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욱복지재단 주최로 일본의 정신지체인자립생활센터 등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국방문단이 23일 정립회관에서 보고회를 갖고 있다. <에이블뉴스>

“정신지체인들이 함께 모여서 자신들이 주체의식을 가지고 무엇을 한다는 인식자체가 선진화된 장애인 당사자운동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아 감회가 크다.”

최근 일본의 정신지체인 자립생활센터인 ‘피플퍼스트 도쿄 정신지체인 당사자 운동본부’를 방문했던 한국뇌성마비부모회 이헌주 감사는 지난 23일 오후 정립회관 강당에서 열린 ‘일본 장애인자립생활연수에 대한 보고회’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피플 퍼스트’란 장애인이기 전에 인간이 먼저라는 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일종의 장애인운동으로 9년 전부터 시작됐다. 일본의 정신지체장애인들은 이 운동과 관련한 미국대회에 참석한 이후,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피플퍼스트 운동을 펼치게 됐다. 1년 후 도쿄에 정신지체 장애인 당사자들의 뜻으로 도쿄 피플퍼스트가 설립되게 됐다.

현재 피플 퍼스트는 도쿄뿐만 아니라 오사카, 홋카이도, 고베 등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피플 퍼스트는 장애인들의 상담, 전국장애인연합사업, 정신지체장애인들의 전국적 협의체 기능과 정부협상에 당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피플 퍼스트의 이념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강연을 다니며 당사자들의 강연을 통한 수익활동도 하고 있다. 이러한 강연을 통해 정신지체장애인도 지원만 있으면 충분히 그 지역에서 충분히 살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또한 피플 퍼스트는 매년 10월~11월 사이에 전국적으로 피플 퍼스트 대회를 개최되는데 매회 600~700명의 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내년부터는 ‘가이드 헬퍼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이를 위해 특정비영리활동법인 인가도 받았다.

이헌주 감사는 “도쿄 피플 퍼스트 테라모토 사무국장의 말에 의하면 지금까지 정신지체장애인들의 권익은 정신지체부모모임에서 대변해 왔지만 이제부터 당사자들이 대변하려는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단체와 갈등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곳의 장애인들이 피플퍼스트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들의 간섭이 많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감사는 “정신지체장애인의 특성상 그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인지적 장애가 있지만 이들의 권리와 요구를 존중하는 일본사회의 장애인 인간관이 돋보였다”며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서로 모여 주체의식을 가지고 자신들도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복지정책과 결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또한 그래야 한다는 사회적 풍토가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전혀 상상도 못하는 현실이라 마음에 와 닿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정립회관은 최근 장애인계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자립생활(Independent Living)의 올바른 이해와 한국에서의 적용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7일까지 7박 8일간 정인욱 복지재단의 주최로 일본의 장애인자립생활기관을 방문 연수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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