대 등이 장애인 문제이자 장애 예술인의 문제라고 했다.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은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을 지방 4개 도시의 거점사업이라 각 지역에서도 담당자가 참석했고, 제주에서 오신 분이 장애인 당사자 직원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부산문화재단에도 있고, 잠실창작스투디오에도 장애인 있다고 했다.

발표하는 시간에도 천장 위로는 쌩쌩 달리는 차량과 육중한 컨테이너의 소음을 두고 한 토론자는 “비닐 장막이 번쩍번쩍하고 위로는 차량이 지나가는 혁신적인 장소”라고 해서 모두가 웃었다. 이에 대해 부산문화재단 강동수 이사장은 혁신적인 공간이라고 했는데 어찌 보면 전위적인 공간이다. 그동안 여러 군데를 찾아다니다가 겨우 마련한 공간이라 임시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비콘그라운드(B-ConGround)는 망미동 고가다리 밑에 있는 복합생활문화공간이라는데, 비콘그라운드에 장애예술인창작공간 온그루가 있었다. 망미역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 부근에 있어서 교통은 그런대로 편리하고 부산 사람이라면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방귀희 선생이 장콜(부산은 두리발)을 타고 왔는데 웬일인지 기사가 잘 모르더라고 했다.

비콘그라운드. ⓒ이복남

온그루에는 여러 가지 장애예술인들이 들어와 있는데, 장애인은 이런 거라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것일까? 온그루에는 엘리베이터와 장애인화장실은 구비되어 있었다.

요즘 폐교되는 학교들이 여러 가지로 리모델링하고 있던데 장애인에게는 그런 것도 해당이 안 되는 모양이라 포럼을 마치고 나오면서도 씁쓸했다.

장애 예술 주간의 남은 일정을 보면 20일까지 온그루 입주단체 오픈스튜디오, 18일 장애·비장애 예술인 협업 공연 ‘올과 결’, 19일 장애예술인 다큐멘터리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LEAN ON’ 상영, 20일 장애·비장애 예술인 창작 교류 공연 ‘경계 무(無)’ 공연 등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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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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