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주거 형태가 바뀌고 있다. 이전의 24시간 매일 3교대 스태프의 보조에 의존하던 그룹홈의 형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미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스태프 노동력 부족, 최근의 불경기, 서비스 제공기관이 보유하는 주택의 한계로 인해 날로 증가하는 주거서비스 대기 리스트, 높은 운영비용 때문이다.

과거 수년에 걸쳐 전통적인 그룹홈의 대안으로 부상되고 있는 것이 바로 공유주거방식(Shared Living)이다.

공유주거방식이란 지역사회에 사는 개인이나 부부 혹은 가족과 장애인이 서로 삶의 경험을 나누기로 합의하고 같이 사는 것이다.

주택은 주거 제공자가 살고 있는 집이거나 제공자가 임대하는 아파트가 될 수도 있다. 한 주택에 장애인은 최고 2명까지 허용되며, 부모, 후견인, 배우자, 장애인의 성년자식은 이러한 주거방식의 제공자가 될 수 없다.

공유 주거의 개념은 멘토, 돌봄이 가족, 수양부모, 생활 보조인, 수당을 받는 룸메이트, 생활동반자 등의 의미가 모두 합쳐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형태의 주거 방식은 일상생활에 보조가 필요한 장애인이 공식적인 서비스제공기관의 컨트롤을 받음이 없이, 진정한 지역사회 생활을 경험하면서 살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주거방식을 모든 장애인이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의 자유의사로 선택하고 그의 욕구에 맞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짜여 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과 같이 살 제공자가 서로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러한 주거방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주의 발달장애 전담부서가 이를 장려하고 지원할 확고한 결심이 있어야 한다.

주 정부는 제공자의 호감이 갈수 있는 지불 금액, 서비스의 정의, 주의 발달장애 서비스 제공 체제 전반에 걸쳐서 공유주거방식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게끔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공유 주거방식은 과거의 수양가정 개념에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고, 장애인의 자립과 당사자 중심의 자기결정을 도모하는 새로운 방식이어야 한다.

공유 주거방식에 필수적인 요소로써 주거 제공자가 장애인에게 해 주어야 하는 서비스와 지원의 성격을 명시해야 한다.

주정부는 주거제공자에게 훈련, 정보와 보조를 해 줌으로써 제공자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이해하도록 한다.

주거제공자를 위해서 필요시에 행동개입 치료사, 간호사, 비상시와 안전에 대한 지원체제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대개 주정부의 발달장애부는 지역의 서비스 에이전시나 지역센터를 통해서 공유 주거를 관리하고 있다. 주정부 담당부서에서 공유 주거 제공자를 모집, 선발하고 감독한다.

공유 주거 제공자가 모두 보수를 바라고 장애인과 같이 살려고 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일정한 보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보수는 메디케이드 체제내에서 지급된다. 제공자가 받는 보수는 연방 소득세에서 면제된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일인당 연간 $18,000~$33,000의 수당을 받는다. 그리고 장애인에게 필요한 숙식비는 별도로 월간 $500 가량이 지급된다.

제공자가 휴가를 갈 경우 지역의 레스피트 서비스를 요청할 수도 있는데, 그 비용은 장애인이 정부로부터 받는 장애인연금에서 지불 된다.

미노소타 대학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함께사는 주거 방식은 현재 미국의 그룹홈 일인당 비용의 71%, 사설 대형시설의 34% 정도로 비용면에서도 기존의 주거체제에 비해서 월등히 유리하다.

펜실바니아 주의 보고에 의하면 이러한 제공자와 장애인간의 관계는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공유 주거방식으로 사는 842명의 장애인 중, 262명은 같은 주거제공자와 5년을 같이 살고 있었고, 126명은 10년, 75명은 15년을 무난히 살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유 주거 방식은 기존의 방식과 다른 해결안이 되고 있다. 이는 어떤 특정한 서비스 모델이 아니며, 서로의 합의하에 개별화되고 당사자에 맞춘 주거 형태이다.

공유주거의 근본이념은 사람들은 같이 살면서 서로 상대방이 원하는 만큼 자기의 삶을 서로 나누며 탐구해 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같이 살 사람을 서로 조심스럽게 맞추고, 제공자에게 적절한 지원을 해 준다면 공유주거 생활이 기존의 주거서비스의 성공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글은 미국 시카고에 사는 장애인 부모이자 국제발달장애우협회(IFDD) 대표인 전현일씨가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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