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인들의 화상 회의를 돕는 폴리컴(Polycom)의 대형 화상전화기. ⓒ정봉근

세계 최초로 전화기를 발명한 벨(Alexander Graham Bell)은 청각 장애인들과 생활하며 이들을 위해 '전화기'를 발명했고, 이제 전화기는 1세기 넘는 시간동안 진화해서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절단 장애인등 외발 운전자를 위해 발명된 자동차 자동기어변속장치는 이제 초보 운전자 뿐만 아니라 모든 운전자들이 선호하고 편리한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되었다.

장애인을 위한 기술 개발이 우리 모두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보편적인 기술로 진화하고 있음은 스마트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HTC 사에서 유니버셜 기기와 장애인 만을 위한 기기 개발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정봉근

지난 12월 5일과 6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모바일·방송통신접근성 국제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은 현재 채용된 기술이라기 보다 앞으로 몇 년동안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제품에 포함시킬 신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애플, 삼성과 함께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 폰을 판매하고 있는 HTC는 자사 모바일 기기에 채용하고 있는 음성 인식 기능과, 안구 추적 기능, 음성 문자 변환 기술에 대해서 소개 하였다. 이 회사의 경우에는 먼저 자사 제품이 사회적으로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지 사회적 공헌도에 대한 평가 후 장애인 및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접근성 향상 기술을 보편적인 디자인으로 제품에 채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퀄컴(Qualcomm)사에 나레이터 기능을 사용하면 원하는 부분의 이미지를 선택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 할 수 있다. ⓒ정봉근

세계 최대 무선 반도체 칩 제조 업체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퀄컴(Qualcomm)역시 장애인을 위한 기술 개발을 실제 보편적인 서비스 기술로 진화 시키고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기능이 '실제 보완'(Augmented reality)기술과 ‘나레이터’기술이었다.

먼저 ‘실제 보완’ 기술은 카메라를 통해 저장된 이미지를 직접 클라우딩 서버를 통해 저장되어 있는 자료와 비교 대조하여 가장 적절한 이미지를 찾아 모바일 화면 안에 자동 위치를 설정하는 기술을 뜻한다. 즉 사진을 아무렇게나 찍어도 기기가 알아서 최상의 초점을 맞춰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에 해상도 및 제품의 위치를 일일이 지정하지 않더라도 시각장애인들은 카메라로 가장 정확한 문서읽기 및 이미지 읽기가 가능해 진다.

미국 퀄컴(Qualcomm) 사에서 앞으로 채용하게 될 나레이터 개념도. ⓒ정봉근

두번째로 '나레이터' 기능은 스마트 폰에 내장되어 있는 카메라로 문서에 있는 문자를 자동 인식해서 이를 TTS(Text to Speech)로 알려주는 기능으로 기존 시각 장애인 및 독서 장애인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에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제는 이 ‘나레이터’ 기능이 일반 모바일 기기에 전부 탑재되어 사용자들에게 작은 글씨나 물리적인 접근이 어려운 공간에 부착되어 있는 문서를 읽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박물 관이나 전시관에 부착 되어 있는 작품 설명은 주로 깨알 같이 작은 글자로 되어 있어서 읽기가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스마트 폰으로 작품 설명을 편리하게 청취할 수 있게 된다.

그밖에도 제품 뒷면에 적혀 있는 영양소 함유량이나 유통기간등을 스마트 폰으로 직접 읽어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청취할 수 있다

코드 팩토리(code factory)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모바일 기기에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다. ⓒ

스페인 회사인 코드 팩토리(code factory)에서는 모바일 기기 제조 기업이 보안상의 이유로 외부 접근성 소프터웨어 개발 업체가 접근할 수 있는 운영 체제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으며 실제 장애인 접근성 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서 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털어 놓았다.

현재 이 회사의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관련 소프터웨어 기술은 노키아 휴대폰에 직접 채용되어 시각장애인 용 모바일 폰으로 출시되고 있는 상태며 AT&T 등 미국 대형 통신회사에서 별도 접근성 지원 서비스로 사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직까지 심비안 과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가 모바일용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개발자들로 하여금 어플리케이선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접근이 가능하도록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3D 아바타가 원하는 언어로 수화를 제공하는 Vcom3D 사 어플리케이션. ⓒ정봉근

아바타 3D 수화 앱스를 제작하는 Vcom3D 사에서는 앞으로 자사의 3D 아바타 수화 소프터웨어를 각 나라별 수화언어로 계속 제작하여 보급할 계획임을 알렸다.

이 회사의 수화 어플리케이션은 스마트 폰 및 타블렛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수화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아바타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아바타의 위치를 화면상에서 다양하게 변화,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서 청각 장애인 특히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청각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 및 친지들이 이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통해 수화를 모르더라도 청각장애인과 함께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행사 기간동안 모바일 핼스 컨퍼런스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사진은 전시장 입구 모습 ⓒ정봉근

평균적으로 6개월이면 신제품 하나씩 쏟아 내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서 장애인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만능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일은 거의 비일비재 할 것이다. 시장성을 따질 수 밖에 없는 기업의 생리상 장애인 만을 위한 별도의 스마트 폰이나 모바일 기기를 제조하는 일은 분명히 망설여 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인 사용자들이 대기업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보통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그동안 사용 방법이 익숙했던 점자 키보드 및 음성 리더기등이 이들 기기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또 그밖에 기기 자체가 채용할 수 있거나 더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접근성 관련 하드웨어나 소프터웨어가 개발 될 수 있을 경우, 이를 좀더 적극적으로 기기의 기본 옵션 으로 채용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들 모바일 제품들이 출시되기 전부터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소프터웨어 및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출시되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현재 대부분 PC 및 모바일 기기에서는 최소한의 접근성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 접근성 기능은 점차 진화 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애플 아이폰에서 제공하는 손쉬운 사용은 장애인 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보편적인 접근성 기능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장애 유무에 상관 없이 57% 이상의 컴퓨터 사용자가 최소한 한개 이상의 접근성 관련 컴퓨터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컴퓨터 접근성 기능을 통해 컴퓨터 사용에 좀더 편리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되었다.

*정봉근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시애틀 워싱턴대학 재활의학과에서 장애인 재활 및 삶의 질 향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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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근 칼럼니스트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작업치료사, 보조공학사로서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 연구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장애인의 일상생활 변화와 이와 연관된 첨단기술을 장애학 관점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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