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투하츠’ 캡처화면. ⓒ방귀희

요즘 드라마 <더 킹 투하츠>를 열심히 본다. 북한 여장교와 남한의 왕자의 사랑 이야기인데 그 사랑이 애절해서가 아니라 전동휠체어를 탄 공주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공주는 정신적으로 불완전한 악당에 의해 하반신마비 장애를 갖게 된다. 드라마에서 장애인을 다룰 때 빠지기 쉬운 연민이 <더킹>에서도 여전히 보여져 듣기 거북한 대사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킹>을 칭찬하고 싶은 것은 왕관을 쓰고 전동휠체어에 앉아있는 모습이 너무 너무 아름답고 우아하기 때문이다.

공주가 왕관을 쓰고 왕을 대신해서 섭정을 하게 되니 여왕이다. 그러니까 휠체어 여왕인 것이다.

드라마 속에 휠체어 여왕이 등장하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장애인은 소외계층을 대표하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나마 여성장애인이 여왕이 된 것을 보면서 장애인은 대리 만족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가질 수 있게 된다.

사실 이 드라마에는 많은 장애 요소가 등장한다. 우선 북한의 여장교와 남한의 왕이 사랑을 한다. 이들이 결혼하기까지에는 많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남과 북이 이런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더킹>에서 바로 그런 신뢰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를 불신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과정이 바로 우리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돈으로 세계의 왕이 될 수 있다는 헛된 꿈을 갖고 있는 봉구라는 인물이 남북의 신뢰를 무너트리기 위해 가장 큰 장애물로 등장한다는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봉구 같은 잘못된 사상 체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니 말이다.

드라마 <더 킹 투하츠>는 인간 사회에 생길 수 있는 수많은 장벽을 그리고 있다. 사람들 눈에 가장 잘 띄는 장벽은 뭐니뭐니 해도 장애일 것이다. 그래서 공주에게 하반신마비 라는 장벽을 설정했다.

드라마 <더 킹 투하츠>는 내부적 장애물과 외부적 장애물 가운데 어떤 것이 견디기 힘든 것인지를 시청자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더라도 쉽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공주는 장애를 갖게 된 후 오히려 자기 인생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도 깨닫는다. 장애 때문에 잃은 것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장애 때문에 오히려 많은 것을 얻었다. 공주는 사랑도 얻었다.

공주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이렇게 아름답게 성장해가는 모습이 여성장애인에게 큰 희망을 준다. 그리고 비장애인에게는 여성장애인이 사랑하고 싶은 존재로 인식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여성장애인에게 아직도 높은 장벽이 가로막혀있다. 이번 제19대 국회에 여성장애인 국회의원이 탄생하지 못한 것이 그 장벽의 증거이다.

여성장애인은 구색 맞추기로 끼워 넣었다가 막판에 버리는 카드가 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갑갑해서 드라마 속 전동휠체어 공주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여성장애인의 사회진출을 위한 사회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차별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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