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사회복지사들이 사회복지사 처우현실을 말해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씁쓸한 사회복지의 날 풍경

사회복지인들의 축제마당이 되어야할 ‘사회복지의 날’이 열악한 사회복지 현실의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들로 가득 찼다.

지난 5일 서울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는 김화중 복지부 장관 등 1,000여명의 사회복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여복지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제4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그러나 기념식 내내 식장 뒤편에서는 300여명의 사회복지사들이 ‘복지예산 현실화’가 적힌 검은색 조끼를 입은 채 ‘사회복지관 정부보조금 현실화 및 정체성 사수’를 외쳐 기념식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참여복지실현은 복지사 처우개선부터

기념식 후 ‘사회복지정책의 과제와 방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국사회복지전진대회 정책토론회에서는 참여복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을 이구동성으로 열변했다.

발제를 맡은 중앙대 김영모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사회복지종사자는 다른 영역의 종사자에 비해 노동조건이나 임금 수준은 매우 열악해 사회복지사로서의 자긍심과 사명감이 소진되어 가고, 이직률 또한 대단히 높은 실정”이라며 “자선사업가로 간주해 열악한 노동조건에 방치하고 있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을 교사 등의 유사한 전문직 수준으로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사회복지관협회 박상신 회장은 “국민복지는 국가의 책임사항이며 이것을 대행하는 운영자 또는 종사자는 국가업무의 위임자이며 전문직업인”이라며 “자선과 희생의 시각으로 강요되는 현실 속에서는 국민복지활동 행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1년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들의 1주간 근무시간은 평균 52.85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 44시간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1호봉기준 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연봉은 1천244만2천500원으로 유사 직종인 간호사 1천600만원, 교사 1천688만원, 공무원 9급 1천532만500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다.

사회복지관 정부보조금 현실화 촉구

▲ 사회복지관련 종사자들과 학생들이 지난 5일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사회복지관 정부보조금 현실화 및 정체성 사수`를 외치며 대규모 진군대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사회복지의 날 기념 정책토론회장에서 열띤 토론이 오고가는 동안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는 사회복지 종사자 및 사회복지학과 학생 등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회복지관 정부보조금 현실화 및 정체성 사수를 위한 진군대회’가 진행됐다.

이날 진군대회 참석자들은 “사회복지사는 사회적 교사의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직종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급여와 격무 및 근로기준법 적용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현실”이라며 “사회복지관 종사자의 수당을 공무원, 간호사, 교사 등 타 유사직종과 동등하게 임금수준 및 근무조건을 보장하는 등 예산지원을 현실화 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은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사회복지사들에 대해 “좋은 일 하는구나”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있는 실태 등의 내용으로 퍼포먼스를 전개, “사회복지사들이 무작정 봉사하고 희생하기 위해 사회복지사가 된 것이 아닌 한 사람의 직업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날 정부보조금 현실화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은 민주당, 한나라당 등을 항의 방문해 사회복지관에 대한 정부보조금을 현실화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서울시 91개 복지관은 그동안 서울시 사회복지관협회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사회복지관의 예산 현실화와 그에 따른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으나 서울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대책마련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은 “대한가정학회가 사회복지의 정체성과 정당성을 무시한 채 한나라당의 힘을 빌려 제정한 건강가정육성기본법(안)은 건강가정지도사로 인해 인력과 서비스 제공의 부조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건강가정육성기본법(안) 대신에 국민들에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한 구체적 대체법안인 가족지원기본법을 제정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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