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결의대회에서 장애인이 시설에서 탈출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에이블뉴스

“시설에서 살면 어때요?”

“기분이 더러워요.”

“왜요? 이렇게 꽃처럼 예뻐해주는데요?”

“저는 꽃이 아니에요. 저는 사람입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이 5일 사회보장위원회에서 10년내 장애인거주시설을 단계적 폐쇄하는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일명 ‘꽃동네폐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16년 12월 기준 전국 장애인수용시설은 1505개소로, 수용인원은 3만980명이다. 대표적 거주시설 중 하나인 꽃동네는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이라는 문구를 앞세운 장애인거주시설이며, 약 3000명이 입소해있다.

꽃동네가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하는 동안 장애인은 밥 얻어먹어야 하는 사람 또는 봉사의 대상으로 여겨졌고, 올해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은 약 4709억원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 속 처음으로 ‘탈시설’을 언급하고, 민관이 함께 하는 탈시설 민관협의체를 꾸렸지만, 장애인수용시설에 대한 단계적 폐쇄 계획과 이를 바탕으로한 명확한 탈시설 계획이 없다는 것이 420공투단의 지적이다.

420공투단은 국가가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을 제정해 오는 2028년까지 10년간 시설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갈 지역사회 체계 계획이 포함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내용.2028년 4월20일까지 모든 시설을 폐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에이블뉴스

420공투단 이규식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시설이 꽃동네다. 우리는 시설이 아닌 우리 지역에서 더 잘 살수 있다”면서 “지역에서 배제되지 않고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다 같이 요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남연 대표는 “경기도 한 시설 폐쇄를 위해 몇 년간 싸운 적 있다. 중증장애인이 대변, 소변을 눈다고 방치시키는 악랄한 시설임에도 시는 이사회를 복귀시켰다”면서 “시설에 들어가는 예산이 장애인 한사람당 비용으로 따지면 3000만원이다. 이 돈이면 지역사회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다면 강제수용이 아닌 장애인들의 자립기반을 만드는 것이 시설의 의무”라고 꼬집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장애를 가진 이유로 죄인 취급 당해 감옥에 갇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에이블뉴스

특히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는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을 설명하며 “법조인이나 국회의원이 만든 것이 아닌 시설에서 배제됐던 장애인들이 삶의 역사로 만든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임대표는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은 시설을 감옥으로 명시했다. 장애를 가진 이유로 죄인 취급 당해서는 안 된다”면서 “2028년 4월 20일까지 시설을 완전 폐지하고 모든 장애인의 권리는 지역사회에서의 완전한 통합과 참여에서 나온다고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을 인정하는 기간은 딱 10년이다. 10년 후인 2028년 4월 20일에는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시설이 폐쇄돼야 한다”면서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될 때까지 촉구할 예정이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420공투단은 이날 결의대회 이후 행진을 펼쳤으며, 오는 6일부터 청와대 인근에서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을 촉구하는 무기한 천막투쟁을 펼칠 예정이다.

5일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열린 장애인수용시설폐쇄법 제정 촉구 결의대회.ⓒ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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